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는 이유 / 명영덕
나는 본래 글 쓰는 재주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글 쓰는 연습을 하고 있다. 물론 신변잡기다.
그 이유는 우선 타인이 생산한 글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생각도 표출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다. 또한 내가 글을 쓰므로 서 나 자신을 성찰해보게 된다.
나를 되돌아봄으로써 평상시 잘못된 행동이 많이 자제가 된다. 잘못한 행동을 했을 때 글을 쓰면서 많이 반성하기 때문이다.
에세이 형식의 글은 우선 경험에서 우러나야하고 또 그 속에 생각과 반성이 있으므로 나쁜 생각과 나쁜 행동이 시정이 된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평상시 늘 글을 쓴다면 늘 반성하고 성찰하게 되면서 가정과 사회가 더욱 평화로운 사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지금에 와서 전문적인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렵고, 없는 글재주로 시나 소설을 쓴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내가 평상시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을 나의 생각과 느낌을 더해서 에세이 형식으로 쓰는 것은 나에게는 다른 어떤 글보다도 편하다.
물론 정통 에세이는 아니다. 그러나 내가 써놓고 내가 읽으면 그래도 그 속에 진리가 숨어 있는듯하여 마음이 흐뭇하다.
만약 내가 말로서 주변의 지인들에게 이런저런 생각을 얘기한다면 잘 귀기우려 들어주지도 않을뿐더러 말이 많다는 핀잔을 들을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지갑을 열고 입을 다물어야 존경을 받는다고 하는데 말이 많으면 사람들이 싫어한다. 그렇다고 지갑을 마구 열 처지도 못되니 나로서는 조용히 하고 싶은 얘기나 생각을 경험에 곁들어 나타내면 나도 시원하고 혹시 그 누군가 읽고 조금이나마 느낌을 가진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또한 언제인가 나의 아들이나 딸 그리고 손자손녀들이 읽고 지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해 준다면 더욱 좋겠다.
지금까지 얘기한 이유도 글 쓰는 이유이지만 정작 내가 글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가 나이가 더 들어서도 할 일을 만들기 위해서다.
활동할 수 있을 때는 시간을 무료하지 않게 보낼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나이가 더 들어서 마음대로 활동이 어려운 시기가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때가 되어서 글을 쓰고자 한다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거 같다. 그래서 지금부터 워밍업을 하는 거다. 그것이 글 쓰는 가장 큰 이유다.
비록 글재주는 없다고 하지만 몇 년이고 지속적으로 글을 쓴다면 청자를 굽는 장인이 오랜 시간 연마한 끝에 작품을 만들어 내듯이 나도 오래 글 연마를 한다면 누가 읽어도 느낌이 있는 청자 같은 고은 글이 써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부터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자를 당할 수 없다 하였다. 계속 글을 쓰고 퇴고하고를 반복한다면 글 잘 쓰는 글쟁이가 되리라 믿는다.
소원이 있다면 죽기 하루 전까지도 좋은 글을 쓰다가 죽었으면 좋겠다.
2015.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