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빛순례 매듭마당 낭송시
3.1의 세상
시_박 두 규
3 즉 1이고 1 즉 3이라 하니
우리는 태어날 적부터 한울님이며
이미 너와 나의 머릿골 속에는
청정의 고요 속에서 움트는
씨알 하나가 심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 신령스런 것들이 망령스런 짓을 일삼는 것은
제가 저를 알지 못하는 무지한 까닭이고
제가 얼마나 큰 사랑인지 몰라
스스로를 섬길 줄 모르는 까닭이다.
스스로를 모르는 것이 망령이고
스스로를 알아보는 것이 신령이니
이 세상은 숱한 망령들이 휘젓고 다니는 곳이라
언제나 3.1의 세상이 다시 올 것인가.
한때 모두가 한 마음으로 모여
세상을 뒤집는 촛불을 켜고 3.1을 이루었다하나
그것은 3.1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인간사 어두운 밤이야 언제나 오는 것이니
촛불 또한 늘 켜놓아야 하리.
그렇게 스스로를 환하게 밝히는 것이 3.1이다.
이런 신명神明이 3.1이고
그렇게 참된 스스로가 3.1이다.
바로 그런 당신이 3.1이고 그런 우리가 3.1이다.
좌우도 없고, 상하도 없고, 남북도 없는
오로지 순정한 마음 하나 지키며
단순 소박하게 사는 사람
그런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진 세상
그것이 3.1의 세상이다.
■ 박두규(朴斗圭) 시인.『가여운 나를 위로하다』등 다섯 권의 시집과 『生을 버티게 하는 문장들』등 두 권의 산문집을 냈다. 現『한국작가회의』부이사장,『생명평화결사』운영위원장, 문화신문『지리산 人』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