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문득 저는 산책을 하다가 단어(單語) 하나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단어는 바로 ‘회복’이라는 의미의 「recovery」였습니다. 그날 걷다가 우연히 보게 된 어느 학생이 흰색 옷을 입고 있었는데 상표를 보니 ‘Discovery’였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지나가는 어느 외제 자동차의 브랜드도 역시 ‘Discovery’였습니다. 도대체 무슨 의미기에 이렇게 여러 가지 상표로 사랑받고 있는가? 그래서 가만히 그 뜻을 생각해보니 ‘발견하다.’라는 의미였습니다. 문자적으로 분석해 보면 ‘덮다, 가리다.’라는 의미의 ‘cover’ 에 부정이나 반대의 뜻을 가진 접두어 ‘dis’가 붙여져서 ‘덮인 것, 가려진 것이 봉인 해제하다.’ 라는 뜻이었습니다. 즉 ‘Discovery’란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인간의 열망이 담긴 단어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자연스럽게 그와 반대의 의미를 가진 ‘recovery’라는 단어를 묵상하였습니다. 이 말은 반대로 ‘적나라하게 노출된 것을 다시 덮다.’ 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로 ‘회복’이라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리고 이 단어가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는 자에게 은혜로 주어진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눈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회복이란 덮여져 있던 것을 다시 덮어 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속에 있는 죄악들을 끄집어내서 만천하에 드러내며 우리의 이마에 주홍글씨를 새겨 넣는 것이 아니라, 마치 없던 일처럼 다시 덮어 주시는 것이 ‘회복’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죄는 더럽고 추하여 드러내기 싫은 것, 그냥 덮어 두고 싶은 것들입니다. 그런 죄악들을 하나님은 회개하는 자들로 하여금 ‘회복’의 의미로 그냥 덮어 두신다는 것입니다. 만 천하가 알도록 까발리지 않으시고 그냥 다시 덮어 두신다는 것, 그게 회복이라는 하나님의 깊고 깊은 사랑의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눅15장의 돌아 온 탕자에게 대하셨던 아버지처럼 죄를 지은 이유도 원인도 따지지 않고 돌아오는 아들에게는 무조건 용서하시고 덮어 주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이 세상에 의인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의인되기 위해 애쓰고 있을 뿐, 죄로부터 온전히 자유롭게 된 사람들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그냥 덮어 두시는 것입니다. 죄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회개하는 참 아들에게는 없는 듯, 못 본 척 하시는 것이 아버지 하나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