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 秋分
추분(秋分) _ 24절기 중 열여섯번째 절기. 춘분(春分)으로부터 반년째 되는 날로 춘분과 마찬가지로 낮밤의 길이가 똑같다. 추분이 지나면 점차 낮보다 밤이 길어진다. 추분절기가 되면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 들이기 시작하고, 각종 여름 채소들과 산나물 등을 말려 묵나물로 보관하며 겨울에 대비한다.
○ 추분(秋分)
추분(秋分)는 백로(白露)와 한로(寒露) 사이에 들며, 양력 9월 23일경이다. 태양의 황경이 180°로 춘분(春分과 대치점이 된다. 추분(秋分)이라는 말은 가을(秋)의 분기점(分)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는데, 여러 문헌에서 추분 기간을 5일 단위로 3후로 구분하고, 초후(初候)에는 우레 소리가 그치고, 중후(中候)에는 동면할 벌레가 흙으로 입구를 막으며, 말후(末候)에는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추분 기간에 대한 이런 묘사가 조선 초 이순지(李純之) 등이 펴낸 <칠정산내편(七政算內篇)>(1444) 등 한국의 여러 문헌에도 인용되고 있다.
○ 추분(秋分) 절기의 풍습
여름채소 말리기 추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므로 이날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가을이 시작된다고 생각했다. 그밖에 추분을 기념하는 특별한 민간 풍속이 있지는 않으나, 조선 중기의 문신 신속(申洬)이 펴낸 <농가집성(農家集成)>과 이 책에 포함된 <사시찬요초(四時纂要抄)> 등에 의하면, 이 무렵의 시절 음식으로는 버섯 요리가 대표적이며, 추수에 힘써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 들이고, 각종 가지 호박 등의 여름 채소들과 산나물 등을 말려서 겨울철을 위해 비축했다.
노인성(老人星) 제사(祭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추분을 맞아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별인 노인성(老人星)에 국가에서 제사를 지냈다. 노인성은 남반구 별자리의 별인데 한반도에서는 제주도와 남해에서 추분과 춘분 사이에만 관찰된다. 추분에 노인성이 나타나면 길(吉)하다고 보고 국가의 평안과 국민의 안녕을 비는 제사를 지냈다.
추분 바람으로 이듬해 농사를 점친다. 조상님들은 추분에 부는 바람으로 다음해 농사릐 길흉을 점치곤 했는데, 추분에 건조한 바람이 불면 다음해 대풍(大豊)이 든다고 생각했다. 또한 바람이 서북쪽(乾方)이나 동남쪽(巽方)에서 불어오면 다음해에 큰 바람(太風)이 있고, 북쪽(坎方)에서 불어오면 그해 겨울 혹한(酷寒)이 닥친다고 믿었다.
추분 비로 이듬해 농사를 점친다. 추분절에 작은 비가 내리면 내년 농사가 풍년이 들고, 날이 화창하면 내년 농사가 흉년이 될것이라 생각했다.
추사일(秋社日) 추분절이 사일(社日) 앞에 있으면 쌀이 귀하고 사일(社日) 뒤로 들면 풍년이 든다고 여겼다.
*사일(社日) : '사(社)'는 땅을 관장하는 신령을 의미한다. 땅의 신령이 동하는 시기는 일년 춘추(春秋) 두번있는데, 봄에는 춘사일(春社日) 가을에는 추사일(秋社日)이라 했으며, 춘사일은 입춘(立春) 후 양력 3월 17~26일 사이에 들고 추사일은 입추(立秋) 후 양력 9월 18~27일 사이에 든다. 춘사(春社)에는 한해동안 부지런히 일하자는 의미로 제사(祭祀)하고 추사(秋社)에는 풍년을 감사하는 의미에서 제사(祭祀)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