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 날 아쉬람의 대문에 걸려있는 “나는 누구인가” 팻말을 보며 그동안 나는 타인의 시선에서 나를 평가하고 타인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결정을 하려고 했구나~ 나는 누구지? 알 수 없는 해답에 묵직한 답답함이 있었다.
명상을 하기 힘든 몸이라며 입학하기를 고려하던 때가 있었나 싶게 교재로 이론을 공부하며 감동을 느끼기도 했고 1학기를 지나며
명상호흡을 해보고 만트라를 읆조리는 것으로도 정화가 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나를 싫어하는 줄 알았고, 타인을 싫어하는 줄 알았고, 부정적이고, 편견이 심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하고 있었기에 항상 마음이 요동치고 있었다.
명상을 하며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했을 때 나의 상처를 끌어안고 보듬어 줄 수 있고, 타인의 장점을 잘 볼 수 있고, 이타적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명상수업을 하며 늘 듣던 말씀들이 점차 더 잘 느껴지고 이해되기 시작했을 때 그동안의 삶은 내가 자라온 환경과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돈과 이득에 크게 좌우하였고 물질적으로 충족되지 않는 상황과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허우적대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부정적인 감정과 내가 한 많은 결정들에서조차 나에게 기쁜 일을 외면하고 산 결과로 나를 병들게 하고 통증 속에 살아온 나날이었다.
모든 문제와 감정을 일으키는 것은 나였고 타인이 나에게 어찌하든 내가 가야할 길을 잘 보면 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팠던 나에게, 명상은 곧 치유이자 참나를 찾을 수 밖에 없는 필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무엇이든 명확하지 않으면 뛰어들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였고 기존의 방식이라면 금방 그만둔다고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논리적으로 명확한 내용들과 함께 명상과 영성은 조금씩 스며들 듯 알게 되고, 깨닫게 되고, 진리의 일부를 이해하게 되었을 때 무조건 믿고 가보자고 하는 용기가 생겼다.
주변인들과 새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서 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들을 보며 마음의 작용이 밖으로 보이는 것을 느끼곤 한다.
열린 손, 열린 마음, 사랑, 감사, 명상, 만트라가 요즘 내 삶에 들어온 단어들이다.
처음에는 토요일 하루만 수업내용에 감명받으며 아쉬람을 생각했는데 어느 덧 세 번째 달에는 매일 아쉬람을 생각하고 영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내 삶에서 1순위가 되었고 제일 투자를 많이 하는 일이 되었다. 명상을 해보고 그 자체로 순기능에 만족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 일 것이다.
아직도 호흡이 부족하며, 독특한 구강구조와 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다리가 저리기도 하고, 불쑥 불쑥 생각이 끼어들어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는 순간이 많더라도 말이다.
지금까지의 행적은 미미하지만, 갈 길이 멀기에 도착지까지 지치지 않고 쭉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온갖 핑계로 명상이나 만트라를 열심히 하지 않을 때도 있는 현재의 나는 많이 뒤쳐질지도 모른다. 지금은 발만 들여 놓은 상태임에도 나는 만족하고 있다.
명상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이 첫 번째 이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이전의 삶에 비했을 때 소기의 목적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만족이라는 느낌을 알게 되었기에 더욱 정진해야겠다.
쿤달리니를 일깨우고 깨달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언젠가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겠지만
명상이 깊어져서 더 이상 몸으로써 있지 않게 되는 날이 오기를 큰 목표로 삼아본다.
내게 주어진 삶에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고, 나를 사랑하고 좀 더 주변을 사랑하려고 한다.
지금 내가 아는 만큼, 할 수 있는 만큼....한 발자국 더 다가서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