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들의 산행 / 명영덕
지난 일요일 남자형제 넷이서 관악산 둘레길을 다녀왔다. 나는 한달에 두번정도 이길을 다녀오곤 한다. 건강을 위하여 산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 함께 다니곤 한다. 그친구는 워낙 산을 좋아하고 다리도 튼튼해서 높은 산을 가기를 좋아하지만 나는 오랜기간 테니스를 치다가 무릅에 약간의 문제가 생겨 큰 무리가 없는 둘레길을 좋아한다. 그 친구도 어쩔수없이 속으로 푸념을 하면서 나와 동행을 해준다.
이길을 형제들에게 제안을 했다. 나는 매번 1,2,3코스를 다니는데 처음이니까 2,3코스만 하자고 제안을 하고 신도림역에서 네형제가 만났는데 의외로 형제들이 1코스부터 시작하자고 역제안한다. 나는 나보다 세살이 많은 형님이 걱정되었는데 한번 걸어보자고 하여 계획을 바꿔 2호선 서울대역이 아닌 사당역에 함께 내려서 1코스부터 걷기 시작했다.
관악산은 돌이 많은 악산인데 관악산 둘레길은 대부분 흙길이다. 1,2,3 구간 합쳐서 약 15K 정도 되는데 평소의 내걸음으로 약 4시간 30분 걸렸는데 이날은 쉬는 시간이 많아서 약 5시간 걸렸다.
그동안 형제 부부동반으로 몇차례 산행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남자형제만 넷이서 둘레길을 오랫동안 걸어보기는 처음이다. 다행히 형님을 비롯 두동생들도 무난히 종주할 수 있었다. 일단 모두 합격점이고 다음에 다시 해볼 기초가 되었다.
구간을 걷는동안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나름대로 힘든구간도 있었지만 나무, 바위, 꽂, 흙 등을 감상하면서 형제간의 이러저러한 여러가지 얘기도 허심탄회하게 하였다.
3구간 마치고 내려와서 당구로혈전을 치루고 내가 평소에 단골로 가던 자매집에 들러 맛있는 두루치기를 안주삼아 막걸리 거하게 한잔하였는데 우리 모습을보고 사장님이 신기한 듯 형제간에 이렇게 의좋게 돌아다니는 거 처음봤다고 하시면서 서비스로 막걸리 한병을 선뜻 내놓는다.
자매집을 나와 석수역에 올라서니 바로 아래 당구장이 보이는데 참새가 방아간을 그냥 스치지못하듯 우리형제는 다시 발길을 아래로 돌려 두번째 혈전을 치르고 나와서 맥주한잔 하니 밤 10시가 넘는다. 부랴부랴 각자 집으로 향하였다. 내가 집에오니 밤 11시다. 아침 8시쯤 나가서 운동 잘하고 재미있게 하루를 만끽했다. 물론 마나님들의 눈치도 안보고..
다음날 형님이 걱정이되어 전화해보니 다리만 조금 아프고 괜찮다고 하신다. 그래 그럼 한달에 한번정도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좋지 않은가? 하고 생각을 했다. 건강해야지 그래야 가능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