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 - 등뒤의 그대가 있어 / 박노해 님
다시 새벽에 길을 더나며
젖은 눈으로 둥 뒤를 바라본다
나는 나 하나만의 존재가 아니다
내 힘만으로 살아가는 생이 아니다
내 등 뒤에 그대가 있어
나는 나아갈 수 있으니
내 등 뒤를 지켜주는 이들이 있어
그대도 나는 살아갈 것이니
교독문
사회자 : 우리는 굶주림과 싸움이 계속되는 이 세계 속에서
풍성함과 평화의 약속을 믿으며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회 중 : 우리는 억압과 억눌림 속에서 자유와 해방의 약속을 믿으며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사회자 : 우리는 의심과 절망 속에서 믿음과 희망의 약속을 믿으며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회 중 : 우리는 공포와 수치 속에서 기쁨과 영광의 약속을 믿으며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사회자 : 우리는 미움과 증오 속에서 화해와 사랑의 약속을 믿으며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회 중 : 우리는 죄와 부정과 부패 속에서 용서와 갱신을 믿으며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사회자 : 우리는 어둠과 죽음 속에서 생명의 주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약속을 믿으며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회 중 : 우리는 죽임과 파괴와 폭력 속에서 평화와 공존, 순환과 살림의 약속을 믿으며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다함께 : 사랑과 평화, 정의와 생명, 공동체와 생태적 삶이 당신께 이르는 참 길임을 믿으며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아멘
현장의 소리 / 맡은이
말씀 묵상 / 전도서 11장 6절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부지런히 일하여라.
어떤 것이 잘 될지, 이것이 잘 될지 저것이 잘 될지
아니면 둘 다 잘 될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말씀 / 씨 뿌리는 사람들 / 전도서 11장 6절
저희 교회 암투병을 하고 있는 교우가 있습니다. 한 교우는 조기 유학을 간 아들 따라 캐나다에서 살았던 분입니다. 그런데 유방암이 발병하셔서 한국으로 들어오셨습니다. 항암투병을 하다 지금은 양현당이라고하는 생활건강단식원에서 일하시면서 요양중입니다. 1년 전만해도 그분이 한국에 있으리라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더더욱 환자가 항암을 하면서 일자리를 얻어 일을 하리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조차 없었습니다. 한참 항암을 하고 계실 때 부산에 내려갔는데 머리는 다 빠져있고 얼굴은 매우 힘들어 보이셨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감염의 위험도 있었고 삶이 너무도 위태위태했었습니다. 그런데 단식원에가서 단식을 하신 후에 생각도 의식도 다 바뀌었고 그곳에 와서 일해달라고 하는 부탁을 받고는 요양겸 일을 하고 계십니다. 얼마전에 그분의 얼굴을 뵈었는데 너무 행복해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사람이 사는 것 같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그분은 몸에 대해서 공부를 할 예정이고 그쪽의 일을 하고 싶어하십니다. 불과 1년전만해도 캐나다에서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분입니다. 그런데 전혀 새로운 길 위에서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한길이 닫히니 다른 길이 열렸고 그 길에서 또다른 행복을 일구고 있습니다. 암이 걸리셨을 때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그것은 또다른 새길이었습니다.
또다른 암환자분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남자분이십니다. 그분들은 모든 음식을 밖에서 사드셨었습니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어본 적이 없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암투병을 시작하면서 음식을 사다 먹을 수가 없으니 집에서 음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음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에게 그렇게 놀라운 요리재능이 있었는지 본인도 몰랐다고 할 정도로 이제는 음식 만드는 법을 배우고 끊임없이 실험을 하면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있습니다. 저도 그분의 집에 가서 벌써 2번이나 먹었는데 어디에다 내 놓아도 손색이 없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하면서 관계도 좋아지고 집안에 웃음이 전보다 훨씬 넘쳐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결코 암투병은 좋은 일이 아니나 그것은 그 집안에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주었고 암이 아니었으면 걸어보지 못했을 또다른 행복을 일구어 가고 있습니다.
벌써 산황산 지킴이 싸움이 2년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말도 되지 않는 사건으로 검사가 징역형을 구형하고 시청은 벌써 텐트를 치우려는 행정집행 계고장을 5차례나 실행하고 있습니다. 앞이 불투명하고 예측할 수가 없어서 매우 걱정되고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 씨뿌리기에나 몰두하라고 지혜자는 권면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씨를 뿌리게 되면 이게 어떻게 발전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은 불안과 걱정 때문에 씨뿌리기를 멈춥니다. 그러다보면 그 불안과 걱정 때문이 아니라 씨뿌리기를 멈춘 행위로 인하여 결국 어떤 열매도 얻을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러나 씨 뿌리기만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것이 어떻게 어디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몸에 대한 공부가 단식원으로 갈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암이라고 하는 것이 가정의 생활양식을 바꾸어 또다른 이전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가정 문화를 선물로 줄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불투명한 미래이지만 우리가 산황산을 살리기 위해 기도하고 애쓰고 노력하는 일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든 그 열매는 우리가 생각하고 예측했던 것보다 더 놀라운 은혜로, 하느님 보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열매로 우리를 인도하시리라 믿습니다.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부지런히 씨를 뿌려라. 어떤 것이 잘 될지 어떤 것이 어떤 식으로 열매맺을지 정말로 알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이 싸움에 지치지 않으시길 빕니다. 하느님의 평화가 우리와 함께 하시길 빕니다. 아멘
함께 드리는 한 줄 기도
- 한 분씩 돌아가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한줄 기도를 드립니다.
- 한 줄 기도가 끝날 때 마다 모두 한 목소리로(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결단의 찬양 / 희년을 향한 우리의 행진
공동축도
온 세상을 품고 계신 생명의 영, 평화의 영, 사랑의 영이
온 땅 온 누리에 / 산황산 숲과 나무와 모든 생명친구들에게
생명을 지켜갈 이 땅이 모든 이들에게 함께 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