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가을학기- 얏나로 살아보다. ”
코로나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가 에고와의 전쟁을 치르는 동안, 아쉬람은 봄학기를 건너뛰고 가을이 되어서야 개강을 했다.
올 가을만큼 아쉬람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애틋했던 적이 있었을까.
바깥세상의 어수선함으로 내 손발의 자유가 <사회적거리두기>라는 명목으로 억압당하는 중에, 나의 가족과 직장의 소중함과 더불어, 내가 하는 지금의 이 공부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과연, 내가 이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이 상황으로 얼마나 많이 감각과 마음에 휘둘렸을까? 여느 사람들처럼 코로나 확진자 수에 따라, 주변인들의 동선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하고 코로나블루에 허우적거렸겠지. 그런 시간 속에 공부한 바가바드기따는 어느 선이상으로 달아나지 못하게 나를 딱 잡아주는 말뚝이 되었다.
가을학기 개강 후 혼란스러운 세상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각오로, 바가바드기따 필사를 시작했다. 매일 밤, 마음을 ‘하나’에 집중시키고, 얏나의 마음가짐을 되내이며, 명상에 집중했다. 감사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아무리 소란스러운 낮의 시간을 보냈어도 저녁명상 후에는 평온함이 찾아왔다. 명상의 깊이를 논하기는 부족하지만, 명상이 주는 명료함에 매료되었던 시간들이었다.
바가바드기따에서 아르주나는 적군이 차라리 자신을 죽이는 것이 좋겠다 할 정도로 동족과의 전쟁을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참나에 대한 지식을 알고 난 뒤에는 그 마음을 넘어서서 자신의 의무를 해낸다. 이 이야기는 매일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재판일을 하는 내게, 마음을 하나에 고정시킴으로 혐오를 피하지 않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무엇보다, “결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성공과 실패 둘 다에서 평등한 마음으로 있으면서, 최선의 능력으로 그대의 의무를 하라.”는 메시지는 혐오와 무관심사이의 기로에 서게 될때마다 나아가기를 주저하는 나에게 용기를 주었고, 지금까지 내 데스크에 붙여져 있는 소중한 지침이 되어 있다.
이는 나의 삿상주제이기도 하였는데, 스승님께서는 아르주나에 비하면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며, 이 일이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내게 올만한 일이었으니 왔을 것이라며 감각에서 벗어나 내가 해야할일을 능숙하게 해내라 하셨다. 글로만 읽고 혼자 고민할 때는 뭔가가 희미했는데, 스승님의 답변을 받으니 그동안 희미했던 길이 또렷이 보인다. 이번에 새로 출판된 바가바드기따를 만난 순간, 좀 더 섬세하게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2학기 가을교재로 채택되었다고 했을 때 나만의 뭉클함이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지금 가장 큰 문제에 대한 답을 얻고 보니, 배움의 기회 또한 그냥 온 인연은 아니었음을 알겠고, 그저 감사할 뿐이다.
이렇게나 친절하고도 자세하게 참나를 알려주고, 명상하는 법을 알려주고, 그 너머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바가바드기따>를 공부할 수 있었던 기회를 주심에 감사하고, 여전히 무지로 충만한 저를 끝까지 이끌어주신 한미영 교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
명상학과 김지나
첫댓글 김지나선생님.
학기 소감문 잘 읽었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동안 선생님의 이러한 마음가짐과 노력들이 잘 보였던 시간이었습니다.
배움의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잘 실천하는 모습이 저에게도 감사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방학...계획했던것 잘 해내시고..ㅎ
봄에 좋은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건강한 겨울 보내세요~^^
바가바드기따 필사를 시작했다니 정말 멋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