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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기고 나서 (번역하고 나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기다림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기다림은 고통스럽지만 한편으론 희망이라는 향기를 뿜어낸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지루한 기다림을 멈추지 않는지도 모른다.
여기 이미 저세상을 가버린 주인을 기다리다 생을 마감한 한 마리 개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흰 눈이 소담스레 내리는 어느 겨울날 황금빛 바탕에 흰 털 무늬가 있는 강아지가 태어난다. 아키다현청 마세 과장은 이 강아지를 자신의 은사인 도쿄의 우에노 교수에게 보내기로 한다. 태어난 지 두 달, 세상에 눈을 뜨기도 전에 강아지는 낯선 도쿄로 여행을 시작한다.
도쿄 시부야의 우에노 교수에게 보내진, 하얀 털과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강아지는 단번에 식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한다. 이 강아지에게 유별난 애정을 느낀 우에노 교수는, 8자 모양의 두 다리로 힘차게 땅을 버티고 선 강아지에게 ‘八, 하치’라는 이름을 지어 준다.
볕드는 마루에서 하치의 벼룩을 잡아주고 첨벙첨벙 목욕도 함께하는 우에노 교수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서 부인이 질투할 정도다. 하치는 우에노 교수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난다.
인간의 말을 할 수 없는 하치의 사랑법은 매일 아침 시부야 역까지 따라가 출근하는 우에노 교수를 배웅하고, 또 저녁에는 마중 나가는 것이다. 그 일은 우에노 교수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에도 이어진다. 한 해, 두 해가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 우에노 교수를 기다리는 하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치는 자신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그렇게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린다.
하치가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다릴 수 있었던 힘, 그것은 단 하나, 자신을 사랑으로 품어준 주인을 언젠가 만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래서 겐지 씨의 부인은 이렇게 말한다.
“하치는 기다리고 싶은 거예요. 헛일이라 하더라도 그리고 싶은 거라구요.”
그렇다 하치의 기다림은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치가 존재하는 단 하나의 이유일 뿐이다.
하치 이야기를 옮기면서 나는 참으로 귀중한 체험을 하였다. 결 고운 한지에 빛 좋은 물감이 소리 없이 번지듯, 메말랐던 내 마음에 어떤 따스한 기운이 기분 좋게 번져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 입가에 따스한 미소를 피어나게 했다.
이 책을 통해 하치를 맞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나와 똑같은 미소를 지으리라. 그리고 그동안 우리가 잊고 살았던 사랑, 우정, 신뢰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곱씹어보게 될 것임을 감히 확신한다.
-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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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GWqcIO7c-s
추운 겨울 속 당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보석같은 영화(실화)
조회수 341,060회
2020. 12. 2.
첫댓글 우리 막내가 일본에 있을 때,
세들어 살던 그 마을에 그 동상이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