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학기동안 느낀 점. A4지 1장 분량 ”
슈리
크리슈나다스 아쉬람의 첫 번째 봄학기 내내, 미지의 세계를 탐험이라도 하는 냥 모든 것이 신선하고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A4지 1장쯤이야
거뜬하지!하며 자신만만 했었다.
그러나,
1학기동안 누적된 감동과 충만한 느낌과 달리, 막상 쓰려고 작정하니 쓸 것이 없다.
다시금,
마음을 다 잡고 ‘명상’과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통독했다. 또 쓸 것이 없다.
다시
또 한번, 한 모서리를 접어놓고, 메모를 하고, 줄을 그어 놓은 곳을 중심으로 찬찬히 읽어보며 한날한날을 되돌아 보았다.
그리고
비장한 마음으로 모니터 앞에 앉았다. 하~ 또 쓸 말이 없다.
이것은
뭐지? 며칠을 내리 밤마다 한동안을 멍하니 앉아있기만 했다.
분명
배웠고, 느꼈고, 무엇인가 내안에 흔적이 남겨져 있음에도 그 무엇도 쓸수가 없다.
그
황망함앞에서 내가 할수 있는 것은 오로지 배운대로 명상을 하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어느날 문득 알게 되었다. 내가 배운 ‘명상’은 그냥 내게 스며들었다는 것을.
그래서
분명 배워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였기에 말과 글로는 그 느낌을 표현하기가 힘이 든게 아닐까. 또한 그 낯선 경험과 연결되는
지식의 깊이가 얕아서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쉬람에서의
명상 수업은, ‘나’를 들여다보고 해부하고 평가하고 반성하고 그러면서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더 미세하게 조정해가며 다듬는
과정이었다.
그랬다.
오롯히, 내가 어디로 가고 있었던가?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다. 그래서 교재를 몇 번을 읽고, 그때마다 감명받았음에도..
결국 내게 남은 것은 ‘나’와 ‘참나’ 그리고 ‘나의 방향성’이다. 그리고 그 방향을 찾기위한 방법으로 서툴지만 꾸준히 명상을
했을뿐이다.
아쉬람에
오기전, ‘명상’은 내가 사는 세계와는 다른 이상세계의 말인 줄 알았다.
가끔
교육원이나 워크샵에서나 경험하는.
하지만,
“우리
삶속에는 이미 명상의 강한 요소가 존재하지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뿐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무엇을 이루건 우리는 집중의 힘을 통하여 그것을 이루며 그 집중이 바로 명상이다. 그 집중의 방향을 우리의 내부로 돌리기만 한다면
명상은 우리가 진리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수단이다. 이는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미니자각의 연속을 통해 우리 존재의 더욱 깊은 수준들로 점차 이동해야 한다.”
는
구절은 이제부터 ‘명상’이 내 삶의 전부가 될 수 있겠구나, 이제 시작이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나의 첫 수업의 주제는 내가 가진
의문의 정중앙을 제대로 찔러준 고마운 수업이었고, 나를 세상속에서 건져올린 계기가 되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님을 믿는다.
봄학기동안
나의 헛헛한 마음이 조금씩 채워지면서 고요함이 찾아오니 좀 더 ‘바른’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아울러,
제자의 무지를 몰아내고 빛을 준다는 진정한 스승의 의미를 되새기며,
한미영
교수님께 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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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학과 김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