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님의 이끄심으로 서서히 나의 무의식 속으로 들어갔다.
내 무의식 속에는(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생각해 내 보자면) 하지마자아, 참아자아, 무서워자아, 조용히있어자아, 정신차려자아 등이 있었다. 얘네 들은 각자 나의 무의식속에서 나를 돕고자 역할들을 충실히 해 내며 살아오고 있단다. 내가 아주 어릴적부터 만들어진 자아도 있었고, 엄마뱃속에서부터 만들어진 자아도 있었고, 생을 거듭하며 이어온 자아도 있는 것 같았다.
스케치북사이에 천 원짜리 두 장을 끼워 넣어 들고 산을 넘어 학교에 가던 꼬마는 학교에 낼 돈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는다. 엄마가 얼마나 고생해서 번 돈인데 엄마에 대한 미안함, 정신 안 차리고 산다는 죄책감, 덜렁거리는 사람이라는 수치심...꼬마가 갖기엔 너무나 무거운 감정들을 꾹꾹 눌러 담아 스스로를 통제하는 정신차려자아를 만들어냈다. 이 정신차려자아는 꼬마의 삶에 사사건건 간섭을 한다. 결혼을 하고는 결혼반지를 잃어 버렸다. 이 사건은 정신차려자아를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똑같은 패턴으로 남편에게 미안함(다이아였거든요), 죄책감, 수치심... 50이 넘도록 미안한일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고, 죄책감이 들면 무기력해지고, 수치심이 올라오면 스스로에게 화를 내며 살았다. 이 감정들은 꼬리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무의식의 어느 방에 빛이 새어나온다. 그 방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조선시대 복장을 한 남성이 목에 칼을 차고 앉아 형을 받고 있다(이것이 나의 전생일까,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 그 남성은 결국 참수형을 받았다. 죽음의 순간 그 남성은 아 내가 잘 참았구나, 내가 입을 열지 않아서 그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았어. 보람되게 살았다, 고 말한다. 내가 참고 견디고 인내하고 그래야 주변 사람들이 편하다는 참아자아가 탄생했다. 나는 아이를 낳을 때 소리를 지르지 못했다. 옆 침대 사람들이 아프다고 소리를 질러대는데 나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냥 호흡하고 참았더니 제법 또 참을 만 했다. 내가 소리를 지르지 않으니 아프지 않은 줄 알고 남편이 전화 받으라고 전화기를 갖다 대었다. 너무 성질이 나서 짜증을 확 내버렸다. 이 사건은 두고두고 남편한테 써먹었다. 내가 아픈 티를 내지 않고 참아놓고는 엉뚱한데 화풀이 한 셈이다.
엄마뱃속에서 딸이어서 두려워하는 생명을 만났다. 할머니의 약점을 훔쳐보는 꼬마를 만났다. 소풍가기로 약속한 친구들이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아 상처받은 아이를 만났다.
어릴 때부터 삶은 나에게 의문 투성이었다.
왜 나는 이렇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을까?
왜 나는 이렇게 약한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을까?
왜 나는 이렇게 부실한 몸으로 태어났을까?
왜 나는 이렇게 불만이 많을까?
사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일까?
하느님이 정말 있기는 한 걸까?
사는 게 힘든데 꼭 살아야 할까?
어릴 때부터 저런 생각을 하고 살았으니 내 자아들도 꽤나 힘들었을 것 같다. 아니지 내 자아들이 저런 생각을 하며 살도록 도와 준 것이다.
내 무의식속에 있는 자아들은 주로 나를, 내 몸을 불편하게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당최 다 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 말라고 하고, 참으라고 하고, 조용히 있으라고 하고 그랬으니 몸이 아팠나보다.
우주의 큰 사랑의 시점에서 나의 상위자아의 관점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괜찮아 니가 하고 싶은 거 다해도 돼.
참기 싫으면 참지 않아도 돼.
괜찮아 무서워하지 마 겁내지 마.
너는 뭐든 할 수 있어.
너는 사랑이야.
커다란 우주의 눈으로 볼 때 그 사건들은 별게 아냐.
무의식의 거울 속에서 나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머리 뒤쪽에서는 빛이 환하게 새어나온다.
얼마나 울었는지 얼굴이 뻑뻑하고 머리가 아프다. 소소님께서는 상담을 한 번 더 권유하신다. 정말 굉장한 경험을 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소소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체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저도 상담에서 얼마나 울었던지요... 매일이 축복님의 자아들, 삶에 대한 의문들이 너무 공감이 갑니다. 굉장한 경험의 후기 감사드려요~
눈물이 그냥 흐르더라구요~^^
돈 잃어버린 이야기에 저의 어린시절 경험이 떠올라 울컥했어요. 한편의 에세이 같은 후기글에 같이 치유 됩니다. 나누어 주셔서 감사해요. 💕
함께 울컥하고...
함께 치유되고...
저도 너무나 감사합니다
매일이 축복님 상담에서 처음으로 무의식 상담이 더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몇번이 필요할지 테스트를 해 볼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4 자아의 변형이 일어났음에도 상담이 한번더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지요. 과거 생과 현생을 넘나드는 드라마틱한 장면들의 정화를 마쳤음에도 무의식의 뿌리에는 아직 남아있는 무엇인가가 있나 봅니다. 그럼에도 위 자아들의 변화가 드러날 삶의 모습이 궁금해지네요. 나중에 삶에서 드러나는 변화도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글을 쓰고나서 다른 자아들은 의식되지 않는데 형벌을 받은 그사람 모습이 문득 문득 떠올랐어요.
상담받고 나서부터 머리가 아팠거든요. 오늘 아침명상에서는 이도 시리고 머리도 시리고...그 상황이 떠오르면서 정화해야 할 거리가 있나보다.생각이 들었어요. 빛비추기를 머리쪽으로 계속하고 나서...정화할것들을 찾아서 사법으로 붙이고 있는 중입니다. 소소님 감사합니다.
@매일이축복 무의식 상담의 명현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네요. 과거의 파동이 가라앉아 있다가 정화해 달라고 떠 오르는 중일거예요. 정성껏 정화해서 의미있는 탈피가 이루어지기를 기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