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 - 최영주
아침부터 수다가 시작됐다
물 위에 동동
입마를 걱정은 없겠지만
누가 제일 떠드는 지
입 모양만 봐도 알겠다
수련잎 초등학생 - 공광규
수련잎 초등학생들이
교문을 빠져나오며 하교 중입니다.
등 뒤에서 앞에서 옆에서 누가 듣든 말든
입을 벌리고 종알거립니다.
시계꽃 - 이시향
시계꽃이 아니라
분침과 시침이
너만을 향해 고정된
나침반 꽃이구나!
시계꽃 - 강영식
바람소리가 들린다
꽃은 시간을 돌리는 프로펠러다
그 진격의 힘으로 봄이 가고 여름이 오고
끝없이, 세월이 가는 것이다
필연 - 조영진
지리산에 흩뿌려진 슬픈 뼛가루들이 피어오른
저 구름
지리산이 꿈꾸었던 구름에 대하여 쓰기 위해
그는 펜을 들 수밖에
펜의 힘 - 이승재
권위를 세운 것도 아닌데
칼날을 세운 것도 아닌데
진실이 올곧게 서는 직필(直筆)의 힘
시작 - 최정숙
펜을 높이 들어
밝은 점 하나 찍고
시작(詩作)
백수 - 김왕노
고삐처럼 넥타이로 목을 묶고서
소처럼 일하러 가야 될 곳이 없다.
넥타이 - 복효근
올가미를 닮았으나
죽음보다는 죽임의 혐의가 농후하다
죽이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검투사의 검 같은
첫댓글 하나의 사물을 보고도 생각은 천 가지가 될 수 있음을 봅니다~~
디카시 쓰시는 분 중
A.B.C - 3명이 있었습니다
2년 전쯤
B에게 전화가 온 일이 있었습니다
C가 자기 사진과 비슷한 사진을
찍어 카페에 올렸다고
C를 잘 아느냐고 무척 기분 나빠
하였습니다
B와 C가 발표하기 전 비슷한 사진이
A 에게도 있었다고
디카시를 톡으로 보내주었습니다
B가 깜짝 놀라면서
C에게 큰 실수를 할 뻔했다고 하면서
죄송하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진은 다른 곳에서 찍더라도
비슷한 사진이 나올 수도 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신춘카페 새봄님의 댓글]
맞습니다. 청조님 사진은 비슷한 사진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게도 저기 시계꽃 사진이 있는 걸요.
언젠가 저도 노란 민들레 꽃 사진을 동네 공원에서 찍은 게 있는데
디카시 수상하신 분 김영빈? 시인인가 누구 작품이 게시판에 올라온 거 보고
깜놀하면서 엄청 반갑더라구요.ㅋ
어머 나도 저런 사진 있는데...ㅋㅋ
사진 찍은 그림자는 여자와 남자로 다르겠지만 포인트는 비슷하더라구요.
물론 시 내용은 다 다르겠지요.
대상을 포착하는 면에서 비슷한 사람들이 있으니
그러려니 해야할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시로 풀어내느냐가 관건이겠죠.
지천으로 널린 게 자연인데 사진이 왜 겹치지 않겠습니까.
저는 가끔 시 합평 시간에 옆에 문우와 불쑥 두 입에서 같은 시어를
대답할 때가 있는 걸요.
더러는 시 선생님과 동시에 같은 시어를 말할 때도 있구요.
감성적 코드가 비슷한 사람들도 더러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