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춘천시민문예대전 한시 지상백일장 고선결과
(심사평)
근래 처음 춘천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한시 백일장에 모두 16인이 투고하였다. 한시의 맥을 이은 지 불과 열 두해 만에 이만한 시를 얻은 것은 괄목할 성과라 아니할 수 없다. 시제를 춘천의 고대사를 돌아보고자 ‘회고맥도춘천 懷古貊都春川’으로 하였는데, 모두 애향의 정을 가득 담아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평측, 비문, 대우 등 율격에 벗어난 시는 감점제를 적용하고, 해석문 보다는 한문의 흐름이 앞뒤로 부드럽게 흐르고, 시적 느낌이 보다 더 와 닿는 작품이 좋은 시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는 원칙에, 심사위원 두 분 교수께서 합의하여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참가하신 한시인께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입선시)
<懷古貊都春川> 정정조 대상
錦屛登望鉢山平 금병산 마루에 올라 발산평야 바라보니
三嶽漢江陳劍城 산악산과 한강은 웅험한 성을 이루었네
貊址古都傳說起 맥국 터 옛 도읍지엔 전설이 일고
牛頭今塔戰魂盈 우두산 지금의 탑엔 전혼이 넘치는도다
麗朝墨客圖名勝 고려 조선시대 묵객은 명승을 그렸고
風月騷人寫渺情 풍월의 시인들은 아득한 정을 옮겼네
莫道無知先史事 지난 역사의 일을 모른다 하지 말라
綿綿滴水滿西瀛 면면히 떨어지는 물방울이 서해바다에 가득할 지니
<懷古貊都春川> 김인환 최우수상
鳳儀鳥瞰壽春疆 봉의산 올라 춘천의 옛 땅 굽어보니
四面弘開貊國場 사방으로 널리 맥국 마당 펼쳐지네.
三嶽城墟暉戟劍 삼악 성터엔 창검이 번쩍이고
鉢山朝澤導豊薌 발산리 아침 못은 풍년을 이끌었지.
名儒律絶于今達 선비들의 맥국 시문 지금까지 전하고
往史遺蹤到處彰 옛 역사 남은 자취 도처에 드러나니
太古連綿文武域 태고부터 이어온 문무의 땅
江原首府自矜鄕 강원의 수부 자랑스러운 내 고장이라
<懷古貊都春川> 신재황 우수상
上代春川貊國基 상고시대 춘천은 백국의 도읍지
鉢村入口立碑遺 발산 마을 어귀 비석에 전하는데
泉田支石昔魂睡 천전 고인돌에는 옛날의 넋이 서려있고
月谷陵山祥氣熙 월곡 능산에는 상서로운 기운이 빛나네
馳馬射弓朝澤映 말달리며 활쏘던 기상 아침 못에 비치고
抗爭護族鳳儀垂 항쟁하며 민족 지키던 모습 봉의산에 드리우네
古樓眺望牛頭野 옛 누각 소양정에 올라 우두들판을 바라보며
傳說雄渾展律詩 웅혼한 전설 율시에 펴보네
<懷古貊都春川> 안종중 장려상
三嶽山城滿雨煙 삼악산성에 비안개 가득하니
此中所處戰婚眠 이곳이 바로 전쟁혼백이 잠든 곳이네
月陵谷口王靈起 능산 골짜기엔 왕의 기운 일어나고
朝澤林邊貊氣玄 아침 못 숲속엔 맥국 기운 아련하구나
剛健勇郞遺石墓 강건하고 용맹스러운 모습 돌무덤에 남아 있고
雄渾武俠隱泉田 힘차고 원숙한 충심 샘 밭에 숨어 있구나
世間萬事興生死 세상만사가 낳고 죽음에 있다하지만
諸物殘痕復自然 모든 만물의 남은 흔적은 스스로 그러함(자연)으로 돌아간다네
<懷古貊都春川> 황국현 장려상
祖上耕田選擇疆 조상이 밭 갈며 선택한 땅
水澄地沃絶名堂 물 맑고 땅 기름진 으뜸 명당일세
先人昔日興風物 선인은 옛날 풍성한 물질 일으키고
後裔今時建美鄕 후예는 지금 아름다운 고을 세웠네
晝夜漁船呼䑋鯉 밤낮으로 어선은 살진 잉어 부르고
春秋大道唱新望 봄가을 큰 길은 희망을 노래하네
鳳凰萬歲垂姸羽 봉황새 만년 고운 깃 드리우고
貊府歌聲屋屋揚 맥부의 노랫소리 집집마다 오르네
<懷古貊都春川> 이상석 장려상
遼遠牛頭燦仲秋 저 멀리 가을 빛 찬란한 우두벌은
千年先代魄生流 천 년 전 조상들의 숨결이 흐르는 곳
幻聽平野馬嘶響 지금도 광야에 요란한 말울음 소리 들리고
喚想荒洲兵走咻 백사장을 달리는 병사들의 모습 눈에 선하네
虎踞大幹拿六合 백두대간을 타고 앉아 전하평정을 꿈꾸며 幹(줄기간은 측성)
獅爭三嶽護春州 삼악산에서 용감하게 싸워 춘주를 지켰네
鉢山闕址長長說 발산 왕궁터의 긴긴 이야기
上載昭陽去不休 소양강은 오늘도 싣고 쉼 없이 흘러가네
<懷古貊都春川> 김분호 장려상
貊國都墟尋訪巡 맥국의 도읍지 찾아서 돌아보니
草原馳馬憶過新 초원에서 말다리던 지난 일 새롭네
朝淵沃土豊年野 아침 못 기름 진 땅 풍년들판이고
支石群墳詡歷民 지석 군묘는 오랜 역사를 가진 백성이네
三嶽山城軍士陣 삼악산성은 군사들의 진지요
登仙瀑布洗糧呻 등선폭포는 쌀 씻는 소리 내었다지
鳳儀俯瞰春川府 봉의산에서 춘천시를 내려다 보며
豪氣衷心律客伸 의기(호기)에 가득 찬 마음 율객들이 펼쳐보네
<懷古貊都春川> 김광수 장려상
松老千秋甲狀丹 천 그루 소나무는 늙어 껍질 붉어지는데
曉暾扇骨鳳儀紈 부채 살 아침 해는 봉의산에 깔리네
騎兵或嘚醒朝澤 병사들의 말 발굽소리 들리는 듯 아침 못 깨어나니
農漢疑謠鼓暮灘 농부들의 노래 가락인가 석양의 여울을 두드리네
祕史衣巖三嶽俯 의암의 숨은 역사 삼악산은 굽어보니
載緣貊邑二江瀾 맥국의 사연 싣고 두 강은 흐른다
歸翁背手渾蘆荻 뒷짐 지고 가는 늙은 이 갈대숲으로 돌아가서
夜幕牛頭禱國安 땅거미 지는 우두벌에서 국태민안 기도하네
<懷古貊都春川> 최승두 특선
貊國奠都千世流 맥국이 이곳에 도읍을 정한지 천년이 지난 지금
回思往史感懷幽 돌이켜 지난 역사를 생각해 보니 감회가 그윽하구나
漢江尙證前朝事 한강은 지금도 맥국 일을 이야기 하는 듯 하고
皓月亦明亭子樓 밝은 달은 옛 나라 누각에 빛나네
<懷古貊都春川> 김재경 특선
朝陽燦爛貊都明 찬란한 아침 해가 맥도에 밝으니
古邑華胥似復成 옛날의 이상향 돌아온 듯하구나.
禮讚詩人傳歷史 시인이 예찬하고 역사가 전해지니
壽春瑞氣萬年榮 춘천의 상서로운 기운 만년을 가리라
<懷古貊都春川> 이정순 특선
北向高山强性籬 북쪽 우뚝한 오봉산은 든든한 울타리 籬글자미성
田園五色霧浮池 넓은 들 오색 빛에 물안개 띄우는 연못
古人痕迹今年小 옛사람 흔적 지금은 희미하게 남아
天惠資源代代持 귀중한 천혜의 자원 대대손손 지켜야 하리
<懷古貊都春川> 황선희 입선
古貊剛風盆地雍 예맥의 강한 바람 분지에 이르러 누그러지니
無災淨潔樹花茸 자연재해 없고 깨끗하여 초목도 무성하네.
深山怪石參差矗 깊은 산속 괴석은 들쑥날쑥 솟아있고
淺谷平沄錦布溶 얕은 계곡 물굽이 비단같이 넘실거린다.
一結果因謨化合 한번 맺은 인연에는 화합을 도모하고
千分應報對思重 천 갈래 복과 화에는 신중하게 대하네.
靜中生動市民格 고요함 속에 생동함은 춘천시민 품격이고
湧出淸泉邦脈宗 샘솟는 맑은 물은 국가 맥의 근원이라네.
<懷古貊都春川> 홍유식 입선
貊國登都眺四方 맥국의 도읍터에 올라 사방을 조망하니,
王朝立地秀眞彰 왕조의 입지로 빼어나고 진실로 밝네.
前流水廣孕生命 앞에 흐르는 물은 넓어 뭇 생명 품을 만하고,
後壁屛風峰似墻 뒤의 벽 병풍봉은 울타리 같도다. 대우미흡
受惠天孫治以德 혜택 받은 천손들 덕으로 다스리니,
相扶百姓享平康 서로 돕는 백성들 평강을 누렸네.
射弓走馬雄渾話 활 쏘고 말 달리던 웅혼한 이야기,
尙武精神共繼揚 상무정신 모두 이어 드날려야 하리.
<懷古貊都春川> 황현숙 입선
舊基貊國守孤碑 맥국 옛터에는 비석만 서 있는데
宮闕址壇豈不知 궁궐터는 어찌하여 알 수 가 없는가 壇(고평)
頂上鉢山如聽馺 바리산에 오르니 말발굽 소리 들리는 듯하더니
注農朝澤靜吟詩 농사에 물대주던 아침 못은 고요하여 시를 읊게 하네
<懷古貊都春川> 안치정 입선
紫陽江碧草鄕靑 자양강 푸르고 초야의 고향 푸른데
落照雁群飛昊冥 석양에 기러기 떼 하늘 아득히 날아가네
走馬忠情平亂世 충정으로 말달려 난세를 평탄케 하고
泉田里石墓遺形 천전리엔 선사 돌무덤 남아있네 대우미흡
探査居住地汀角 중도 모래섬 가장자리 주거지 발굴되니
貊國豐饒基據馨 맥국의 풍요로운 삶의 터전 향기롭구나 대우미흡
沃土築城風習繼 대대로 땅 가꾸고 성 쌓고 풍습이 이어지니
後孫氣槪永遙星 후손의 기개 별과 같이 영원하리라
<懷古貊都春川> 왕재근 입선
貊國遺墟牛頭山 맥국의 옛터는 우두산 아래요 牛頭山(하삼평)
廣活泉田兩流間 넓은 샘 밭은 두강 사이로다
積塚支石朔州跡 적총과 지석은 삭주의 자취요
鳳儀築城守東關 봉의산 쌓은 성은 호부(관내) 지켰다.
九曲深谷安息處 구곡에 깊은 골은 민초의 편안한 안식처요
三岳衣巖英雄顔 삼암산 밑 넓은 바위는 영웅의 얼굴이로다 岳(평측), 英雄顔(하삼평)
愛鄕春川永留樂 춘천을 사랑하여 오래 살아 즐거우니
吾居此都心喜閑 내 이 도읍에 사는 것이 마음 기쁘고 한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