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글을 쓰네요. 저희는 따로 카페가 있어서 여기 카페를 이용하지는 않는데요. 오늘 관악의 책 '잘 왔어, 우리딸'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회원 중 한분이 후기 남기신 글 공유하고 싶어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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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를 바라보고 보살펴주고 사랑해주기가 아닌
다른 인격체를 바라보고 보살펴주고 사랑해주는 일생은
행복한 것일까요? 고달픈 것일까요?
저는 이 두가지 물음에 아직도 한길로 고집을 못하고 갈림길을 왕래하며
하루를 분주하게 살아갑니다.
'아이들에게 벗이 되는 관대하고 감성적인 멘토'
제 노트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적어둔 어느 작가분의 책에서 찾아낸 멋진 문구입니다.
제가 바로 제 아이들에게 그리 해보고픈 엄마이기 때문에 되새기고 되뇌이고 있는 거지요.
타인의 일기를 눈으로 읽기는 참으로 쉽습니다.
평범한 일기였다면 어쩜 하품을 해가며 지루함을 못이겨 겨우 겨우 읽어내려갔을지도요.
그러나 서효인님의 딸은 평범하지가 않았습니다.
'다운증후군'
저는 아직도 이 명칭을 얻고 살아가는 소수의 아이들이
어떤 삶을 그려내고
그 아이들의 부모들은 어떤 그림 조각으로 퍼즐을 맞춰 나가는지 1000분의 1도 모르겠습니다.
모른다는 두려움.
다르다는 두려움.
공포,두려움은 사람을 떨게 만들고 포기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은재 부모님은 뱃속에 찾아온 예쁜 보석 땅콩을 현실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살아가게 됍니다.
우리를 존재하게 한 부모님. 어렷을 적 꼬맹이였을 때부터 어른이 되어 아빠가 되고 엄마가 되기까지,
그리고 은재라는 또 다른 생명, 인격체
만남으로 시작되어 인연이란 끈으로 그들의 삶이 글로써 포장되어 우리 눈에 읽혀집니다.
임신,입덧,수많은 검사,배가 불러오는 것까지 생생했습니다.
바로 몇년전의 저를 보는 것 같아
제가 꿈을 꿨던건지,,,
그 시절을 살아왔던건지,,, 몽롱한 기분까지 들게 하였습니다.
심장기형은 가진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부터
아내, 딸, 아내, 딸을
수차례 번갈아 가며 보살피는 은재 아빠
이때부터가 고달픔일까요? 아님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기 때문에 행복함으로
마음을 다잡고 현실을 헤쳐나가는 것일까요?
결코 쉬워보이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헤쳐나갑니다.
받아들입니다.
사랑해합니다.
처음 탯줄을 자르면서 다운증후군을 가진 딸이라는 사실에
앞날의 삶을 고통으로 얼룩진 미래를 잠시나마 그렸던 자신을 후회하고 용서하면서 말입니다.
'입술에 침을 묻히고 아이의 코에 바짝 댄다.
은재의 숨결이 살갗에 닿는다.
살아 있구나. 살아 있어서 더 오래 글을 쓸수 있겠지.
다행이다.
이글을 읽어줄 당신의 숨결 또한 바로 곁이다.
당신을 오래 바라 볼것이다.
눈이 마추지는 순간이 기어코 온다면
우리 노래하쟈.
춤추자.
마음대로 소리지르쟈.
함께 웃자.
그것이 바로 사람이 가진 사랑의 재능.
(표지 앞머리 부분 발췌)
힘들지 않은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그 현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헤쳐 나갈지는 모두가 결코 같지가 않겠죠....
아이의 모든 부분을 사랑하게 된 이 부부와 그 부부의 할아버지 할머니
모든 가족분들께 '대단하세요, 용기 있으세요'
라고 진심이 약간 깃든 겉치레 칭찬이 아닌
'그대들이 진정 행복한 가족이세요. 영원히,건강히, 이 행복 포기하지 마시길
웃음이 끊이질 않길 힘차게 응원합니다.!'
라는 외침을 속으로 수십번 터트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불행의 길이였다 여긴 가지 한 쪽을 쉬이 방향을 바꿔
행복의 나래로 하늘 보고 활짝 웃음꽃을 피우게 하면 좋겠다,,,, 라고 잠깐의 쉼도 해보았고요.
이 책을 읽어 행복했고 깨달아 너무 좋은 시간이였습니다.
♥ 민건 엄마
첫댓글 ^^ 사랑, 희망.... 특히 가족이라는 이름은 삶을 가치있고 의미있게 합니다. 많은 자료 공유 부탁드립니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관악 독서동아리의 정보가 모이는 카페로 발전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