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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작물 ‘콩’의 기적과 같은 효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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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살았던 우리 선조가 콩의 주인 소고기보다 우수한 콩의 영양학적 효능 다양한 의학적 가치로 슈퍼푸드에 선정
콩을 뜻하는 한자는 두(豆)이다. 두부(豆腐), 대두(大豆), 녹두(綠豆) 등은 모두 콩과 관련된 단어들이다. 그러나 콩을 가리키는 다른 한자어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태(太)이다. 보통 ‘클 태’라는 뜻으로 알려져 있는 한자이지만, ‘콩 태’라는 뜻도 있다.
‘크다’는 뜻의 한자가 콩을 일컫게 된 이유는 콩이 여러 가지 곡물 중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겠지만, 또 콩만큼 우리 몸에 이로운 식품이 없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오늘날 ‘기적의 작물’신데렐라 작물’이라고도 불리는 콩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콩의 원산지는 우리의 터전인 한반도와 남만주를 연결하는 중국의 동북부 일대이다. 또 최초로 콩을 섭취한 부족은 동이(東夷)족의 한 부류인 예맥(濊貊)족이라 하니, 우리 민족이 콩의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겠다.
사료(史料)를 살펴보면 신라 일성왕 때인 139년, 서리가 내려서 콩 농사를 망쳤다는 기록이 있다. 삼국 형성기에는 이미 콩이 전국에서 보편적으로 재배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라 신문왕의 폐백 물품에 메주와 된장 등이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당시 이미 콩을 발효시킨 ‘장’문화가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콩이 서양에 전해진 것은 18세기 중엽이다. 1739년 프랑스의 선교사가 중국을 방문할 때 콩 종자를 얻어 이를 파리 식물원에 심은 것이 최초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서양인들은 특이하게 생긴 콩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10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후에야 그 가치를 인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콩은 영양학적으로 매우 높은 평가를 받는 작물이다. 대두의 경우 단백질의 함량이 36%에 달한다. 즉 콩 100g에는 36g의 단백질이 들어 있는 것이다. 이는 소고기 등심 100g에 들어있는 단백질의 양이 20g이라고 하니 ‘밭에 나는 소고기’라는 찬사도 모자라 보인다.
그러나 콩이 커다란 관심을 받는 것은 단백질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콩에는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여덟 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고루 들어 있을뿐더러, 소화 흡수율도 훌륭하다. 또한 지방 함량이 많지만, 지방의 구성이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산이라 대사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도 걱정 없이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콩에는 칼슘, 철분과 같은 무기질은 물론 비타민 B1, 이소플라본, 올리고당, 식이섬유, 사포닌 등의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그래서 콩이 소고기보다 훨씬 몸에 더 이롭다고 말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콩의 의학적 효능을 살펴보면, 우선 콩은 심뇌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커다란 효과가 있다. 콩의 아미노산, 이소플라본, 필수지방산 등이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탁월한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리태, 서목태와 같은 검정콩은 껍질 속에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도 가지고 있다.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 혈관 염증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기능은 비타민 C 이상의 효율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미 식품의약국은 하루 25g의 콩단백질 섭취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건강 강조 표시를 콩 제품에 부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미국 심장병협회에서도 하루에 콩을 50g씩 먹으면 심장병의 위험이 감소한다고 밝혔다.
또 콩이나 두부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은 그 양이 적을 뿐 아니라 혈액 속으로 흡수되는 속도도 느리다. 다시 말해 혈액 속 혈당 수치의 변동이 크지 않아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좋다. 더욱이 콩에는 식이섬유소가 많아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늘 배고픔에 시달리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식품이다.
한편 뼈가 약한 사람에게도 콩은 커다란 도움이 된다.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을 진단받은 환자는 일차적으로 칼슘을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칼슘은 먹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몸에 들어온 칼슘이 도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지켜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소고기와 같은 동물성 단백질은 칼슘이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 나가도록 한다. 왜냐하면 동물성 단백질에는 시스테인, 메티오닌 등과 같은 산성 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이를 체내에서 중화시키기 위해 뼈의 칼슘이 혈액으로 방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콩의 단백질은 식물성으로 산성을 띄지 않기 때문에 뼈 속의 칼슘이 방출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콩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이 뼈에서 칼슘이 녹아 나오는 것을 방지해준다. 따라서 콩을 먹으면 콩에 풍부한 칼슘을 섭취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뼈 속에 저장해주는 여러 영양소까지 함께 섭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콩은 치매의 대표적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라는 이상 단백질이 쌓이며 뇌 조직이 파괴되는 질환이다. 이 때 뇌에서는 기억과 학습에 관련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급격히 감소한다.
그런데 콩에는 아세틸콜린의 성분이 되는 콜린과, 레시틴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따라서 아밀로이드 자체를 제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콩은 치매 환자의 기억력과 사고력의 감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콩이 항암작용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콩에 풍부한 이소플라본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경쟁하여 에스트로겐에 의한 유방암 발병을 억제하고, 남성의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콩을 즐겨 먹어온 동양인들은 서양인들에 비해 유방암이나 전립선암의 발병 비율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 콩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소는 발암성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공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오늘 날 암 예방을 위해 꾸준히 콩을 섭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중에서도 된장이나 청국장 등의 발효 콩은 항암 효과가 더욱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는 콩을 ‘슈퍼 푸드’라고도 부른다. 1970년대 이후, 동물성 식품의 과다 섭취와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성인병이 만연하면서 동양인들이 즐겨먹는 콩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다.
미국 일간지 타임은 콜레스테롤 감소 및 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6대 식품에 콩을 포함시켰고, 또 다른 미국의 저명 잡지인 헬스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우리나라의 김치와 더불어 일본의 낫또를 선정한 바 있다.
콩을 익히지 않고 날것으로 먹으면 소화를 방해하는 트립신 저해제나 렉틴 등으로 인한 소화불량이나 설사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콩은 살짝이라도 데쳐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콩을 먹기만 하면 방구가 자주 나온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는데, 악취가 진동하는 방귀만 아니라면 건강의 청신호이다.
마트에서 쉽고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콩이지만 그 속에는 엄청난 영양학적 가치가 숨어있다. 매일이 바쁘다면 적어도 밥을 지을 때 콩을 몇 알이라도 넣어먹는 습관을 기르자. 그리고 건강해진 자신을 발견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