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면 강장리 육가공 공장을 반대한다
- 아산시장과 도시계획위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아산시는 작년 11월 11일 송악농협이 송악면 강장리 일원의 사업부지 11,181㎡(옛 3,390평)를 공장으로 개발하기 위한 사업을 승인하였다. 건강보조용 액화식품 제조업(육골즙, 건생녹용)을 위한 공장 조성계획은, 이미 작년 6월부터 진행되었으나 바로 이웃한 주민들은 12월 29일에야 처음으로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당연히 청정지역에 살던 주민들은 지하수 부족과 오염, 폐수와 냄새, 교통과 경관 문제 등 타당한 이유를 들어 반발하였다. 송악농협 관계자 몇몇이 비공개리에 추진한 공장 설립을 아산시가 주민의견 청취를 제대로 하게 만드는 등 적절한 검증을 하지 않고 공장 승인을 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해당 공장이 아산 시민의 상수원으로 쓰이는 궁평(송악)저수지 위쪽이기 때문에, 강장리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산시민의 일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책위 발대식, 시청 앞 집회 뿐 아니라 수백 개의 현수막을 달고 대규모 환경콘서트, 행정소송을 예고하는 등 반대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4월 21일 송악농협은 3개동 건물을 7개동으로 늘리고, 승인된 제조업에서 더 나아가 육가공으로 확대하는 변경신청을 하였다. 현재 아산시는 조만간 이를 다루기 위한 도시계획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이에 아산시민사회단체협의회(이하 아산시민협)은 주민들과 뜻을 같이 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아산시와 도시계획위원회는 송악농협이 육가공 공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제출한 변경신청을 승인, 허가하지 말라.
공장과 가장 가까운 주민들이 절대 반대하는 상황에서, 공장을 짓기도 전에 업종과 건물을 확대하는 변경신청은 누가 보아도 꼼수이다. 환경영향평가 등 법적 요건 이전에 분쟁과 갈등을 확대 재생산할 뿐이다.
2. 아산시와 도시계획위원회는 강장리와 송악면 발전방향에 대한 주민들의 대안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육골즙 공장을 꼭 강장리, 송악면에 지어야 하는가. 반딧불이를 살게 하고, 실개천을 살리고, 자연정화 습지를 만들고, 유기농 정착과 작은 학교 살리기를 지속하는 등으로 송악면은 귀촌민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현재도 지지부진한 육골즙 제조 사업의 공장을 늘리고, 소사육 농가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사업성조차 불투명한 육가공 공장을 크게 신설하는 것이 과연 대다수 송악민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일부 세력이 농민과 귀촌민 등의 갈등으로 호도하지만, 이 사태는 송악면 일부 기득권 세력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보여주기식 사업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오히려 송악을 청정지역으로 보존하고 그에 걸맞는 농민 소득원 창출이 필요하다. 송악면 발전방향에 대한 전반적 합의 없이 추진되는 공장설립과 확대는 이후에도 도시계획을 하는데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로 남을 것이다.
3. 아산시는 현지에 사는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며 예감하는 호소에 응답하기 위하여 갈등관리심의위원회, 또는 민관협의체를 가동하여야 한다.
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농업용수, 먹는 물 부족과 오폐수 문제에 대해, 교통 문제와 경관 훼손 대책에 대해, 현행법 잣대만을 들이미는 것은 탄핵당한 지난 정권의 구습이다. 책상머리에 앉아 펜대를 굴리면서 창문 밖 주민의 호소가 시끄럽다고 느낀다면, 주민들이 되지도 않을 일에 떼거지를 쓴다고 생각한다면, 아산시장은 더 이상 시장으로써 자격이 없다.
육골즙 사업을 하는 농민이 진정 필요한 시설이라면 그에 알맞게, 그 공장 주변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찾아서, 행정이 최대한 조정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동원하여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례가 있는 갈등관리심의위원회, 또는 해당 주민들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통하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4. 송악농협은 반대하는 주민들과 대화에 적극 나서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건 공장과 관련한 국도비 공모사업에서 탈락한 송악농협은 38억 원 전액을 자비로 마련한다고 한다. 송악농협의 규모에서 대단히 큰 투자임에도 육골즙 및 육가공 사업의 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다. 땅이야 어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지만, 이후 투자는 소규모 농협이 책임지기 어렵다는 사업가들이 많다. 사업의 현실성과 타당성을 고려하고, 주민들의 반대를 포용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찾을 때이다. 송악농협은 하루속히 평생 오순도순 살아온 지역민들끼리 갈등과 반목을 증폭시키는 행태를 중단하고 반대하는 주민들과 적극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송악민 간에 불신과 대립이 지속된다면, 그만큼 송악발전은 요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7년 5월 17일 아산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