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가을학기를 마치며
명상학과 배정연
예전에는, 깨어있지 않았습니다.
조금 기분이 안 좋으면, 그것을 계속 곱씹으며, 더 많은 생각을 만들어냈습니다.
많이 기분이 안 좋으면, 그것을 회피하고 억압하려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하기 싫은 일은 되도록 피하려고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감내하는 과정 또한 저의 까르마라면 묵묵히 하겠습니다.
불만족, 욕심, 화, 어리석음도, 알아차림의 좋은 대상이자,
상황이 어떠하든 초연하게 깨어있는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
기꺼이 견디고, 의연하게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충동에 무의식적이고 즉각적으로 반응했습니다.
그리고 생각, 기억, 감각, 느낌, 마음이 곧 저인 것처럼 느끼면서,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변하지 않으며, 영원할 것처럼 굳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생각들에 매몰되어, 그것을 더욱 키워나가는 게 아니라,
몸과 감각과 느낌과 생각과 마음을 지켜보면서, 그것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연습을 하면서,
마음, 생각, 감각, 느낌이 곧 저라는 동일시가 조금씩 느슨해지는 것 같습니다. 고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해야 하는 일, 명상하는 사람에게 진정 중요한 일에 다시 집중하려고 합니다.
호흡은, 우리와 항상 함께 하며, 즉시 현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알아차림의 닻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지런히 깨어있겠습니다. 깨어있지 못할 때마다, 다시 깨어있고 또 깨어있겠습니다.
한 학기 동안 함께 해주시고, 많은 것을 베풀어주시고 지켜봐주신
교수님, 도반님들께 감사드립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