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동안 공치고 술마시고, 공치고 술마시고, 연속 6일동안
밤늦게 전철타고 다니다보니, 심신이 지치고, 노는게 너무 힘듭니다.
연휴 마지막날, 속초가는 짐이 뜨고, 재빨리 잡습니다.
퀵센터에서 강릉가는 짐을 얹어주니, 10일 하루는 산속에서 푹
지내도될것 같고...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낸후, 편의점에서 산행준비를 한후, 설악동에
이르니, 새벽 4시.
다섯번정도 타본 공룡능선은, 멋진 풍경에 취해 걷다보면, 15시간정도
걸려, 점점 나이 먹으면, 오르지못할것 같아,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길을 잡습니다.
칠흙같은 어둠속에, 랜턴이 없어, 휴대폰으로 길을 잡으니, 비선대에서
마등령길을 포기하고, 길이 편한 천불동계곡으로 쉼없이 오릅니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음원방송을 친구삼아, 쉼없이 오르다보니, 날은
서서히 밝아지고, 멋진 암릉들이 자태를 뽐냅니다.
암릉사이 사이에 이쁜 단풍이 물들어있고
마치 또 다른 세계에 온듯 합니다.
거대한 암릉이 그 위용을 뽐내고
몇년전부터 설악의 단풍은 그 빛을 잃었는데, 은은히 물든 단풍은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환상! 환상!입니다.
이제 양폭대피소에 이르고, 처음으로 바위에 엉덩이 붙이고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다시 길을 잡으니, 이쁜 단풍이 수줍은듯 바위뒤에 숨어, 그 자태를 뽐내고...
이제 천당폭포에 이릅니다.
무명의 폭포도 멋지고
오를수록 안개가 자욱합니다. 불길한 예감이 들고....
단풍은 여기까지이고, 위로는 시들기 시작했습니다.
안개가 그치기를 기다려보지만, 공룡타러 갔던 산님들은 되돌아 나오고,
빗줄기는 점점 굵어집니다.
산신령께서 내년에 다시한번 더오라하는듯 합니다.
단풍은 물기를 머금으니, 더없이 붉고...
비선대에 이르러, 산행을 끝냅니다.
속초엔 많은 비가 내리고, 한기를 느껴, 순두부전문점에서 초당순두부 시켜
먹으니, 피로가 풀린듯하고, 속초에서 기다려봤자, 일은 없을것 같아, 국도를
타고 인제에 이르니, 홍천에서 더덕 실고 경동시장에 내려주는 짐이 뜨, 재빨리
잡습니다.
문자로 온 주소보니, 구룡릉길이라 허탈한 웃음이 나오고, 차는 깊고도 깊은
산속을 끝없이 달립니다.
설악산과는 달리, 멋진 단풍이 산전체를 끝없이 뒤덮고있고, 도로옆은 만추의
아름다운 풍경이 멋지게 펼쳐저, 오늘은 더없이 멋진 풍광!에 푹 빠져 본 하루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