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하늘과 새 땅’(묵시 21,1)이
대도시 안에서 이루어져야….
인터뷰 염수정 추기경 | 서울대교구장
대담 허영엽 신부 |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시노드에서 다루었던 가장 큰 주제는 ‘가정’”
“대도시 안에 소외된 사람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과
노인들의 문제는 우리가 당면한 큰 문제….
교황님 방한 이후, 한국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와 한일주교교류모임, 그리고 로마에서 열린 주교 시노드(세계주교대의원회의) 회의와 얼마 전 바르셀로나에서의 대도시의 사목을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하시고 돌아오셨는데, 무척 피곤하시겠습니다.
교황님 방문 이후에도 계속 행사가 많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웃음)
교황님의 한국 방문 이후에, 로마에서 다시 교황님을 만나셨는데 그때 상황을 설명해 주세요.
주교 시노드 참석을 위해 9월25일 정오부터 교황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먼저 한국 방문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교황 방한 기념우표와 기념주화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교황님께서 매우 기쁘게 받으시고 기념우표에 있는 사진(교황님께서 엄지손가락를 치켜세우시는 사진)을 보시며 “이 사람은 누구야?”라며 농담도 하셨습니다.(웃음)
교황님은 한국 국민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하고, 여름인데다가 일정이 빡빡해서 힘들기도 했지만 아주 좋았다고 말씀하시며 “오히려 내가 위로를 받았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남북한의 화해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또 우리 교구 사제들이 해외선교사로 파견되는 것에 대해서도, 교황님께서는 밖으로 나가 활동하는 것이 중요한 선교 활동이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대화를 마치고 집무실을 나오는데, 교황님께서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시며 “제 마음속에 한국 국민들이 남아 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표현이 아주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한국 방한 때부터 아주 가까이서 교황님의 모습을 보셨는데, 어떤 인상이셨습니까?
우선 교황님은 곁에서 볼 때 티 없이 맑고 투명한 느낌을 줍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 더욱 그렇습니다. 장애인들과 고통받는 사람을 위로해 주실 때는 특별히 하느님께서 그곳에 함께 계시다는 것을 체험하게 합니다. 그리고 항상 자연스럽고 어린이 같은 순진한 모습을 보여주실 때가 많습니다. 꽃동네에서 한 아이가 교황님의 손을 입에 넣었을 때 한동안 가만히 서 계시는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들이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만나는 사람 모두를 소중히 여기시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하시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방한 행사 중, 추기경님께 가장 인상적인 행사가 있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나요?
사실 어느 한 행사를 꼽는 것이 어렵습니다. 저에게는 모든 행사가 감동의 연속이었습니다. 특히 어려운 사람들, 세월호 유가족들, 꽃동네 장애인들과 함께하시면서 위로하시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또한 젊은이들과 만날 때 격이 없고 활기차게 대화하시는 모습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기쁨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초대 순교자들의 시복식이 저에게는 이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주교 시노드도 참석하셨습니다. 주교 시노드의 중간발표 이후 언론에서는 많은 발표가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고요. 당시 현장 분위기와 참석하신 주교님들은 어떠셨나요?
토의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언론에서는 조금 앞서가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이번 주교 시노드에서 다루었던 가장 큰 주제는 ‘가정’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정 사목에 가져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 회의 분위기는 아주 자유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매일 아침 시노드 시작 전에 미리 오셔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시고, 회의에도 끝까지 참석하셨습니다. 현대의 가정 안에서 나오게 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도 깊은 토의가 있었습니다.
지난 주간(11월 말), 바르셀로나에 다녀오셨는데요. 외신에 나오기도 했지만, 저희에게도 생소한 회의였습니다. 대도시의 사목을 위한 국제회의에서 다룬 주제는 무엇이었나요?
회의 제목 그대로 대도시 안에서의 사목을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였습니다. 세계 인구는 점점 더 대도시에 집중할 뿐 아니라 급격히 변화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대도시 안에서 생겨나는 많은 문제 중 가정 문제, 청소년 문제, 취업 문제 등 이런 구체적 문제에 대해서도 어떻게 사목적으로 접근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대도시 안에 소외된 사람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과 노인들의 문제는 우리가 당면한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전반적으로 “새 하늘과 새 땅”(묵시 21,1)이 대도시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이 회의의 방향이었습니다.
그럼 우리 서울대교구와 이번 대도시의 사목을 위한 국제회의와는 어떤 연관성을 얻게 되나요?
서울은 세계에서도 손꼽힐 만큼 인구가 많은 도시입니다.
대도시 사목회의에서 언급한 많은 문제점과 함께 우리 서울교구가 시행하고 있는 알코올 사목, 교정 사목, 경찰 사목, 병원 호스피스 상담 등을 더욱더 복음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 변화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 필요한 것은 모든 사목적인 체계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위해서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회의가 지속되리라 생각이 됩니다.
연말연시, 신자들에게 새해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도 우리 주변에 잊혀진 사람들과 고통받고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주고, 또 그들을 위해서 따뜻하게 위로하고 기도해 주고, 그들과 함께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가정생활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성가정의 거룩한 선물이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나자렛 성가정을 이루신 그리스도 탄생의 신비가 우리의 삶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기쁨이 되기를 희망하며, 새해에도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은총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서울주보 2014년 12월 28일
http://cc.catholic.or.kr/root_file/seoul/jubo/2014년%2012월28일%20주보(PDF).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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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 바랍니다.
다시 들어와서 편집을 마쳤습니다.
글이란 올리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깔끔하게 편집을 해서 독자들에게 편히 읽을 수 있도록 제공되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