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 (4) ＜위대한 사운드엔지니어 Ed Greene＞ 1982 이스트만음악학교.

[sounder]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  <위대한 사운드엔지니어 Ed Greene> 1982 이스트만 음악학교

41년 전 이때쯤인 1982년 여름 미국 뉴욕 주의 로체스터에 있는 명문 이스트만 음악학교에서 여름학기 동안 열렸던 Summer Recording Institute program의 Advanced recording 과정에 참가하여 몇 주 동안을 사운드레코딩을 공부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로서는 한국 사람으로는 첫 참가자였는데 이때 참가한 12명의 미국 친구들은 주로 방송국이나 레코드사, 녹음스튜디오, TV포스트프로덕션의 현역 프로듀서나 엔지니어들이었습니다.

커리큘럼은 명문 음악학교답게 코스 기간 동안 10여명의 클래식음악과 재즈 그리고 여러 사운드분야의 저명한 교수진들로 부터 상당히 유익한 고급 레코딩 이론 수업과 100여명으로 편성된 클래식재즈오케스트라의 이스트만 콘서트 홀 연주의 녹음과 믹싱을 편곡자와 한조가 되어 훈련하는 실기 수업이었습니다. 그때 기억에 가장 남는 교수님들 중에 당시에 두 분의 월드스타급 사운드엔지니어가 계셨는데 모두 오디오기술 발전과 사운드레코딩 믹싱분야에 세계적인 업적을 남기신 분들로 안타깝게도 두 분은 이미 일찍 타계하셨습니다. 한분은 레코딩 교과서의 표준 서적인 ‘Sound Recording’의 저자로 잘 알려진 John Eagle 선생님이시고 또 한분은 에미상을 22회나 수상한 Ed Greene 선생님입니다. 특히 Ed Greene 선생님은 1982년 당시에도 이미 Sound Recording과 TV Post production sound mixing 엔지니어로 그리고 Audio Consultant로 잘 알려지셨던 분이셨습니다.

Ed Greene선생님으로 부터는 여러 날을 TV Show Program이나 대형 현장 중계 Program의 사운드 믹싱 기술에 대한 수업을 집중적으로 받았는데 그의 빛나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상당히 앞서가는 유익한 정보들을 많이 습득하였습니다. 특히 그분의 TV 프로그램 믹싱과 음악 믹싱 철학 그리고 사운드엔지니어가 대형 프로그램 사운드 제작 현장에서 갖추어야 할 여러 분야의 스탭들과의 대인관계에 대해서 좋은 사례들을 많이 들려주었습니다. 그분의 수업 마지막 한 시간은 그동안 수업 내용을 요약하여 정리해 레포트를 제출하는 시험 시간이었습니다. 영어 작문이 많이 서툴던 나로서는 그야말로 횡설수설로 시험지를 가득 채운 후 에드 선생님께 제출하며 영어표현이 서툴러 미안하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갑자기 그의 인상 좋은 특유의 미소를 활짝 보이며 도리어 자신이 한국어를 몰라 영어로 쓰게 하여 정말 미안하다면서 그동안 배운 수업이 앞으로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유용하게 사용된다면 당신은 최고의 점수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 됩니다. 현장 엔지니어로 오디오 컨설턴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또한 교육자로 그가 보여 주었던 겸손함과 자상함과 친절함은 40년이 흐른 오늘에도 나에겐 대인관계의 많은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1982년 이후에는 그를 만날 기회가 없어 늘 아쉬웠지만 그는 사운드 관련하여 평생을 현장 엔지니어로 수많은 명작들을 남기며 Cinema Audio Society의 Director로 Sound Branch of the Academy of Television Arts & Sciences의 Governor로 활약하며 사운드 분야를 평생 동안 이끌어 나간 위대한 엔지니어로 아직도 많은 분들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나의 서재에서 최근 발견된 41년전 1982년4월호 'Recording Engineer Producer' 잡지속 광고의 사진 모델로 나오셨던 Ed Green 선생님의 환한 미소가 그리운 여름입니다.

(글: 이태경 Tonmeister 서울사운드 골든마스터링 대표/ 1982 미국 AMPEX Golden Reel상 수상/ 2011대한민국대중문화예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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