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다이아몬드 로마서 1장 18-21절
올해부터는 좀 전에도 했지만 예배시간에 드리는 침묵기도의
시간을 좀 늘이고 좀 공을 들이려고 합니다. 명상과 침묵이 예배의 한 축이 되도록 할 예정입니다. 저도 그렇지만 많은 종교인들은 어떤 착각속에서 살아가냐면 신앙생활을 <도인>이 되는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경지에 이르면 아무리 흔들어대도
흔들리지 않는 그런 경지를 말하는 겁니다. 일정부분은 맞을 수 있습니다. 열심히 마음수련도 하고 말씀도 보고 성찰도 하고 깨달음도 얻고 그러면 내가 좀 더 커지고 넓어지고 그래 내가
달라지고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내안의 인간적인 모습, 실수, 나약함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죠. 제가 이번에 받은 말씀이
“나는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은 것이 아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아라” 였습니다. 그런데 새해 첫날부터 아내와
싸웠어요. 저의 아킬레스건을 건딜었어요. 하루종일 말도 안했어요. <평화는 무슨 놈의 평화> 싶더라구요.
우리가 건강을 위해 노력하면 어느 정도 몸이 괘도에 오를
수 있어요. 그래서 기초 체력이 올라가서 저질체력을 극복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밥
안 먹으면 죽어요. 무슨 예기냐 영혼의 양식도 매일 매일 먹어야 한다는 겁니다. 명상을 하고 도를 닦고 말씀을 보고 노력하고
애쓰면 우리의 자아는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정도면 됐겠지 하고 안심하는 순간 꼭 사고가
터집니다.
올해는 저희가 평화의 기운을 키워갈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 공간은 우리 모두의 공간입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여러분들 모두가
하고 싶으신 것 있으시면 이 공간을 잘 활용하셔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칭 평화 센터의 운영위가 모여
제일 먼저 결정한 것이 그것입니다. 오광식 집사님께서 제일 먼저 장구 모임으로 길을 트셨습니다. 전에 있던 공간에서는 장구를 치니까 옆에서 오고 난리가 나서 딱 두번 치고 못쳤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오니까 관리소장님이 아래 위로 혹시 행여라도 서로 방해가 될 수 있는 것들 것 다 살펴주시더라구요. 북치고 장구치기 아주 좋습니다. 오광식 집사님께서 트시니까 명정숙
집사님도 트셨어요. 주일날 일찍 오시면 몸살림도 공짜로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교회가 어디있어요. 건강 챙겨주지요.영혼의 양식 챙겨주지요.장구 가르쳐주지요. 밥도 공짜로 주지요. 평화는 다 같다 붙이면 평화예요. 이 공간은 여러분 모두에게 자유로운 공간입니다.
그리고 가칭(평화센터)에서 초기 단계에서 꼭 할 것들을 우선적으로 모아봤습니다. 좋은모델이
될만한 평화운동의 사례들을 직접 가서 탐방하고 보고하는 평화기행을 기획해 보기로 했습니다. 한 분기에
한번 정도입니다. 여행 좋아하시는 분들 모여서 잘 기획하고 계획해 주십시오. 몇 년 하다보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또다른 한축은 평화영성센터입니다. 센터든 모임이든 상관없습니다. 일단 저수지에서 물을 공급하려면 물을
끊임없이 채울 수 있는 공급원을 만들어야합니다. 자동차로 따지면 엔지탱크죠 엔진탱크에 휘발류가 계속
공급되야 자동차가 대구도 가고 경주도 가고 평양도 가고 달나라도 갈 수 있습니다. 평화운동을 하려면 평화의 기운들, 평화의 철학들, 평화의 생명력들이 우리 안에서 풍성해져야 합니다.
강연의 형태든 세미나의 형태든 소모임의 형태든 지속적으로
평화영성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지난 주에 저희 오카리나 선생님께서 화가 이만큼
나셔서 오셨어요. 지방의 한 교육청에서 행사를 하는데 아마도 주제가
<성평등>이라는 주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그런 주제의 강의를 한다고 교회에서 하루에 80통씩 전화가 오더래요.
그래도 꿋꿋하게 버텼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위에서 하지 말라고 지시가 내려오더래요. 누군가의 압력이 작용한 거죠.
교회가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게 아니라 걸림돌이 되고
있는 거예요. 삶의 담론이 빠진 교리적 종교는 종교의 이름으로 피비린네나는 전쟁과 폭력만을 부추길 뿐입니다. 가장 많은 자비와 가장 많은 사랑을 이야기하는 종교가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전쟁과 폭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더더욱 종교인들은 하나에 꽂히면 목숨까지 걸기 때문에 더더욱 그것이 잘못되었을 때는 신의 이름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잔인성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어떤 종교학자는 종교를 불교, 기독교, 유교, 도교 이렇게 구분하지 않고 좋은 종교와 나쁜 종교로 구분을 합니다. 세상에는 배타적이지 않게 열려있고 그래서 끊임없이
성찰하고 수련하고 배우면서 삶으로써 살아가는 좋은 종교와 자기만 옳고 배타적이어서 교만의 바벨탑을 쌓고 교리와 형식을 강조하고 모든 사람들을 자기
종교화하려는 그래서 종교전쟁과 폭력을 불사하는 아주 나쁜 종교로 구분을 합니다.
그래서 좋은 종교, 평화종교, 좋은 기독교, 평화 기독교를 배우는 것을 이 지역에서 확산하는 장을
마련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비폭력 대화나 화를 다스리기 이런 것들도 실제 소규모 워크샵을 통해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많이 배웠어요. 어떤 부분은 강연을 하라고
하면 누구 못지 않게 잘 하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나와 실제 나가 다른 경우가 너무
많아요. 야 너 화내지마 화내지마 화를 내는 것은 나쁜 거야 하는 엄마의 표정이 이미 화를 내고 있어요. 야 너는 동생을 때리면 어떡하니 하는 엄마의 손이 첫째를 때리고 있어요. 먼저
속단하지 말고 먼저 물러보라고 배워서 알아요. 그런데 다른 자식에게는 다 되는데 내 자식에게는 안돼요.. 내가 하는 말이 그런 말인 줄 나중에 동영상을 보면서 깨달아요.
실제
존중과 평화를 외치지만 우리는 몸에 밴 습관대로 살아갑니다. 우리가 나이들어서 자식들에게 존중받고 갑질하지 않고 서로 행복하고 평화롭게 잘 살아가려면 이런 걸
잘 해야 합니다. 안그러면 손자들이 오지도 않고 슬슬 피해다닙니다. 오늘
할아버지 오신데 하니까 나없다고 그래 나 어디갔는지 모른다고 그래 하지 않도록 할아버지 오신데 <우와
할아버지 오신데 그럼 못나가겠네> 이정도는 안되도 도망가지는 않아야죠.
다양한 명상이나 기도도 배우고 할 수 있으면 일일피정
같은 것도 시도해볼까합니다. 피정때는 몸살림부터 몸배움과 명상까지 해볼 수도 있고 하루 종일 춤을 출
수도 있고(춤명상은 보통 5-6시간 하더라구요) 쉼과 나눔이 있는 피정을 해보기도 하구요.
배움과 성찰이 사유적 방식이라면 명상과 기도는 비움의
영성입니다. 전자가 사유하는 방식이라면 후자는 버리고 내려놓는 방식입니다. 사유하고 성찰하는 방식으로 하나됨의 영성의 길이 있는가 하면 내려놓고 그분께 맡기는 방식으로 하나됨의 영성의
길도 있는 겁니다.
내앞에 한송이 아름다운 꽃이 있어요. 그런데 보질 못해요. 전자는 누군가가 설명을 해줍니다. 야 정신차려 니 앞에 꽃이 있잖아 꽃좀 보고 살아 잔소리를 듣고 핀잔을 듣고 보니 모르고 살았는데 창문 너머로
예쁜 장미 꽃이 피어있는 거예요. 참 예쁘다. 어느날 꽃을
보면서 삶의 신비를 맛봅니다. 이건 전자의 방식입니다. 배우고
듣고 사유하는 방식을 통해 신비와 변화를 맛보는 거죠.
그런데 이런 방식도 있습니다. 내 안에 앞을 못 보게 하는 근심과 걱정을 다 흘려 보냅니다. 나를
두렵게 하고 힘들게 하는 허상들을 다 내려놓고 눈을 뜨니 어느새 화창한 봄날이 온 게 보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봄날은
늘 항상 그곳에 그렇게 있었는데 온갖 것들에 사로잡혀 지내다 보니 그 봄날을 보지 못하는 거죠. 이런
것들을 함께 기획하고 만들어보고 싶은 분들 평화센터 운영진에 들어오시면 됩니다.
올해는 평화운동의 철학과 몸을 만들어가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한 해로 삼아가려고 합니다. 저도 자꾸 쏟아내기만 하니까 어느 순간 너무 공허하고 텅 빈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어느 날 저의 모습을 보니까 웃음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공부도 좀하고 몸도 만들고 명상도 하면서 저를 채워가는 한 해로 삼아가려고 합니다.
로마서 1장의
오늘의 본문은 사람들이 짓는 온갖 실수 죄된 모습에 대해 지적을 합니다. 하느님을 몰라서 죄를 짓는다는
말이 말도 안된다는 겁니다. 이미 하느님은 창조때부터 만물안에 충분히 하느님의 속성 그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을 담아놓았고 사람들도 누구나 보면 알게 되어있다는 겁니다. 바울 신앙의 대 전제입니다. 내안에 내가 어쩔 수 없는 나도 있지만 하느님의 빛, 창세기 식으로
말하면 하느님의 형상, 신학자 리처드 로어 식으로 말하면 불멸의 다이아몬드, 진짜 자기가 있다는 겁니다. 믿으세요? 그런 믿음없이 어떻게 교회를 다녀요. 여러분 얼음으로 조각하는 사람들
보셨습니까? 너무나 멋진 조각상들이 나오잖아요. 본래 그
조각상이 그 얼음안에 있던 걸까요? 없던 걸까요? 있다고
생각하면 있는 거고 없다고 생각하면 없는 거예요. 중요한 것은 조각가는 그 얼음안에서 보석과 같은 조각상을
찾아냅니다. 신앙생활은 늘 넘어지고 실수하고 부족하지만 내안에 우리안에 있는 이 사회안에 있는 영원한
보석을 찾아 떠나는 온전한 삶으로의 여행입니다. 올해도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신앙으로 서로를 응원하면서
이 소풍을 잘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