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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주파수는 어디에 맟춰져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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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도솔암에서의 생사를 건 15년 수행
: 태백산 도솔암에서 15년간 참선 수행을 하셨습니다. 식량이 떨어지고 축대가 무너지는 등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기셨는데요. 그 긴 세월 동안 혼자 수행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처음엔 3개월만 있을 생각이었어요. 3개월 열심히 공부하면 득력得力할 줄 알았던 거죠.
그런데 웬걸 득력이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하지만 공부의 진척이 경전이나 선지식들이
밝힌 공부의 길과 똑같이 그대로 되는 겁니다. 거기에 심취해서 ‘여기서 끝장을 보자’는
마음으로 공부를 계속 하다보니 15년 동안 살게 된 거죠.
“제천諸天이 여의식與衣食이라(공부만 열심히 하면 제석천왕이 의식을 해결해 준다)”는 말만 믿고서,
하루에 14시간 이상 공부에만 전념했어요.
15년 동안 밖에 나간 적은 은사스님을 뵙거나 치과치료를 이유로 열 번 남짓 될 겁니다.
그런데 정말 밖에 나가지 않더라도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조금씩 들어오더라고요.
다만 한 번은 식량이 딱 끊겨 100일 가량 거의 물만 먹고 굶은 적도 있어요. 그렇지만
“기한飢寒이 발도심發道心이라(춥고 배고파야 도 닦는 신심이 난다)”고 했듯이 그때 공부가
제일 잘 됐어요. 몸은 기력이 없지만 가장 맑은 정신으로 화두일념뿐이었죠.
그때의 공부가 득력하는 데 원동력이 됐습니다.
: 득력의 경계는 어떤 것입니까?
공부가 저절로 되어나가는 상태입니다. 화두 의심 들기를 밀고 또 밀어붙이게 되면 마침내
화두가 순일해지고 의정이 생겨나, 구태여 화두를 들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화두가 돌아가는
경지예요.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는 마치 인공위성을 발사해서 대기권 밖으로 진입시키는
것처럼 해야 해요. 지상에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려면 엄청난 추진력이 필요하듯이,
밖에 나가지 않고 용맹 정진해 끊임없이 밀어붙여야 합니다.
그러면 인공위성이 대기권 밖 본궤도에 진입해 본체만 남아 저절로 돌아가듯이, 아무리
자기가 공부하지 않으려고 애써도 공부는 계속 전진해 나갑니다. 밥을 먹든 잠을 자든
어떤 행위를 하던 공부가 내 몸을 떠나지 않는 것이죠. 공부를 득력하게 되면 본인 스스로
자신감이 생겨요. 자라를 항아리에 넣으면 미끄러워서 도망가지 못하듯 공부가 도망가지
못하니, 어떠한 경우에도 다시는 뒤로 후퇴하지 않는 불퇴전不退轉의 자리에 오른 것입니다.
득력의 과정을 밟게 되면, 잠잘 때도 깨어있는 오매일여寤寐一如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 득력 이후 도솔암 15년 생활을 청산하고 내려오셨습니다. 대구 팔공산 도림사, 포천
법왕사, 김천 수도암을 거쳐 현재 함양 문수사 주지 소임을 살고 계시는데요.
공부는 어떻게 이어지고 있나요?
정중靜中에서의 고요한 정진을 마치고, 더 깊고 살아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 요중搖中공부
중입니다. 흔들리고 움직이고 시끄러운 요중에도 정중에 있을 때의 정신체가 지속持續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침 은사이신 법전 스님께서도 이제 내려와서 주지 소임을 보라고 하셨고요.
좌복에 앉아서 정진할 때만 공부가 되고 움직이거나 시끄럽다고 공부가 되지 않으면,
그것은 온실 속의 화초에 불과합니다. 세찬 비바람과 뜨거운 태양을 만나더라도 쓰러지지
않는 야생의 화초처럼, 정진은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묵동정語黙動靜’에 한결같이 나아갈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요중공부가 진짜 공부인 겁니다. 현재 이렇게 주지 소임을 사는
가운데 여러 사람들 만나고 제접提接하면서 요중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 지리산 자락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문수사가 참 아름답고 아늑합니다. 지난해 6월부터
이곳에 머물고 계시는데, 신도들은 어떻게 이끌고 계신지요?
이곳 불자들은 농촌의 칠팔십 되신 노老불자님들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절에 오래 다녔어도
불교가 뭔지 잘 모르세요. 기복적인 성향이 강해, 절에 와서 그저 자식들 잘 되기만을 빌고
가실 뿐이에요. 모든 종교는 기복에서부터 시작되고 가족을 위해 비는 건 좋은 의도지만,
너무 그쪽에 빠지면 안 돼요.
부처님이 사바세계에 오신 것은 우리에게 돈 버는 기술을 가르쳐주기 위해서도 아니고
병을 치료해주러 오신 것도 아닙니다. 불교의 정법을 알아야 하는 거죠. 그래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불교가 어떤 종교인지, 부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려주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에게는 주지를 사는 그 자체가 그대로 수행인 것입니다. 일상에서 잡념이 들면
얼른 정신 차리고 지워버립니다. 정신 차리는 것, 그게 화두예요. 부처님이 화두를 들지
않듯, 나중엔 정신 차리는 것도 없어지겠죠.
§ 기도 가피와 수행 공덕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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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들이 절에 가는 가장 큰 이유는 기도와 수행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기도와 수행은 무엇이 다르고 왜 해야 하는 겁니까?
간단히 말해 기도는 바라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 비는 행위이고, 수행은 열반 해탈을 목적으로 신身・구口・의意 삼업三業을 닦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기도를 하면 잡념 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기도 또한 수행이라고 볼 수 있어요. 기도와 수행을 열심히 하면 기도 가피와 수행 공덕을 받게 됩니다.
잡념이 사라지고 집중력이 생기다보면 자신의 잠재되어 있는 능력이 나오는 거죠. 그 능력으로써 발원이 성취되고 지혜가 증장되 깨달음도 얻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마음의 주파수가 불보살님들께 맞춰져, 삶의 어려운 고비마다 그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
: 기도와 수행할 때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합니까?
우리는 누구나 자기중심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기 위주의 이기적 사고방식에
의해 생활합니다. 이러한 편협한 사고방식을 고집하게 되면, 결국 나를 버리지 못하고
욕심에 치우쳐 올바른 기도나 수행이 될 수 없어요. 삿된 기도, 삿된 수행이 되는 겁니다.
우선은 내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진여법계 우주, 청정한 부처자리에 맞춰야 해요.
“이웃과 더불어 이 사회와 모든 인류, 더 나아가서 삼천대천세계의 일체중생이 함께
공덕을 쌓고 성불하여지이다.” 하고 넓고 평등한 마음을 내어야 기도가 성취되고 수행도
함께 이뤄집니다. 그리고 새가 양 날개로 날고 수레가 두 바퀴로 가듯이, 항상 기도나
수행을 하면서는 보시 공덕을 쌓아야 해요. 사랑과 자비의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서원을 세워, 선행을 닦아야 합니다.
: 참선, 절, 위빠사나, 독경, 사경, 주력, 명상 등 다양한 수행법이 있습니다. 수행법을
선택할 땐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요?
갓난아기한테는 젖을 주거나 부드러운 죽을 줘야 하는데, 산해진미를 한 상 차려주고
먹으라고 하면 먹을 수 있겠어요? 먹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억지로 먹이면 소화를 못
시켜 죽잖아요. 이처럼 사람마다 근기가 다르니까, 자신의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찾아
수행하면 됩니다. 그리고 수행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에게는 장소도 중요해요.
깨달음의 본상에서 본다면 화장실에 앉아있어도 잡념 망상이 없으면 그곳이 법당이라고
하지만, 우리 중생이 처음 공부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곳이 좋습니다. 또한 등 따시고 배부르면 공부가 안 됩니다. 나태해지지 않도록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 기도나 수행이 잘 안 될 때는 어떤 방법으로 극복해야 할까요?
자꾸 생각이 많아지고 집중이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도고마상道高魔上이라고 해서, 경계가
높아질수록 더 큰 마장魔障이 오는 겁니다. 그럴 때일수록 ‘내게 시련이 오는구나. 이 고비만
넘으면 기도가 성취되겠구나.’ 하며 마음을 자꾸 가다듬어야 해요.
어떤 목적의식이 없으면 느슨해질 수 있으니, 열흘이나 삼칠일기도, 백일기도 단위로 한 번씩
끊어서 기간을 정해 공부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평소에 매일 조금씩이라도 기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해요. 그런데 우리는 자녀가 수능시험 치른다거나 남편이 병원에 입원했다거나 할 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급하게 벼락기도를 하잖아요. 적은 돈이라도 평소에 조금씩 저축하면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요긴하게 찾아 쓸 수 있듯이, 평소 생활 속에서 기도하며 공덕을 축적시켜 놓으면 난관에
부딪혔을 때 지혜롭게 잘 대처할 수 있습니다.
글. 양동민 사진. 최배문
원덕 스님
해인사 방장이자 전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을 은사로 해인사에서 출가했다. 1985년부터 1999년까지 15년 동안,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은 태백산 도솔암에서 홀로 참선 수행했다.
이후 팔공산 도림사, 포천 법왕사, 김천 수도암 주지를 역임했다. 현재 함양 지리산 문수사 주지로서 요중 공부를
하며, 불자들에게 불교의 정법을 가르치고 있다.
첫댓글 불법포교에 도움이 되고자 흔쾌히 취재자료와 사진파일을 넘겨주신 양동민 편집부장님과
취재에 동참하신 최배문사진사님께도 깊이 감사드리며 원덕주지스님의 가르침이 많은 불자님께
널리 퍼지고 도움을 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이웃과 더불어 이 사회와 모든 인류, 더 나아가서 삼천대천세계의 일체중생이 함께
공덕을 쌓고 성불하여지이다.” 하고 넓고 평등한 마음을 내어야 기도가 성취되고 수행도
함께 이뤄집니다.
좋은법문
감사합니다~
모든 불자님들과 함께하길()()()
스님의 귀한 법문 감사드립니다.
카페 여러군데로 스크랩해서 전파를 햿습니다.
많은 불자님들이 기도와 수행의 삶이 이뤄져서 매일 매일 좋은 날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광제 거사님!
고생 하셨습니다.
항상 문수사를 위해서 헌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법문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경계에서 지혜를 자유롭게 쓸줄아는 공부를 열심히 하ㅗ록 하겠 읍니다 스님 감사 합니다 ..
높으신 법문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일체 제 중생 행복 하시기를 두손 모읍니다()()()
좋은 법문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법문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참 좋은 인연 입니다()
원덕주지스님의. 법문으로 평정을 찾습니다.. 수행 법문에 합장합니다 _()_()_()_ 나무아무타불....나무아무타불.나무아미 타불
늘 ~~ 선지식의 법문을 듣고 살아가면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