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년말, 울진의 후포항에서 오징어 실고, 아침겸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가 회덥밥을 시키니, 값은 좀 비쌌지만 입안에서 감도는 싱싱함과 고소
함이 너무 좋고, 식사후 해변을 바라보니, 물은 더없이 맑고 푸르디 푸릅니다.
동해 바다의 진수를 보는것 같고
저분은 바다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나처름 고독을 즐기고 있는게 아닐까?싶고....
겨울이 되면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이 덕유산과 태백산인데, 한파특보가
내려진 날, 김포에서 무주에 가는 짐을 잡습니다.
마음은 설레이기 시작하지만, 한편으론 불안감이 들고...
화물차는 짐이 없으면, 눈길엔 허당이라, 눈이 많이 내리는 무주에 가는
게 조금은 두렵습니다.
무섭게도 추운 날, 차는 잘 나가지않고, 대전근처에 이르니, 엔진체크
불이 뜨며, 속도를 높히면, 시동이 꺼집니다.
몇번을 계속하다가, 사태가 심각해, 대전IC로 빠져나가 카센터에 가니,
연료펌프가 거의 수명을 다한대다, 너무 추워 연료분사가 안된게 원인이라하고.....
다시 길을 잡고, 목적지 300m까지 잘 왔으나, 눈이 덮혀있는 골목길로
들어서고, 짐 내려주면, 못올라올것 같은 불안감이 듭니다.
예상했던대로 차는 올라가지 못하고, 몇번을 시도하다, 눈속에 쳐박히고..
보험회사에 연락하니, 렉카기사는 무주엔 많은 차가 눈속에 빠져, 1시간
30분정도 걸린다합니다.
눈속을 나오자마자, 무주리조트로 향하고, 곤도라탑승장에 이르자, 만차라
들어가지 못하고, 조금 떨어진 주차장엔 눈을 치우지않아, 들어갔다간
십중팔구 나오지 못할것 같아, 스키샾마을로 내려가봅니다.
주차할 곳이 여의치않아, 마음을 접고, 대전쪽으로 가서 일이나 하자며,
10km정도 나오니, 높은 산(아마도 적상산) 정상엔 상고대가 햇볕을 받으며
멋지게 펼쳐집니다. 덕유산은 더 멋진데.....
마음을 바꿔, 다시 돌아서고...
스키샆근처에 겨우 주차한후, 제법 먼길을 빠르게 걷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 추위에 미친 짓을 하는것 처름 보일것 같네요!
곤도라매표소에 이르니, 방송이 나오고, 설천봉의 기온은 영하 37도이고
조망이 없으며, 정상의 산행은 불가하다합니다.
설천봉에서 정상에 올랐다가 구천동으로 내려갈 여정은 한낱 일장춘몽에
불가하고....
그래도 설천봉까지는 갔다와야, 마음이 풀릴것 같아 곤도라는 타고 올라가니
곤도라밑은 나무에 얼어붙은 상고대가 멋지게 펼쳐집니다.
너무도 멋진 풍광에 환상!이다 환상!이다가 절로 나오고....
곤도라에서 내리자마자, 매서운 추위가 엄습해와, 일단 식당으로 몸을 피합니다.
코만 내놓고, 뚜꺼운 장갑에 핫펙까지 중무장한후 밖을 나섭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공단직원들은 이 추위에 지키고 있고
멋지고도 멋진 풍광입니다.
예전에 덕유능선을 타며, 즐거웠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르고.....
여러가지 어려운 일로, 몸과 마음은 무척 힘들었지만, 찜질방에서
뜨거운 물에 몸을 푼후, 캔맥주 두개 마시니, 더없이 좋고,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오래오래 남을것 같습니다.
올 겨울이 가기전에 태백산에서의 멋진 눈꽃산행을 기대해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