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번호판 인식 시스템 및 차단기 설치에 관하여

[넓은우산]

차량 번호판 인식 시스템 및 차단기 설치에 관한 생각

이것도 다음 주 월요일, 그러니까 8월 12일 오후 5시에 있을 입주자대표회의 안건으로 공고되었습니다.

그랜드아파트쪽 출입구, 그리고 부영아파트쪽 출입구 등 두 곳에 차단기를 설치하는 안입니다.

차단기를 설치한다고 했을 때 두 가지 운영 방식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차량 번호판을 인식하여 우리 아파트에 등록된 차가 아니면 못들어 오게 한다.

(2) 모든 차량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지만 어떤 차량이 드나드는지 감시하고 데이터를 축적하여 필요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1) 방식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들어와야 하는 외부 차량은 늘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외부차량을 통과시켜 주기 위해 각 차단기를 관리할 인력이 추가로 배치되어야 합니다.

차량 번호판 인식 시스템의 인식률도 100%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틀리게 번호판을 읽는 수가 종종 발생합니다.

인력 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2) 방식은 차량 출입을 감시하고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함입니다.

데이터 축적 결과 특정 차량의 출입을 차단해야 하겠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실제로 차단기가 그렇게 선별적으로 작동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차단기를 설치한다면 위 (2)번 방식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좋은 점, 나쁜 점을 따져보겠습니다.

좋은 점

(가) 외부차량의 상습적인 무단주차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파트는 비교적 주차장 여유가 있어 무단주차를 막기위해 많은 댓가를 치른다면 현명하지 않습니다. 

     또 주변 상가로부터 꽤 떨어져 있습니다.

     낮 시간 무단주차하기에는 경비원아저씨들이 있는 우리 아파트보다 롯데마트가 더 매력적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대로 경비아저씨들이 밤마다 주차 차량들의 번호를 기록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문제 차량이 파악되면 적절한 조치를 하면 됩니다.

     (문제 차량에 대해 차단기를 내리는 것 외에는 방법을 없을까요? 또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한 조치일까요?)

(나) 차량을 이용한 범죄가 발생하는 경우 사후 추적이 가능하다.

     최근 고성능 CCTV를 아파트 주요 통로에 설치하여 상시 녹화를 하고 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지 않습니다.

(다) 확성기를 달아맨 판매 트럭, 어린이집 통학차, 학원차, 교회차 등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 아파트에 "상시" 출입하는 이런 종류의 차량이 많지 않습니다.

     ("상시" 출입하는 차량에 대해서만 통제가 가능합니다!)

     또 일부 주민들은 이런 차량의 출입을 원하기도 합니다.

     특별히 문제가 되는 차량은 적절한 다른 방법으로 통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돈 들여 전자장비를 설치해 감시하지 않아도 어느 차가 매일 드나드는지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나쁜 점

(라) 돈이 든다. 

     초기 투자비 뿐만 아니라 유지 보수 비용이 계속 들어갑니다. 

     인근 대학교에 설치되어 있는 차량번호판인식시스템과 차단기도 툭하면 수리합니다.

(마) 불편하다.

     차가 들어갈 때 순간적으로 번호판을 인식하고 잽싸게 팍팍 열리지 않습니다.

     저것이 열릴 것인지 아니면 차가 들이받게 될 것인지 부담됩니다.

     조심조심 천천히 진입해야 하니까 대신 안전해지는 효과는 있겠습니다. 

(바) 출입구가 복잡해지고 미관을 해친다.

     이런 시설을 보기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기는 하겠네요.

     첨단장비니까!

     저는 닫혀 있는 아파트보다 열려 있는 아파트가 보기 좋습니다.

     다행히 우리 아파트는 한적한 곳에 있어서 열어 놓을 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사) 내가 언제 드나들었는지 다 기록된다.

     저는 이것이 가장 싫습니다.

     제가 무슨 나쁜 짓을 해서가 아닙니다.

     그냥 제가 감시당하고 일상이 기록되는 것이 싫습니다.

     "축적된 데이터는 용도 외에는 일체 사용되지 않고 안전하게 보관되고 폐기될 것입니다."

     이 말을 저는 믿지 못합니다.

     최고의 보안을 자랑하는 IT회사나 금융회사들에서도 툭하면 정보유출 사고가 일어나지 않습니까?

     정보가 송두리째 유출되고 다시 팔려나갑니다.

     그러면 내게 판촉 전화, 문자가 옵니다. 

     늦은 귀가가 잦은 여자분들은 더욱 문제입니다.

적다 보니 반대 의견을 적게 되었네요.

제가 생각하지 못한 좋은 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