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음에 대하여
김광한
시간이 지나면 누구에게나 공통적인 소유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돈이 됐으면 얼마나 좋겠냐만, 돈이 아니라 나이입니다. 나이는 삶의 높낮이에, 지위의 고하에,지역의 멀고 가까움에 관계가 없이 하나씩 줏어 먹는 것이지요. 한국 대통령도,미국 대통령도 부자도 가난뱅이도 공평하게 나눠갖는 것이 나이이지요.나이를 먹으면 몸과 마음이 함께 늙어간다는 공통점도 같지요.인생이란 이 세월 속에서 시간을 얼마나 유용하게 썼느냐에 따라서 출세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양분이 되지요.
그러나 조금 더 긴 눈으로 보면 늙으면 대부분 비슷해지지요. 우선 겉모습이 남들 보기에 아름답지 못하고요,몸에서는 이상하게도 군덕내가 나고요,그래서 젊은이들이 곁에 앉기를 꺼려하는 것도 똑같지요. 그러나 이런 신체적인 문제보다 더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평생토록 한 시행착오를 그대로 믿고 고집하는 것이지요.또 저놈은 나쁘고 이 사람은 좋다는 흑백논리를 고집하는 것이지요.
내게 잘못한 사람은 그가 태어난 도시와 그가 갖고 있는 성씨와 그 가족 관계 자체를 아예 파렴치한으로 몰아 붙이는 것이지요.그들에게 철학은 경험이지요.어느도 사람은 죄다 나쁜 인간이고 어느 당 사람들은 죄다 빨갱이들이라는 식의 흑백논리는 개인은 물론 국가 자체를 가치관의 혼란으로 종종 빠뜨리기도 합니다만.그러나 그것이 현실이지요.어느 특정 지역 특정정당 사람들 모두 반성하고 자신들을 되돌아보아야 그런 인식들이 희석돨 것으로 알고있지요.
그러나 무조건 남의 이야기는 아예 무시해버리는 사람들,늙어가면서 철이 나는 것이 아니라 고집불통으로 말뚝을 박아버려서 도저히 이해의 공감대가 형성 되지 않는 사람들, 그것은 잘못 늙어가는 것이지요.그래서 공자님은 나이 60이면 이순(耳順), 즉 귀가 순해져서 다툼을 피하고 선악의 판단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50중반이 넘어서면 서서히 인생의 레임덕이란 것이 오게 됩 니다. 대통령의 임기가 5년이라면 3년정도 지나면 차츰 권력의 힘이 누수가 되고 밑의 사람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 경향이 있게 되어서 국가 경영에 차질이 생게 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인생의 레임덕을 어떻게 슬기롭게 넘겨서 종말을 고급스럽게 맞을 수가 있느냐 하는 것이 인생의 커다란 화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즉 고급스럼게 늙느냐 아니면 천하게 늙느냐에 따라서 인생 전체의 공과가 생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젊어서의 친구가 늙어서도 친구가 될수가 없고 평생을 한일이 늙어서도 할 수 없는 것이고 보면 우리의 지난날들은 그저 한번 해본것에 지나지 않지요.고급공무원 교수, 정 치가, 판검사 등 이 사회의 엘리트집단 속에서 살던 사람들도 세월이 지나면 하나의 공통분모로 획일화 되지요.철학가는 생각이 많은 늙은 이, 정치가는 말잘하는 늙은이, 재벌은 돈많은 늙은이,판검사는 법에 도통한 늙은이, 예술가는 글잘 쓰고 그림 잘 그리는 늙은이라는 공통분 모속에서 좀더 낳은 것을 찾아보는 것이 그래도 한 인생을 잘 살았다 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얼굴 잘생기고 미인이었고, 벼슬이 높았고,재주가 좋았던 것 역시 한시적인 것들이란 생각이지요. 얼굴예쁜 미인은그동안 발랐던 화장품 들이 행방불명이 됨과 동시에 세월이 주름지도를 만들어 놓고 벼슬 높았던 것은 남들이 그 벼슬을 차지 할때쯤 잊혀지는 순간의 바람과 같은 것이지요.그럼 어떻게 늙어갈까요. 우선 남의 인생을 인정해 줄줄 아는 삶을 가져야겠지요.그리고 쓸데 없는 것에 집착함을 버리고 혹시 쓸것 제외하고 소유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다면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인계해줄 아량, 그리고요, 자신을 찾아온 사람의 눈을 보면서 그가 무엇때문에 찾아 왔는가를 알아차리고,웬만하면 그냥 돌려보내지 않은 넉넉함이 있어야겠지요.
누구와 함께 돈을 낼때 먼저 소리없이 내는 사람,그러자면 품위유지를 위한 약간의 돈이 있어야겠지요.그저 많은 돈은 필요없고 마누라에게 눈치 보지 않고 쓸만한 돈,자신이 평생을 했던 모든 업적은 그 개인에 게 한정된 바람속의 물방울이었다는 생각을 가지면 조금은 겸손해지겠 지요.외국나가서 찍은 사진을 내보이면서 자랑을 한들 남들이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들의 삶이란 예전 먼저 살다간 사람들의 뒤를 잇는 한줄의 역사책에도 남겨지지 않는 것들이라 생각 하고 별것아니란 생각은 자신의 인생을 좀더 차원높게 만들지요.
미남미녀의 얼굴보다 마하트마 간디의 다소 우스꽝스럽고 못생긴 얼굴, 아브라함 링컨의 특색있는 얼굴, 박근혜 대통령의 누님같고 자애로운 얼굴,젊은 시절의 인형같던 오드리 헵번의 그 예쁜 얼굴보다 기아해방을 위한 운동에 나섰던 늙고 조금 모자란 인간적인 그 얼굴이 더 매력적이란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알지요. 문학이나 미술, 음악만이 예술 작품이 아니라 우리들 인생 그 자체도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삶을 가질때 늙음은 더욱 고급스러워진답니다.천한 늙음은 소유의 집착을 버리지 못할 때 오는 것이고,고급 스러운 늙음은 모든 것을 버릴때 비로소 오는 것입니다.
그리고요,이제 까지 병신 안되고 살아온 사람들은 태어나게 해주신 분에게 고맙게 여기고요,살아온 시간을 허락한 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겠지 요. 이렇게 늙어간다면 하느님도 머리를 끄덕이실 것입니다.
첫댓글 한문장 한문장이 너무나 마음에 공감됩니다..
고급스러움이 넘쳐나는 늙음에 대한 화두..
모든것을 버릴때 비로소
고급스러운 늙음이 온다는 말씀...
오늘도 하나님의 작품으로 살아야 할
숙제를 깨닫게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황송합니다
@일송정 일송정님 글에 영혼이 맑아집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꾸벅 ^^
이렇게 늙어간다면 하느님도 머리를 끄덕이실것입니다
아마 제생각에는 머리만 끄덕 이실것이 아니라 두발로 뛰어나오셔 맞이해주실것입니다
아니 그런데 댓글 달고 보니 좀 그러네요
빨리 하늘나라가시라는것 같구요 ㅎㅎ
아닌것 알지요
그럼요
@일송정 어쿠 감사합니다
제가 요즘 일송정님께 버릇없이 구는것 같습니다
이해 해주시죠
너무 좋아서 그런것 입니다 ^♡^
일송정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인생은 누구나 젊을때는 제잘난 맛에 사는데 늙어가면서 버려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이들어 항상 조심되는게 주책없다는 소리는 안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비쳐지는지 항상 조심은 한다고 하는데 그게 쉬운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오늘아침 저에게 좋은 말씀 귀감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어떤 땐 지금도 아직 충분히 젊고 따라서 젊은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고 믿고 있지요.
육체도 인격과 함께 성숙해져 가기는 해도 패기와 열정은 어느 젊은이에게도 뒤지지 않는
그런 삶의 자세와 태도를 견지하고 싶습니다.
인격의 성숙은 일송정님 말씀을 따르면서 말입니다.
Thanks for your message
Have a great day
이렇게 늙고 싶습니다.
젊은이들도 거부감없이 가까이 올수 있는 최대한 그런사람으로 늙고 싶습니다.
전 어느 순간부터 젊은이에게 나이를 물어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물론 처음 만난사람이 대뜸 저의 나이를 물어보면 저 또한 대화를 회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