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미팅 소식에 급한 배달만 후다닥 마무리하고 씻지도 못한 채 컴 앞에 착석. 묵혀 두었던 헤드set을 찾고, 어플을 까네 어쩌네 부산을 떨다가, 가까스로 미팅방에 입장했습니다. 헌데 평소 워드만 쓰던 중년의 컴맹에게 캠이 있을 리 만무. 얼굴 없고 목소리 없는 ‘아싸’로 빈 구석에 눌러 앉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보여주고 들려주진 못해도) 둥지 식구들의 얼굴과 목소리는 확인 가능했다는 점.
박캡틴님을 비롯한 20여 분이 먼저 자릴 잡으셨네요. 둥지의 터줏대감 같이 든든한 봉섭/인호/해밀님 외 새로 식구가 되신 분들이 참석해 주셔서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간단한 인사와 소소한 잡담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22시(한국시각). 종달님의 입장을 예고하는 캡틴님의 멘트가 나옵니다.
2-3분의 지각을 화사한 웃음으로 커버하며 등장하신 우리의 종달님.
순백에서 퍼펙트 블랙, 선홍에서 연홍까지... 모든 칼라를 소화해내시는 종달님이 오늘은 화려하지만 단아한 핑크 드레스를 장착하셨습니다. 문득 올 3월 인스타 라이브 때의 스웨터&츄리닝 복장도 자연스럽고 정겨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안녕하세요!”
“어머, 어떻게 지내셨어요?”
다시 베를린으로 훌쩍 날아간 종달님의 자세하고 상세한 안부를 확인하기도 전에 퀴즈를 진행하신 우리의 캡틴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가신 거 아닌가 몰라. ㅋㅋ 어쨌거나 퀴즈쇼에선 해밀님의 귀여운 조카님 활약 덕분에 한 번 더 웃었습니다. 기프티콘 받으실 분들 축하여~
퀴즈 도중 종달님의 정식 인사말, 아니 인사 노래가 있었습니다.
“계절에 흩날려 떨어진 꽃잎은 홀로나마 외로워 슬프도록...”
드라마 달의 여인 ost 9번 ‘꼭 돌아오리’.
비록 온라인이지만 실시간 라이브로 직접 들으니 애절한 곡조와 가사에도 불구, 애절함보단 달달함이 더 느껴집니다.
“평소 목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뭐, 술/담배 안하니까요.”
“천안에선 공연 계획이 없으신가요?”
“글쎄요, 내년 청주에선 일정이 잡힐 듯도 한데...”
몇 개의 질의&답변이 끝나고 종달님이 음악방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종달님의 피아노 반주로 동요 떼창을 시도해 보았지만... 좀 무리였나요? 일반인이 종달님과 목소릴 섞는다는 게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팬들에겐 이것도 추억으로 남겠죠. 비록 화면 밖 (둥지 식구들의) 가족분들로부터 “야밤에 여러 가지 한다.” 한소리 들었겠지만.
코로나- 상황의 베를린 생활도 들려주시고, 뒤쪽 액자들도 소개해주시고, 창밖의 풍경도 보여주시고... 그렇게 꿈결 같은 100분이 훌쩍 지나 정리해야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쉽지만 미팅방 바깥엔 각자의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종달님이 먼저 자릴 뜨시고, 감흥이 남은 식구들의 담소가 잠깐 이어진 후 초유의 on line 팬-미팅이 끝났습니다. 참여했던 모두에게 감동과 추억을 남긴 채.
p.s.
1. 얼마나 먼지 감도 잡히지 않는 베를린. 그곳에서 오래 터 잡고 계신 종달님이야 정작 편하고 푸근하실지 몰라도 고국 팬들의 입장에서 보면 늘 조마조마하고 불안합니다. 멀찍이 자전거만 지나도 깜짝 놀라는 아이 가진 부모처럼요. 바라건대 늘 강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참! 귀한 시간 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2. 팬-미팅을 위해 애써주신 박캡틴님 외 관계자분들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첫댓글 와 생생한 후기네요
고맙습니다!
아 참, 첫 인사 때에는 가곡 '마중'을 하셨지요~ ^^ 나중에 '꼭 돌아오리'하셨고요.
구라의 위험성! 조사하면 다 나온다니까. ㅜ.ㅜ
봉섭님, 어제 고생하셨구여, 배경도 폼 났어여.
글구 날카로운 조사, 감사여~~
@낭만배달부 조사까지는 아니고요. ㅎㅎㅎㅎ 반가웠습니다!
전 얼굴 안보이게 꺼놓고 거의 눈팅만 했지만 선혜님 노래에 감동받고 여러 이야기들, 진행하는 모든 것들이 참 감사하고 즐거웠습니다.
아, 들어오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