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에서 일 끝내고, 화주가 사주는 저녁(갈치조림)을 먹고나니, 어둠이
깔리고, 앱을 열어보니 올라가는 일은 없고, 끈질기게 기다리니, 다음 날
함양에서 인천가는 짐이 뜨, 재빨리 잡습니다.
어디에서 잘까?하는 순간 지리산 노고단이 떠 오르고, 대충 준비한후
성상재휴계소로 길을 잡습니다.
수없이 커브 길을 돌고돌아, 드디어 성삼재에 이르니, 밤 10시가 넘고
지리산 첩첩산중엔 나밖에 없습니다.
며칠전 비오는 날, 저녁에 파주의 산기슭 깊숙한 곳에서 짐 실고, 외길을
따라 나오니, 포장도로가 이어지고, 아마도 자기 소유의 땅을 스쳐지나
가는 창고주인이 나무막대로 길을 막아놓아, 진행이 안되고, 차밖에 나와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데, 늑대같이 크고, 시커먼 개, 10마리정도가 마치
영화속 장면처름, 으르렁 거리며, 나에게로 다가오고......
엄청난 공포감을 느끼며, 여기서 죽을수도 있겠다 싶고....개들을 바라보며
뒷걸음치면서, 내 평생 그렇게도 큰소리로, 돌아가! 돌아가!을 수없이 외치고...
한없이 애절한 절규의 목소리에 한놈이 돌아서자, 다른 놈들도 뒤돌아 가고...
이제 살았구나!싶어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이젠 어떤 두려움도 없고, 캔맥주 하나 순식간에 들이킨후, 이슬이로 지리산
산신령님께 입산주 한잔 드린후, 매트위에 누워 위를 바라보니, 맑은 하늘과
흰구름 그리고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수많은 별들의 향연!이 아름답기 그지 없네요!
몇겹의 옷을 입고 침낭과 모포를 덮으니, 조금은 춥고 바람소리 엄청 거칠었지만
그런대로 숙면을 취하고....
새벽 4시쯤 노고단을 향합니다.
어둠속을 한참 걷다보니, 아주 오래전 하룻밤을 묶었던 대피소가 보이고
드디어 노고단고개에 이릅니다.
지리산의 주능선이 아스라이 펼쳐지고...
멋진 운해가 펼쳐집니다.
온통 구름바다이고!!
햇볕을 받으니, 운해는 시시각각 그 모습!을 달리하고...
아름답기 그지 없습니다!
예약을 하지않아, 노고단 정상은 올라가보지 못한채, 다시 내려서고
아주 예전엔, 종주산행을 하려 자주 왔었는데, 그때가 무척이나 그립고
대피소를 지나며, 언젠가 다시 오겠다고 약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