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21,19).
나는 지난 주일, 경남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산2(간월산,1068미터,정상부근)에 위치한 부산교구 언양본당 관할구역인 ‘죽림굴’ 이란 석굴에서 교우들과 미사를 봉헌했다.
경신년 1860년 100여명의 그리스도인 교우들이 박해를 피해 깊은 간월산 석굴인 ‘죽림굴’에 모여들었다. 이곳은 성 다블뤼 안 신부, 성 샤스탕 정 신부,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가 이곳에서 넉달간 석굴에서 미사를 봉헌한 곳이며, 1860, 9,3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가 마지막 서한을 썼던 곳으로 수많은 순교자를 태어나게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한 곳이다.
버스 주차장에서 내려 임도를 따라 산길을 따라 시간 반을 오르다 보면 ‘죽림굴’이란 석굴이 나온다. 지금은 콘크리트로 포장된 임도가 마련되어 갈월산 정상까지 길이 나 있지만 여전히 길이 가팔러 걸어 올라가기도 숨이 찬데, 당시는 정적에 잠긴 깊은계곡을 따라 첩첩산중을 올라가야 다다를 수 있는 곳이다. 접근성이 힘들어 연명하기조차 힘든 험준한 곳이다.
나는 ‘그리스도왕 대축일’ 미사를 이곳 석굴에서 교우들과 미사를 봉헌하면서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믿음을 지키려 순교의 삶을 마다했던 신앙선조들을 만났다. 조금만 힘들어도 힘들다며 믿음의 생활을 버리고 취미생활하듯 즐기러 모여든 우리들의 부족한 신앙생활 모습을 본다. 부끄럽다. 우리 일행은 성지로 내려가고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하루종일 한시도 기도를 놓지 않았다. 그렇게 기도하라고 누가시킨 것이 아니라 모두가 초롱초롱한 마음하고 드린 기도였다. 순례를 마친 모두가 오랜만에 순례다운 순례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성령께서 이끄신 순례의 고수들이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루카21,17-19)
첫댓글 죽림굴 성지순례는 80대의 회원이 몇분 계시고, 회장님이 4개월 만에 병상에서 일어나 처음 순례 길에
나서시고, 날씨는 전날 비가 와서 순례가 어려움이 많겠구나 하며 걱정을 많이 하였습니다.
다행이 신부님이 참여하시어 회원님과 함께 기도와 격려를 하여 주시고,
모든 회원이 기쁨이 넘치는 진정한 순례를 하도록 도와주시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