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못 마시는 바리스타의 성장기.
배우 양권석의 연출 데뷔작.
극단 이스케이프의 2017년 창단공연.
2018 춘천연극제 경연작 참여작품.
한 시골 간이역에 작지만 최고급 드립커피만을 취급하는 커피 전문점이 있다.
이곳을 운영하는 닥터 도날드는 자신만의 확고한 커피관을 가진
꼬장꼬장한 성격의 대학교수다.
교환교수로 1년 동안 미국에 가게 되면서 30대 취업준비생인 앨리스를
고용해 훈련시킨 후 가게를 맡긴다.
그런데 앨리스는 카페인에 내성이 없는 모태 커피 취약자이면서도
바리스타를 꿈꾸는 황당한 아가씨.
당연히 닥터 도날드가 한국을 떠나자마자 카페 운영에 온갖 어려움을 겪게 된다.
커피 맛을 볼 수 없어 제대로 된 커피를 내리지 못하는 앨리스에게
구세주처럼 등장한 니나는 육아를 팽개치고 가출한 앨리스의 친구다.
니나는 앨리스에게 캡슐커피 머신을 내밀고, 엉터리 드립커피 대신 캡슐커피를 팔던
그들은 그 사실을 닥터 도날드에게 들키게 되는데….
전문 바리스타로부터 교육받은 배우들이 무대에서 직접 드립커피를 내리는 등
커피향이 가득한 무대를 선보인다.
최근 제38회 서울연극제에서 대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한 양권석 연출과
앨리스 역을 맡은 진실희 배우, 닥터 도날드 역의 김준석 배우가 함께
만들어내는 호흡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이 연극을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정말 좋아라~할 것 같다.
나는 사실 주인공 앨리스처럼 커피 향은 좋아하는 편이지만
커피를 못 마시는건 아니고, 될수 있어면 안 마실려고 하는데,
과거에는 커피를 너무 좋아라 해서 이 연극에 더 몰입이 됐다.
무대 전반에 커피향(여기서는 커피향에 대한 정의가 따로 있다고 알려줬음.
갈리지 않은 원두 상태의 풍미를 '프레그란스', 커피 추출물로 나왔을 때의
향을 '아로마'라고 함)이 깔려있어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극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의 특색을 연극 끝날 때쯤
다 확실히 알 수 있고 기억가능한 극이 제대로 된 연극이라 생각된다.
그만큼 각자 역할에 배당된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할애됐다는 거니까~
이 연극이 딱 그랬다.
각 캐릭터의 특질이 아주 선명하고 재밌다.
기억하기가 쉬우며 이해하기 용이하다.
모든 주인공들의 성격이 다 가지각색이라 관객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이 서로에게
융화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쉽고 재밌지만, 커피의 전문성을 살짝 담은 아주 멋진 연극.
벤이라는 남자의 역을 맡은 남자와, 많은
여자 손님역을 맡은 여자가 극의 코믹적 부분을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배우로서는 두 배우가 기억에 크게 남았다.
주인공 앨리스의 제스쳐 역시 관객으로 하여금 잦은 박장대소를 일으켰다.
주인공 친구 니나는 목소리가 예쁘고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극의 어쩌면 가장 중요한 부분마다 나타나서 이끌어가는 역할을 했다.
코니부인과 총각아저씨는 보기만 해도 흐뭇하고 멋진 역할이었다.
사실 이 두 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음 아, 모든 배우가 다 매력적이야..
10,000원짜리 드립커피보다 3,000원짜리 캡슐커피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는 사실에서,
요즘 변화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잠깐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코니부인이 빵을 무료로 주고 앨리스가 손님들에게 온정을 베푸는 것을 보며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삭막함과 자꾸만 대비하게 됐다.
나도 저런 곳에서 지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과연 나는 다른 사람에게 저렇게 따뜻한 이미지로 다가갔을까?
연극의 그 무대와 상황이 마냥 부러웠다. 행복해보였다.
연극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수준급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몰입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연극의 시나리오가 상당히 탄탄했습니다.
마치 잘 짜여진 스웨터와 같았습니다.
때로는 푸근하기도 하고, 때론 루즈하기도 하면서 관객과의 밀당을 잘 했던 것 같습니다.
역시 기본 바탕이 잘 되어있으니,
배우들의 연기도 그만큼 두각이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네요.
결말부분은 마치 전형적인 전래동화를 보는 듯 했지만,
그래도 그 시나리오를 잘 포장해 마무리를 지으니 훈훈한 느낌이 들더군요.
이번 연극을 보면서 줄거리와 배우들의 연기가 함께 조화를 잘 이루니
이루 말할 수 없을만큼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닥터도날드 역의 김준석님은 행동이 초반이라서 좀 어색하다고나 할까..
앨리스역의 진실희님은 귀엽고 상황 상황에 맞게 감정표현이 잘 표현되었던거 같고.
벤의 송동환님은 멋쟁이요...
로즈역의 심마리님은 예상치 못한 상황의 연기 짱이였어요...
그 외 다른분들도 모두 수고하셨어요... 남은 공연도 홧팅요...
오늘은 대명기자단 이주영님도 함께 공연도 보고 사진도 찍었네요.
7월 1일까지만 공연을 한다는게 아쉬움점이 좀 있었네요..
그래도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니깐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꼭 보시길 바랍니다.
장소는 대명동 계대 정문쪽에 소극장 길에서 합니다.
언제 또 대구에서 공연을 할지.....
좀더 길게 했어면 하는 생각이 연극은 입소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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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개그콘서트보다 더 재미가 있었던
연극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