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 회장/슬로푸드의 힘
2014. 3. 15. 오전 6:58
음식시민의 행동이 푸드시스템을 바꿉니다(25).
미국의 전직 교수로 시인이자 소설가, 문명비평가이자 농민인 웬델 베리는 “먹는 것은 농업행위다”라는 유명한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도시에 살거나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닌 경우 농업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누구든지 먹는 것만으로도 농업과 관련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농업없이 먹을거리가 없다는 점을 생각할 때 웬델베리의 표현은 정곡을 찌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패스트푸드, 인스턴트푸드가 난무하고, 싼 먹을거리의 포로가 되어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업에 관심을 갖지 않고, 농업없이도 먹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단히 잘못된 것입니다. 카를로 페트리니 슬로푸드 회장이 2010년 우리나라에 와서 특강을 하면서 농업에 대한 관심없이, 농업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고 먹을거리만 이야기하는 것은 “먹을거리 포르노”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웬델베리와 카를로 페트리니 두분 모두 먹을거리의 근본인 농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농업은 예전의 농업이 아니고 농민들은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유엔이 올해를 가족농의 해로 정한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입니다. 음식을 대하고, 식사를 하면서 농업에 대해, 농민에 대해 생각하고, 어떻게 함께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