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 오늘은 12월 7일 대설입니다.
박금선생이 작업을 시작하여 마친 것이, 역시 계사년 이었음을 마지막 장을 번역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이군요. 중추 한가위에 마친 것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신조의 등장이 있고,
울산 치술령 태화강에서 붓을 씻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고 하였습니다. 새삼 인연의 깊이와 그 의문을 되새겨 봅니다.
처음 제가 부도지를 접했던 것이 1987년 경이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벌써 26년이 지났습니다.
그 동안 결혼하고 애들 낳고,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살아 오면서, 어디 대학에 취직이라도 해볼까 하여 여러 논문들과 저술작업을
해 왔습니다만, 사람의 자리라는 것이 결코 뜻대로 되지를 않더군요.. 게다가 철학을 전공했음에도 단군할아버지를 말하고
민간의 무속과 민중신앙 등등에 관심을 기울여 오다보니, 저를 반기는 학계의 따뜻함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배운 것이 이것 밖에 없다보니, 다른 직업을 가지지도 못한 채, 세월이 흘러갔군요.....
어쨌든 내 개인의 이야기야, 그리 즐겁지도 반갑지도 못한 이야기인 것이고....
이제 서서히 인생의 정리를 해가야 할 때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다 우선 부도지부터 번역해서 세상에 알려 두어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중간 중간 번역의 문제와 오류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따로 주석을 달아서
설명을 보충해야 되는 대목들도 많이 눈에 뜨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없는 한자가 여럿 있어서 이들을 교정해야 되는데,
급한 마음에 이런 것들을 다 정리하지 못하고 싣게 되었습니다. 출력을 해서 손으로 써 놓기는 했으나, 지금 여기 판본에서 틀린 한자가 그대로 실린 부분이 대략 7-8 곳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 원래 한자는 충분히 유추해 볼 수 있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제가 참고로 한 책은 <부도지, 1987년, 가나출판사. 김은수 역>본 입니다.
다행히 이 책에 원문이 따로 기록되어 있었던 관계로, 이들을 제가 개인적으로 다시 정리하여 해석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다음 날은 지금까지 <부도지> 번역과 관계하여, 이 자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만
마지막으로 오늘밤은 새삼 감개무량함을 홀로 느껴보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읽어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