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게는 저마다 옹이가 있습니다. 나무들은 각자 이 옹이를 안고 살아갑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손발에 상처가 생겨나기 마련이고, 그 상처가 아물면서 더 두텁고 단단하게 굳은살이 생기는 데 옹이가 이와 같은 것이지요. 가구를 만들 때 옹이가 많으면 싫다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아직 사회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우리는 나무의 옹이처럼 취급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처럼 조금은 다른 길을 인정하고 아름다운 도전으로 이해하듯, 요즘에는 자연스러운 멋이라 하여 그 옹이를 살려 물건 만드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옹이에 오히려 그 나무의 향이 가장 짙게 배어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우리 학교의 생활이 인생에서 옹이자국처럼 더 짙은 향기가 나고 더 멋스러움을 뿜어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마음훈련, 사랑의 훈련을 하자고 했습니다. 사랑의 체력, 사랑의 수준을 향상시키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하늘이 본래 주신 아름다운 꽃이 되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충분히 그랬던 시간임을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상처도 본의 아니게 주고받으며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서로 다독다독 참사랑을 쌓아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너무나 기쁘게 즐겁게 사이좋게 지내준 모습에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동사로 현재 진행형입니다. 성장하고 있고 배우고 있고 하늘부모님과 참부모님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도중에 넘어지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감당할 것을 믿습니다.
조금 더 빠르게 때로는 조금 더 느리게 움직이지만. 속도보다 밀도 있게 준비된 걸음을, 자신의 보폭대로 걸어 나갈 수 있기 바랍니다. 꿈 너머의 더 큰 꿈에 도달했을 때 우리들은 모두 아름다운 꽃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수고했습니다. 학부모님 여러분 믿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2020년 12월, 송순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