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군산미술상’이 제정돼 첫 수상자로 서희화(39) 작가가 이름을 올렸다.
‘군산미술상’은 해방 전·후 전북의 현대미술을 주도했던 군산의 위상을 다시 세우고자 군산의 미술인들이 힘을 모아 제정한 상. 군산미술상위원회(위원장 이승우 군장대 총장)와 군산미술협회(지부장 이경욱), 예깊미술관(대표 임성룡) 등이 독지가 후원으로 매년 확대 시행하기로 하고, 수상자에게 창작지원금 300만 원과 개인전 개최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군산미술의 역사는 깊다. 한국전쟁으로 피난온 우향 박래현 한국화가가 근대이후 군산미술의 효시가 된 것을 시작으로, 해방 이후에 군산에서 활동했던 나병재, 홍건직 등이 개복동 비둘기 다방에서 전시를 시작으로 꽃피우기 시작했다. 미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영화동 주변에 50여 군데에서 상업그림(일명 이발소 그림)을 그리는 전업작가들이 100여 명 거주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시절도 있었고, 그 후 전북현대미술을 주도했던 문복철, 이건용, 원창희까지 군산미술의 중심을 이룬 인물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군산미술의 역사적 의미를 바탕으로 제정된 ‘군산미술상’은 군산미술이 지금까지 맥을 잇고 발전할 수 있도록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군산을 지키며 작업에 매진한 작가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창작의 용기를 북돋워주기 위한 취지다.
첫 수상자인 서희와 작가는 군산 출생으로 군산에서 초·중·고를 졸업했으며, 군산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뼈속까지 군산예술인이지만, 그 활동영역은 전국적으로 넓은 인기작가다. 최근에는 (사)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여성신문사가 주관한 ‘올해의 여성문화인상’의 신진여성문화인상(시각예술)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 작가는 대학 재학시절이던 지난 1997년부터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레스 스틸 소재의 서구식 폐자재를 활용해 전통 민화의 도상을 독자적인 스타일로 재치있게 풀어내는 역발상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버려진 생수통과 마네킹 다리, 옷걸이, 플라스틱 스푼, 세탁기 호스 등 일상적 오브제를 사용해 사물의 본래 용도와 전혀 다른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온 것. 작가는 강인한 물성의 재료를 사용하는 힘든 노역을 통해 과거사와 현대사에서 여성에게 부여되는 이슈와 담론들을 유쾌하고 익살맞게 풀어내왔다는 평가다.
서 작가는 “작가가 막상 작업을 마치면 성취감과 공허함을 느끼고는 하는데, 더군다나 이번에 첫 번째로 군산미술상을 수상하게 돼 힘을 얻게 됐다”면서 “군산은 나에게는 늘 편안한 곳인데, 앞으로도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열심히 작업해 군산을 더욱 빛내는 작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