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봄학기에는 새로운 분이 한분 오셧다.
그래서 수강생이 모두 3명이 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레이키 포지션에 대해 실습을 했다. 한명이 누워있고, 나머지 세분이 각자가 맡은 포지션에 따라 이동하며 레이키 힐링을 한다. 고피난다 교수님이 설명해주시고 주성욱쌤의 시범을 보면서 겨우겨우 따라한다. 한사람씩 테이블에 누워서 담요를 덮고 누우면 담요위로 나머지 세분이 레이키를 보내는 씩이다. 그리고 각자의 소감을 말한다. 소감을 말할때면 곧 우리들의 활동은 진실공방에 빠져든다.
나는 분명히 정신을 차리고 있었는데, 나머지 세사람들은 내가 레이키를 받는 동안 잤다고 한다. 심지어 코도 골았다고 한다. 아직도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CCTV를 설치하든지, 휴대전화로 촬영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언젠가 한번은 레이키 포지션 실습을 하다가 웃음이 터져서 정말 미치는 줄 았았다. 진지하게 해야 하는데 겨우겨우 웃음을 참고 집중하려면 또 누가 킥킥거려서 나머지 사람들도 따라 웃게 되는 상황이 연속되었다. 해야 했던 레이키 실습은 못했지만 눈물나게 실컷 웃고나니 그것도 좀 후련한 것이 웬지 모를 개운함으로 다가왔다. 한편으로 생각하니 레이키보다 더 낫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내가 수업중에 엉뚱한 이야기를 많이해서 교수님이 진도나가야 되는데 어려움을 겪으신다. 이 점에 대해서는 두분의 선생님들께도 늘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좀 지나고 나니 두분 다 팔자려니 하고 포기 하신듯 보인다
그러고보니 나의 삶은 그닥 순탄치 않은 것 같다.
오늘도 집사람에게 야단을 맞았다.
아침에 카레를 만들라는 지령을 받았다.
채소를 썰고 올리브유에 볶으라고 하였다.
급하게 아래 서랍에 비스듬이 놓인 올리부유를 붇고 좀 이상한 느낌 속에 볶았다.
아이들이 맛이 이상하다고 했다.
내가 넣은 것은 올리고당이었다.
결혼 초기에는 김해 한림에서 농사를 짓는 처가에 자주 갔었다.
하지만 몇몇의 사건들로 인해서 쉽게 발걸음이 안떨어진다.
그 몇몇의 사건 중에는 송아지가 귀여워 외양간 문을 열었다가 송아지가 도망간 사건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다음으로는 장인어른이 이틀간 쌓아 놓은 쌀가마니를 무너뜨렸을때의 장인어른 표정은 잊을 수가 없다.
올 봄에는 장모님의 못미더워하는 눈길속에 모판을 날라주는 일에 투입됐다.
나는 모판을 날라주고 장인 어른은 직접 이양기로 심었다.
나는 일전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정말 허리가 끊어지게 모판을 날랐다. 절반쯤 모를 심으신 장인어른이 "김서방 이제 까만쌀 모를 가져오게"라고 하셨다. 나는 모가 까만쌀 모가 있고 흰쌀 모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장인어른께 "그게 무슨 말입니까 장인어른?"이라고 했다. 논두렁 앞 줄에 놓여 있는 것이 흰쌀 모판이고, 바로 뒷줄에 놓여 있는 것이 까만쌀이라고 하셨다. "그냥 막 드렸는데"라고 이야기를 드렸다.
내 이야기를 듣고 모판을 살펴보시던 장인어른은 한참을 먼산을 보셨다.
내가 모판을 구분하지 않고 드려서 흰쌀과 까만쌀이 섞여 심어진 것이었다.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다. 언젠가 장인어른이 간장게장을 좋아하신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시장에 가서 간장게장을 사왔다. 아주 기쁜 표정으로 장모님께 제가 간장게장을 사왔다고 자랑했다.
내가 사온 게장을 보신 장모님의 표정은 '한심하다'는 단어를 표정으로 지어 보이셨다.
빨리 신뢰로운 가이드님을 배정받아서 순탄한 삶을 살고 싶다.
나는 레이키 에너지를 받을 때면 어깨쭉지가 고주파 치료기로 치료 받듯이 저리는데 위치가 맘에 들지 않는다.
아무리 쿤달리니나 여타의 책을 찾아봐도 어깨쭉지에는 뭔가 근사한 것이 있다고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근디 왜 어깨쭉지가 져리는 걸까?
나에게 레이키를 보내시는 분은 좀 참고해주시면 좋겠다.
나의 레이키 활용기
집에 어머니는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으셨고 약을 드시고 계시다. 저녁에 잠을 잘 못주무신다. 그래서 저녁에 수면제를 드시고 주무시는데도 많이 힘들어 하신다.
어머니를 눕게하고 두 손에 어머니의 머리를 올려 놓은채 레이키를 보낸다. 우리 어머니가 제일 좋아 하는 포지션이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어머니는 따뜻하다고 하시고 그 자세로 잘 주무신다. 아주 어렸을때 외할머니 다리에 누워 귀를 파는 느낌이라고 하신다.
가끔씩 집사람에게서 카톡이 온다. 애가 열이 나니 빨리 집에 와서 레이키를 해보라고 한다. 또한 감기 증세가 있다며 자고 있는 나를 깨워 레이키 힐링을 해보란다. 나도 감기걸려서 죽겠는데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의료행위를 자꾸 시킨다.
주변 가족들의 레이키 힐링 압력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그리고 나를 혹사시키는 느낌도 든다.
괜한걸 배웠나ㅠㅠ
그래도 레이키를 배워서 좋은 점도 많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장점은 핑계대기와 변명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주변에 뭔일이 생겨도 신에게 대신 책임전가를 해도 되기 때문에 정신 건강이 용이 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