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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보살은 늘 수행자를 주시하고 있어요. 상징적인 존재가 아니라 육안으로 안 보
일뿐이지 반드시 계시고 교감이 돼요. 정진만 열심히 하면 백두산 꼭대기에 있어도
불보살님이 도와주십니다."
한참 참선 중인데 축대가 무너졌다. 도솔암은 벼랑의 제비집과 같은 형세라 축대가
무너지면 집도 무너지는 모양새다. 전화는 없고 나가지는 못하니 누가 찾아와서
대책을 세워주기만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축대가 무너져 걱정이 되니 화두가
'정전백수자'가 아니라 '무너진 축대'가 돼버렸다. 이것이 경계다 싶었다.
"선관책진이란 책의 표지 그림을 보면 어미 사자가 새끼 사자들을 낭떠러지에 떨어
뜨려 놓고 끝까지 위로 기어 오르는 새끼만을 키운다는 그림이 있듯이 불보살들은
공부를 시키기 위해서 혹독한 시련을 줍니다."
어느 정도 득력이 되면 반드시 그런 경계를 거치게 되니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 밖
으로 나가지 않았다. 축대가 무너지기 전의 마음으로 정진을 하고 있자니 누군가
찾아와 축대를 쌓기 시작했다. 도솔암 축대가 무너졌다는 소식이 지족암에 계신
일타 스님에게까지 닿아 스님이 동네의 소장에게 돈을 부치셨던 것이다.
"제가 후학들한테 하고 싶은 얘기는 ,득력하기 전까지는 나가지 말고 공부만 열심
히 하라는 거예요. 최소한 3년은 밖에 나가지 않고 맑은 정신으로 하루에 14시간은
참선을 해야 합니다. 선방에 다니는 것은 십진구퇴十進九退일 뿐이예요."
목숨을 걸고서 참선을 했다.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다. 그런 시간을 견뎌 득력을
하니 이제 원덕 스님의 공부는 일부러 하지 않아도 계속 된단다. 화두를 들지 않아
도 화두가 저절로 나아간단다. 공부를 하기 위해 눈을 뜨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매일여悟昧一如 잠을자나 깨나 한결같다.
"고봉 스님이 이렇게 말씀 하셨어요. 자라를 독에 넣어 놓으면 미끄러워서 도망가지
못한다고, 그렇듯이 득력을 하면 공부는 절대 도망가지 못한다고."
지금 말을 하고 있는 중에도 공부는 계속 전진하고 있단다. 도솔암에서 정중공부
靜中工夫를 다 마쳤으니 지금은 주지를 하며 요중공부擾中工夫를 하는 중이란다.
더 큰 깨달음을 위해서 밖으로 나온 것이다. 1층은 지었으니 2층을 지으시려는 참이란다.
그것은 반드시 정중공부를 거쳐야만 요중공부가 된다는 말씀이다. 그러해야 중생을
제도할 수 있다는 말씀이다.
"똥걸레로 똥을 닦을 수 있나요?"
원효 대사가 말씀 하셨다. 여절익조如折翼鳥 부구상공負龜翔空, 마치 날개 부러진 새가
거북을 등에 업고 하늘에 오르려는 것과 같다. 득력을 하지 않은 자가 어찌 중생을 제도
하겠느냐는 말씀이다. 허나 득력만 하면 부처님의 제자로서 반드시 나가서 포교해야
한단다.
"득력만 하면 자기 공부도 하면서 중생을 제도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원덕 스님은 오늘도 한쪽으로는 공부를 하면서 또 한쪽으로는 중생을 제도
한다, 현재 우리의 불교는 기복불교에 가깝다. 허나 원덕 스님은 그것을 탓하거나
나무라기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바람이 있기에 모든 종교는 기복에서 시작되는
것이라 말씀하신다. 그렇기에 신도들이 찾아오면 기복적인 것을 점점 낮춰가며
깨달음의 종교로 끌어 올려 주는게 스님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불자라면 꼭 수행을 해야 합니다. 염불이든 독경이든 자신의 근기나 처지에 맞는
수행을 해야 하는데, 그중에 가장 수승한 것이 참선입니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게
수행을 통해 업장을 녹이는 거예요. 그리고 둘째는 남을 돕는 선행을 하는 것입니다."
태백산 도솔암에서 15년을 살고 그 후 대구 도림사에서 포천 법왕사에서 김천 수
도암에서 함양 문수사까지, 스님이 걸어오신 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산중에 어
둠이 꽉 찼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만큼이나 칠흑 같다. 사회생활을 하다가 출가
하셨다는 원덕 스님께 이 길을 가겠다는 첫 결심이 어렵지 않았는지 여쭙자 스님은
이렇게 말씀 하셨다.
"오탁악세에서 한 사람이라도 나와서 밧줄을 던져서 그 급류에 휩쓸려가는 이들을
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밧줄을 던지기 위해 오늘도 저 깊은 산중의 좌복에 앉은 이가 있다. 기한飢寒을
발도심發道心으로 물에 비친 달을 바가지로 퍼 마시는 이가 있다. 양말을 꿰매고
속옷을 꿰매며 누더기 옷을 걸쳐 입고도 눈빛 성성한 이가 있다. 그렇게 생명을 걸고
공부하는 스님들이 있다. 원덕 스님이 말씀하신다.
" 그런 힘이 있기에 불교가 나아가는 것입니다."
(출처 - 취재 정리 / 정영 월간 해인 12월호)
첫댓글 월간해인12월호에 실린 기사로서 일전에 광제거사님이 띄운 글입니다만 못보신분들을 위해 다시 올립니다
원덕스님의 원력이 온누리에 가득하여 이땅에서 불국토가 이루어지길 발원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원덕큰스님 존경합니다.
.나무아미타불. 아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원덕큰스님의 법문을 담을 수있어 감개무량입니다 _()()()_
()()()...
_()_()_()_
읽고 또읽어도 훌륭하신분 원덕스님.
수도암에 계살때 잠깐뵌적있지만 .
그때는 그냥주지스님으로 뵜지요.
지금은 존경하는스님으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