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변응 만변(不變應萬變)
‘품위는 자부심에서 나온다’
대구지부장 오 상 균
백범 김구선생은 일본 천왕의 항복소식을 들으며 강대국의 힘에 눌려 해방정국에서 임시정부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좁혀짐을 한탄하고 또한 수년간 공들인 광복군의 국내 진공작전 마저 수포로 돌아가 앞으로 해방 직후 벌어질 혼란을 예견하면서 환국 전날 저녁 ‘不變應萬變 ‘乙酉秋返國前夕’(불변응만변,을유추반국전석) ‘영원히 변하지 않을 진리로써 만 가지 변화에 대응 하겠다’는 뜻의 비장한 글을 남겼다.
우리 광복회는 지난 회장을 잘못 선출한 댓가를 톡톡히 치루었고 지금도 그 혼란이 진행 중이다.
전임 회장의 비리와 회원들 간의 내홍으로 평생을 명예와 자부심으로 자랑해 왔던 광복회의 권위와 명예는 땅바닥에 떨어져 국민들 보기가 부끄러운 단체가 되었다.
그 뒤 1년 임기의 보궐선거로 회장 선출되었으나 7개월 사이 3번이나 대표가 바뀌는 현실이다.
나이 들고 병약해진 우리 회원들에게 봉사해야겠다는 순수한 마음 하나로 7개월 전에 처음으로 지부장직을 맡았지만 집행부의 내홍으로 몇 달 동안 밤잠을 설치며 전에 없던 여러 가지 질병도 내 몸에 나타나기도 했다. 회원들을 직접 만나는 최전선에 있는 나로선 광복회의 안정을 바라는 간곡한 부탁들을 전달할 방법조차 없으며 ,주변 분들이 재건축조합에서나 볼 수 있는 각종 소송들이 난무 한다는 힐난의 말에 처참함이 이루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었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자부심과 명예로 살아 왔던 지난 세월을 되돌아본다.
퇴직 후 30여년 넘게 양복에 달렸던 직장의 뱃지를 버리고 단 우리회의 뱃지가 자랑스러웠고 지갑속의 두툼한 금전보다 녹색의 독립유공자 유족증이 더욱 보배로웠다.
친일파와 그들의 후예들은 부유하나 대중 앞에서는 부끄러움이 있지만 우리 후손들은 가난하고 미천해 보여도 언제나 당당함과 자부심이 넘쳐 났었다. 그러나 지금은 같은 회원들끼리의 반목과 대결이 나를 슬프게 한다.
나이가 드신 회원들은 자신이 마치 자기가 독립운동을 한 것처럼 위세 떨고,
젊은 회원들은 광복회가 그들만의 리그로 각종 직위를 탐내 하고자 하며
회의 운영 원칙인 정관과 규정 그리고 법률등의 허점사이를 파고들며 만변(萬變)의 술수로
불변(不變) 진리를 파괴코자 하니 어째 우리 회가 온전할 리가 있었을까??
더 늦기 전에 광복회는 환골탈태를 하여야 한다. 아직도 우리를 존경심으로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과 광복회를 사랑하는 친구들과 주위 분 들이 많다.
오늘도 출근길 대구경북 항일독립운동 기념탑을 바라보면서 조만간 회장선거를 통하여 우리 회를 이끌어갈 훌륭한 지도자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최근에 화제가 된 영화 “헤어질 결심”에 나오는 대사가 가슴에 와 닿는다.
‘품위는 자부심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