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장진의 이야기에는 장진다운 무엇인가가 있다.그래서 한 잡지에서는 그를 소개하며 타고난 이야기꾼이라 칭했나 보다.
사실 처음 도입부에는 장진 영화라는 기대감이 커서인지 실망이 앞섰다.소재가 대통령이다보니 정치적 이야기를 빗겨갈 수는 없었겠지만 영화에서까지 정치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현기증도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장동건이란 배우가 쏟아낸 의외의 발연기에 손발이 가스렌지 불위의 오징어가 됐다.하지만 역시 장진은 장진이었다.점점 흘러나온 이야기들이 쌓이고 치밀한 구성과 소소한 즐거움들이 더해지면서 가슴 벅찬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
(2009)
Good Morning President
감독
장진
출연
이순재, 장동건, 고두심, 임하룡
개봉
한국|코미디|2009.10.22 | 전체관람가 | 132분
이야기는 세 명의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이다. 복권에 당첨되었지만 국민들의 시선때문에 당첨금 사용에 대해 고민하는 대통령,일본과 북한의 군사적 충돌에 의한 외교문제와 더불어시장에서 유세 중에 만난 한 청년의 아버지에게 신장 이식을 해야하는가로 고민하는 대통령,마지막으로 사고뭉치인 남편과의 이혼문제로 고민하는 여성 대통령.세 명의 대통령들의 고민해결과정에 그들의 삶을 더해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여성 대통령의 사랑에 대한 고찰이 세 대통령의 이야기 중 가장 영화다운 뭉클함을 간직하고 있었기에 보다 와닿는 느낌이었다.대한민국 건국이래 단 한번도 없었던 여성 대통령을 영화에서나마 보게 된 것은
어느덧 남녀평등이란 단어가 진부해진 나의 현재 삶에서조차 신선한 충격이었다.아니 어쩌면 영부인이라는 존재에 대립되는 감히 생각조차 못했던 인상적인 영남편(?)의 삶의 이야기가 그랬는지도 모른다.
<사진 출처 - DAUM 영화>
우여곡절 끝에 각각의 대통령은 훌륭하게 고민들을 해결해낸다.각각의 고민들이 해결되는 과정의 공통점과 인물들, 대통령의 삶, 카메오로 출연하는 다수의 유명 배우들, 감독 특유의 위트와 코메디..물론 장진식 이야기에 흥미없는 사람들이라면 별로 매력없는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하지만 특유의 장진다움을 잃지 않고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훌륭하다고 말하고 싶다.
영화계에도 꽤 많은 스타감독들이 존재한다.마치 연예계의 스타들처럼 잠시 반짝하고 잊혀지는 영화감독들도 많은 가운데그 속에서 꾸준히 살아남아 추앙받는 감독들은 그들의 작품 속에 그만의 아이덴티티가 확실하다.그 속에서도 장진 감독의 이야기는 조금 더 꾸준한듯하다.변하듯 변하지 않는 정중동(停中動)의 느낌으로 아직도 현재진행형의 모습을 하고 있다.이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감독은 장진뿐이다.그래서 내가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내가 처음으로 접한 그의 영화인 <킬러들의 수다 / Guns & Talk, 2001> 이후로 난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꾸준히 좋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