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절차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탄에 직면한 기업에게 채무를 탕감 혹은 유예하는 채무조정절차를 거쳐 채무자 기업이 갱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상 절차를 의미한다. 기업회생절차는 본질적으로 채무자회사를 살리기 위하여 채권자들이 희생을 감수하는 제도이다. 채무자회사가 바로 파산, 청산으로 가는 것에 비하여 영업활동을 지속하면서 일부 채권이라도 변제를 함으로써 채권자들에게도 실질적 이득이 되고, 소속된 근로자들은 직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축적된 기술이나 영업활동의 성과를 유지하게 한다는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회생기업은 약속된 변제계획, 즉 회생계획안에 따른 채무를 모두 변제하기 전에는 통상적인 경영체제가 아니라 ‘관리인’이 법원의 감독을 받으면서 경영을 하게 된다. 관리인은 회생회사의 단순한 경영자가 아니라 법원이 임명한 공적 수탁자로서 회사, 채권자, 주주, 근로자 등 이해관계인의 이해를 전체적으로 고려하면서 공정하게 회사를 경영해야 할 책임이 있다.
기업회생 절차가 채무자의 애초 의도대로 성사될 수 있기 위해서 중요한 요소는 법원의 회생개시 결정, 조사위원의 조사보고,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자의 동의, 생산과 영업의 유지 등이다. 법원의 회생개시 결정은 특별히 법률에 정한 부정적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법원이 개시결정을 하는 것이 원칙이고, 생산과 영업의 유지는 기업으로서 존속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 요건이므로 특별히 여기에서 언급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결국,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의 내용, 그리고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자의 동의가 회생절차의 성공을 위한 핵심적 요건이라 할 수 있다.
"기업회생절차 계속 진행 여부의 열쇠를 쥔 조사위원"
회생절차가 개시됨과 동시에 관리인이 선임된다. 관리인은 취임 후 즉시 채무자의 업무와 재산의 관리에 착수하여야 한다. 회생법은 관리인으로 하여금 취임 후 지체 없이 “채무자에게 속하는 모든 재산의 회생절차개시 당시의 가액을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90조) 관리인은 가액의 평가에 따라 회생절차개시 당시 채무자의 재산목록 및 대차대조표를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법은 관리인에게 제1회 관계인집회의 기일 전까지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여 법원과 관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92조)조사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채무자가 회생절차의 개시에 이르게 된 사정,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에 관한 사항 등이다. 통상 기업의 종전 경영자가 관리인이 되는데 일반적으로 기업의 재정상태 등에 대한 전문적 능력이 없으므로 관리인이 이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법은 법원이 재량으로 조사위원을 선임하여 그로 하여금 위의 사항들을 조사하게 하고 회생절차를 진행함이 적정한지의 여부에 관한 의견을 제출하도록 규정한다.(법 제87조) 법률은 조사위원의 선임을 법원의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실무에서는 회생회사의 영업과 재무에 대한 조사를 위해서 모든 회생 사건에서 조사위원의 선임이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서 전환됨)이 마련한 회생실무 준칙 제2호, “조사위원의 선정, 보수기준 및 조사ㆍ보고사항”에서는 조사위원에게 지급할 보수의 기준을 회생기업의 자산 규모에 따라 차등하여 규정하고 있다. 현행 실무준칙에 의하면 자산 50억원 미만의 경우에 1,5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최소기준을 정하고 자산이 증액됨에 따라 보수를 상향하는 방법으로 보수기준표를 운용하고 있다. 회생 채무자가 개시신청단계에서 법원의 명령에 따라 납부하는 예납금이 조사위원의 보수를 지급하기 위한 재원으로 사용된다.
"누가 조사위원이 되는가"
회생법에 의하면 조사위원은 조사에 필요한 학식과 경험이 있는 자로서 그 회생절차에 이해관계가 없는 자 중에서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제87조) 실무에서는 사실상 100% 공인회계사를 조사위원으로 선임하고 있다. 당해 법원의 회생재판부에 등록되어 있는 공인회계사 그룹 중에서 법원이 적절한 사람을 추출하여 조사위원으로 임명한다. 한편 법원은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이해관계인의 신청에 의하여 또는 직권으로 조사위원을 해임할 수 있다. 이 경우 법원은 그 조사위원을 심문하여야 한다.
"회생절차 계속 진행의 관건인 조사보고서의 정확한 작성"
조사위원이 작성하는 조사보고서의 핵심적 내용은 기업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은지 여부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다. 이는 기업이 정상 영업을 할 경우 향후 벌어들일 수입의 현재가치가 당장 기업의 영업을 중단하고 청산할 때의 가치보다 커야한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기업이 지속적인 수입 창출 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이 요건과 관련해서는 채무자 기업의 향후 수입창출 능력이 관건인데, 계속기업가치의 산정과 관련해 조사위원이 그 평가를 적절히 하지 못할 경우에는 계속기업가치가 너무 낮게 혹은 너무 높게 산출되게 되고, 이로 인해 부당하게 회생절차가 폐지되거나 또는 변제 능력에 비해 너무 과다한 금액을 변제하는 것으로 회생계획이 작성, 인가되게 되는 문제가 있다. 즉 계속기업가치가 너무 낮게 산출돼 청산가치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우에는 회생절차가 부당하게 폐지되고, 계속기업가치가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높게 산출되는 경우에는 능력에 비하여 과도한 변제계획을 세우게 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조사보고서의 주요 내용 "
법률은 관리인으로 하여금 회생절차의 개시 후 즉시 “채무자에게 속하는 모든 재산의 회생절차개시 당시의 가액을 평가”하고, 회생절차개시 당시 채무자의 재산목록 및 대차대조표를 작성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법 제90조) 이러한 내용은 조사위원의 조사보고의 내용에 모두 포함된다. 조사보고의 주요 내용은 첫째, 채무자가 회생절차의 개시에 이르게 된 사정, 둘째, 자산과 부채의 현황과 영업활동의 경과 및 전망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에 관한 사항”, 셋째, 채무자가 주식회사일 경우 회사가 이사 등 임원진에 대한 출자이행청구권이나 이사 등의 의무위반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존부와 그 내용을 확정하기 위한 조사확정재판을 필요로 하는 사정의 유무이다. 그에 더하여 “회생절차를 진행함이 적정한지의 여부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는데 이 부분이 조사보고의 결론에 해당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