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봄연찬 참고자료입니다.
“남남갈등, 우리 사이의 냉전체제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2019.4.26.~4.27 / 지리산 실상사
1. 연찬의 의미와 진행방식
연찬은 특별한 형식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의 토론과 다른 것은 그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실사구시(實事求是)’라는 말에는 아마 여기 참여하신 분들이 대부분 동의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 말에 많은 오해가 있고, 지금까지 가장 잘 못 사용되어온 말의 하나입니다. 서로 ‘실사구시’한다면서 평행선으로 싸웁니다. 실사구시를 사전에서 찾으면 ‘사실에 바탕을 두어 진리를 추구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 말이 많은 잘못과 오해를 낳습니다.
첫째 모두가 자신의 주장이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누구도 사실 그 자체는 인식할 수 없는 존재라는 자각이 실사구시의 출발로 되어야 합니다.
둘째 진리를 추구한다는 말의 위험입니다.‘진리’를 고정된 불변하는 의미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이 세상에 불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단지 ‘그 시점의 옳음’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단정(斷定)과 고정(固定)이 없는 것이 실사구시의 올바른 출발입니다. 그렇게 될 때, 구동존이(求同存異)도 되고, 화이부동(和而不同)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연찬의 생명선(生命線)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은 사실과는 별개로 어디까지나 자신의 감각과 판단을 통과한 것이라는 자각, 즉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과학적 자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아무런 주저 없이 발표합니다.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에 대해서도 동일한 태도로 듣습니다. ‘누가 옳은가?’를 마주보고 따지는 토론이 아니라, ‘무엇이 이 시점에서 옳은가?’를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탐구하는 것이 연찬의 핵심입니다.
참가인원의 규모에 따라 개인당 발언 시간에 일정한 제한을 둘 수밖에 없는 점을 양해하시기 바랍니다. 편의상 앉아계신 차례대로 발언 기회를 드리고, 아직 준비되지 않으신 분은 ‘패스’합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여러 차례 진행합니다.
가능하면 연찬회를 마치면서 공동발표문 형태로 합의된 내용을 발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 작은 물결들이 모여 새 역사를 열어갈 큰 흐름을 이루어 가야 합니다.
수천 년 역사를 함께 해온 우리 공동체가 이 고비를 넘기고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기 위해 ‘시대정신’이라는 기둥을 세우는데 작지만 알찬 모임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