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일시 : 2024년 4월 4일 (목) 19:30~21:30
모임 장소 : 사당역 인근 '와우카페'
# 1.
지난 달(24년 3월)까지 서울 책.사.넷 6개월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을 돌아보니 책을 구실로 서로 어울리며 쌓은 추억, 배움, 소망이 있었습니다.
제 삶의 변화도 있었고 그렇게 되기까지 함께 해 준 분들에 대한 감사도 있었습니다.
그 내용을 기록하고 싶었고, 내용 정리하여 한 편의 글로 남겼습니다.
그 돌아봄으로 얻은 좋은 기운을 이어가고자
이번 달 책사넷을 구상했고 그 문을 열었습니다.
3월 모임에 함께 했던 최우림 선생님이
그때 못 나눴던 자기 책을 여러 권 가져왔습니다.
함께하는 동료에게 한 권씩 선물하며, '최근에 개발한' 저자 사인도 남겼습니다.
(오른쪽 사진에 있는 저자 사인이 근사합니다. 몇 번을 다시 읽었습니다)
사회사업가로서 애씀의 흔적을 기꺼이 나누는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다음 달에는 '저자'로써 우리 모임에 초대하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 2.
이번 달에도 돌아가며 각자 가져 온 책을 소개했습니다.
먼저, 이예림 선생님은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를 소개했습니다.
현재 일하는 곳이 발달장애인 긴급'돌봄'센터 이기에 때때로 받는 전화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때마다 발달장애 당사자에 대해서 '돌봄'이란 단어가 괜찮은지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 단어를 다시 살펴보고자 출퇴근 길에 꾸준히 읽는 책이라 했습니다.
책 내용 가운데 '돌봄은 순환된다'는 말이 인상 깊었고,
그것은 일상에서 관계 맺음과 이어진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습니다.
그 배움을 업무 과정 일지에도 반영하고자 '돌봄'을 대체할 단어('지원' '생활 지원')를 찾고
함께 일하는 동료와도 나눈다고 했습니다.
예림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김국현 선생님이 장애인 시설에서 일할 때의 경험을 나눴습니다.
'용어가 곧 실천을 좌우하기에 대체 용어를 찾고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했습니다.
최우림 선생님은 현재 참여하는 다른 모임에서 사용하는 구호로써
'자기 돌봄, 서로 돌봄을 위한 글쓰기 공동체' 를 지향하고 있는데,
그때 쓰는 돌봄과 우리 일에서 쓰는 돌봄은 어감이 다르다는 것을 얘기했습니다.
(개인 일에서 '돌봄'과 사회사업가로써 쓰는 '돌봄'은 그 어감이 다를 수 있음을 생각했습니다)
김상진 선생님은 '보호자' 라는 용어에 관해서도 생각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보태는 책 한 권으로 『아빠의 아빠가 됐다』를 소개했습니다)
아이의 부모 혹은 선생으로써 보호 책무가 있을 때, '보호자' 라는 단어는 쓸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는 사람에게도 우리는 너무 쉽게 '보호자'라 총칭하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럴 때 받을 부담감과 어색함이 위에서 소개한 책에 담겨있습니다)
이야기 듣고 우리 일에 비추어 돌아보니, 정말 그러했습니다.
나에겐 자녀가 없는데, 나이가 많으니 '아버님' '어머님'이라 불리는 것과 같겠다 싶었습니다.
생각없이 무의식적으로 사용했던 '보호자' 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특별하거나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여쭤보고 합의된 호칭을 부르면 좋겠습니다)
김상진 선생님은 『GV 빌런 고태경』 을 소개했습니다.
영화 관계자가 자신들의 작품을 구실로 관객과 만나는 관객과의 대화(GV),
그 좋은 시간에 훼방을 놓는 빌런(=악역) 고태경씨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었습니다.
처음 그 모습을 겪은 사회자는 그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고태경씨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묻고, 그의 삶을 다큐 영화로 그려가며
그 사람의 이면을 알아가는 이야기와 영화에 대한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들이 흥미롭다고 했습니다.
흥미로운 책 소개를 들으며, 이 상황을 우리 일로 빗대어 생각해봤습니다.
내 일로써 실천 사례 발표회(GV)를 하는데, 어떤 주민 혹은 실천가가 찾아와서 이렇게 질문을 한다면?...
우선, 발표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실천에 바탕이 되었던 이론은 무엇입니까? 그건 어떻게 검증된 건가요?'
'제게는 발표까지 할만한 전문성이 보이지 않는데요, 실천 과정에서 당신는 무엇을 했습니까?'
(다행히, 지금까지 사례 발표를 많이 하지 않았고 할 때마다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렇게 질문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 질문에 응대할 수 있는 대답 행실을 갖추고 싶습니다)
(나아가, 그렇게 묻는 분에게 우리 하는 일, 사회사업 활동에 참여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김국현 선생님은 『트렌드 코리아 2024』 를 소개했습니다.
매년마다 새해에 트렌드로 부상할 단어와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책이며,
올해 초(1월)에 예약했는데 지금(4월)에서야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고 했습니다.
올해 트렌드로 부상하는 키워드는
'분초사회' '호모 프롬프트' '육각형 인간' '도파밍' 등인데,
특히 재미나게 본 트랜드는 '요즘 남편, 없던 아빠' 부분이라 했습니다.
과거 권위적 가장에서 평등한 동반자로써 역할이 바뀌어 가는 요즘 남편,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6시 신데렐라'를 자처하며
주말 아침 소아과 줄을 기다리거나 아이의 통학버스를 기다리는 없던 아빠의 등장은
일과 삶, 가정 생활의 양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인에게 와 닿은 내용이라 했습니다.
보태는 이야기로써 미래사회의 근무문화에 대해서 얘기 나눴습니다.
고정 출퇴근 시간(9 to 6)에서 본인이 선호하는 시간과 집중 장소에서 일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유연/탄력/재택/원격/현지완결형 근무) 그것을 적극 실행하는 직장이 경쟁력 있는 조직이 되겠다 싶습니다.
최우림 선생님은 『시선으로부터,』 를 소개했습니다. (책 제목의 '시선'은 사람 이름)
'심시선' 이라는 할머니의 10주기를 맞아 하와이로 떠난 가족들이 겪은 일화를 그린 소설이며
작년 어르신들과 글쓰기 모임할 때 참고서적으로 읽었다고 했습니다.
책 이야기 가운데 '모든 일에 있어 닳아 없어지지 말자'고 한 대목을 짚으며
작은 것에도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살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보태는 이야기로써
심선진 선생님이 할아버지 제사를 맞이하며 사촌 동생의 추천으로 읽어 본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때 들은 할아버지 제사 풍경이 인상 깊었습니다. (제사상 차리지 않고 각자 음식 챙겨서 간다고 합니다)
이야기 들은 후, 언젠가 제가 죽어서 제사를 지낸다면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유언을 남기고 싶습니다.
[제사에 관한 유언, Ver. 1.0]
'저의 제사상은 차리지 말아주세요. 저녁 7시, 먹고 싶은 음식 조금과 읽고 싶은 책 한 권만 챙겨서 놀러오듯이 저를 만나러 오세요. 그 자리에 모인 분들끼리 인사하고 30분간 각자의 책을 읽은 후, 한 자리에 모여 소개해주세요. 읽으며 와 닿은 부분을 명랑하게 낭독해주면 더욱 좋겠어요. 그리고 각자 가져온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 나눠주세요. 그 풍경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세상 밖에 있는 나에게도 기쁨이 될 겁니다!'
심선진 선생님은 『걷는 생각들』 를 소개했습니다.
저자가 매일 하는 아침 산책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다는 생각으로 걸으며
그 속에서 발견한 삶의 의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산문집이라 했습니다.
생산성 있는 산책도 좋지만, 즐겁게 산책하는 마음을 담아낸 것이 인상 깊었다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제목이나 소개만 언뜻 보면 가벼운 책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홀로 사는 기쁨과 슬픔, 나이 듦에 대한 묵직한 주제들도 있다고 했습니다.
최근 아침 산책을 습관화 하려고 노력하는 제가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보탰습니다.
최우림 선생님은 부상으로 인해 쉬고 있던 러닝을 다시 하면서 느꼈던 느낌을 나눴습니다.
(보태는 이야기를 나누며, 몸을 움직이며 살아야 할 이유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홍준호 선생님은 다음세대재단 방대욱 이사님이 만년필로 쓴 글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봉하마을에 있는 (故)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에 들렀던 경험을 나눴습니다.
그 험한 시기를 살아오며, 그럼에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꿋꿋이 살아 온 모습,
그 역사를 보면서 빚을 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 빚이 무겁게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오늘을 잘 살고, 다가올 미래세대를 위하며 잘 갚아가야겠다고 했습니다.
<<모임 마치고, 위의 이미지를 다시 보면서 느낀점..>>
세상에 희망은 없다가 아닌, '나는 지쳤다'라는 표현을 유심히 들여봤습니다.
현재는 지쳤기에 희망이 보이지 않을 뿐, 회복하면 다시 희망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세상에 희망이 보이지 않고 후회와 걱정만 가득다면, 지금 내가 지쳐있는 것이니
우선은 나 자신을 잘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더하여
이어 올 다음 세대에게 나는 어떤 바통(=전통, 문화)을 넘겨주고 싶은지 생각했습니다.
깨끗하며 번쩍이는 훌륭한 바통이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 우선 주고 싶은 바통이 있습니다.
그 바통은, 다음 세대에게도 당당히 소개할 수 있는 '고풍스럽고 고상한 바통'입니다. 그걸 전해주고 싶습니다.
그 바통을 대대로 이어가며 우리 일의 본질을 주고받는 이어달리기가 꾸준히 진행되면 좋겠습니다.
(그런 바통을 '나부터' 만들어가겠습니다. 그런 바통을 이어갈 '다음 세대'를 생각하겠습니다)
홍준호 선생님이 책 한 권도 소개했습니다. 『논백 리더십 전략』
논문 백편의 내용을 인용하여 리더십 내용을 다른 책이며,
이번까지 총3번을 읽었는데, 재독할 때마다 인사이트가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여러 내용 가운데 '외적동기와 내적동기의 상관관계'에 관하여 소개했습니다.
단순&반복적으로 진행하는 일에는 외적동기가 필요할 수도 있겠으나,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에서는 외적동기보다 내적동기(=가치, 철학, 신념) 비중이 크다고 했습니다.
특히, 우리가 하는 사회사업에서는 내 일에 관한 '자발적 내적동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개인 뿐만 아니라 조직차원에서도 그 과정을 꾸준히 할 수 있게 살펴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주민모임으로 지역 조직화 쉽게하기』 를 소개했습니다.
당진북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일하는 청년 사회복지사 이재욱, 한수지 선생님이
왜 주민모임을 하게 되었고, 모임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를 자기 일로써 풀어낸 책이라 소개했습니다.
책에 담긴 여러 내용 가운데,
'요즘 사회의 모습' 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하며 '관계'를 키워드로 모임을 진행한 것과
모임을 이루고 진행 하면서 배우는 '모임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소개한 내용을 나누며,
요즘 사회에서 겪는 여러 문제들의 해결책이 '관계'라고 생각하여 지역에서 모임을 이뤘는데,
그게 어느 때나 맞는 것은 아님을 알고 사람, 사안, 상황을 살펴 행하며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함을 깨닫습니다)
# 3.
책 읽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과 함께
4월 서울 책사넷 1차 모임을 잘 마쳤습니다.
(지난 달도 그렇지만 이번 달에도 역시 시간이 부족합니다..)
각자 소개하는 책 이야기를 들으며 관심사와 생각을 이해하고
더 넓은 세상을 상상하고 탐구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제게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귀한 시간 쪼개어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주 목요일, 2차 모임에서 다시 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첫댓글
역사란 구시대에서 새시대로 이어가는 '이어달리기' 와 같은 것
Go Child~
Step on me and go, your way!!
and make new way for the next gene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