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편하게 쓰이는 것이 보편(普遍)이라면, 새롭고 빼어난 것이 특수(特殊)이다. 사람은 습관과 관행에 기대어 살아감으로, 낯선 특수보다는 익숙한 보편을 따른다. 이는 물리학의 관성의 법칙과 같은데, 코페르니쿠스, 뉴턴, 아인슈타인... 신선탁월한 이론은 박해(迫害) 속에 수용되면서 과학을 발전시켜왔다. 새로운 것이 다 빼어난 것은 아니지만...
우리차의 등급은 통상 우전, 곡우, 입하, 세작, 중작, 대작... 등으로 나누는데, 시기와 크기가 뒤섞여 있고 그 구분도 적합치 않아서, 등급과 품질이 상충되기 일쑤이다.
고려다원 특급녹차는 흔히 일컫는 우전 가운데 향미가 특별히 좋은 것을 가려내어 섞은 것이다. 아래의 차는 입하 뒤에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따서 만들어 특이하다. 따로 담아 따로 쓴다.
아래의 선농포후희석식 포다법(先濃泡後稀釋式 泡茶法)은 내 특유의, 격식과 절차를 무시하고, 찻물의 농도와 온도를 잘 맞추어 차의 향미를 제대로 맛보고 즐기려는 '차우려내기'이다.
빛깔이 밝고 백호가 보인다.
불기운을 많이 받아 연녹색을 띠며 가장자리가 조금 깨졌다.
부스러기가 없으니 괜한 걱정이었다.
맑고 밝은 찻물빛이 따스한 느낌을 준다.
깊이와 풍부함을 모두 갖추었다.
아엽의 간격은 5월 차잎이 틀림없으나, 눈아가 살아 있다. 좀 부서진 것은
익히기와 비비기를 강하게 한 탓인데, 좋은 향미를 얻기 위한 선택이었다.<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