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얼굴을 온통 드러내고 마주하며 거리낌 없이 인사를 나누던 평화가 그립습니다. 때로는 부담스러워서 피하기조차 했던 포옹들도 감사했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주일에 다 함께 부르던 찬양과 예배의 시간이 속히 돌아오기를 기도합니다.
오래전 신대륙을 발견한 유럽인들이 옮긴 바이러스들로 인하여 침략을 당한 대륙의 토착민들이 몰살을 당하고 총과 칼의 위협에서 살아남아도 면역력이 있는 인간들만이 끝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건 이미 수 세기 전부터였습니다.
하지만 헛된 욕심과 먹지 못할 것을 먹고 금해야 할 것들을 무시한 집단에서 시작된 재앙으로 인하여 지금 전 세계인들이 생존의 위협을 겪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매일 듣고 보는 이 시국에도, 이기적인 사람들의 부주의함 탓에 오늘도 계속 그 불씨가 번지고 있음이 두렵습니다. 어릴 적의 신앙으로 한때 크게 두려워했었던 '심판'이라는 단어를 자주 떠올리게 되고, 만일 이것이 그런 것이라면 이제는 거두어두시기를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많은 이들이 깨달았으니 이 어려움 속에서 벗어나서 다시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이 허락되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몇 달 사이 우리 몸과 집 안 곳곳에 뿌리고 닦아내느라 우리가 배출하는 재활용 쓰레기들 속에는 커다란 빈 알콜통과 각종 세정제들이 담겼던 빈 용기들과 비닐들이 부쩍 많아졌고, 온라인 쇼핑의 결과물인 각종 포장 쓰레기가 동네마다 쌓이는 것을 자주 봅니다. 그나마 마음을 모았던 작은 노력들에서조차 멀어진 현 상황을 환경주일을 맞은 오늘 함께 살피고자 합니다. 이제부터 다시 조금씩 줄이고 조심하여서, 미래에 우리가 겪을 '환경적 재난'에 대비하고 힘쓰기를 이 시간을 빌어 기도합니다.
제 걸음이 막힌 것을 받아들이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지만 늘 저를 돌보시는 하나님을 믿고 건강과 안전함, 그리고 지치지 않는 용기를 주시는 것에 감사하려고 노력합니다. 확진자 숫자가 통장 잔액과 반비례하는 날들이지만 간소한 살림 속에서 얻어지는 지혜들과, 잃은 것들 대신 채워진 여러 행복들에 또한 감사합니다.
물질적 어려움들이나 육신의 고통과 싸우는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지치고 힘든 중에 간구하는 많은 이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함께 하시기를 예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