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철이 지나가고 유원지에는 본격적으로 돗자리 펴는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변주도 마찬가지고요.
쌀쌀한 날 따뜻한 거실 방에서 해오던 방구석토크가 밖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방구석토크> -> <돗자리토크>
봄의 유원지와 어울리는 토크주제를 고민했어요.
문득 예전 TV프로 무한도전 중 “못친소: 못생긴 친구를 소개합니다”를 떠올렸어요.
무한도전 멤버들이 자신의 못생긴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한자리에 모여 노는 방식의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서로의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어요.
변주에서 할 수 있는 형태로 조정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이번 주제는 <그 사람을 소개할게> 였습니다.
“우리는 어떤 우리를 만나고 있을까요?”
모이는 <우리>와 <우리의 당신>들을 이야기로 초대했어요.
<돗자리토크 환경설정>
1. 동촌유원지 안 적당한 자리에 돗자리를 깐다. 2. 캠핑용 의자를 군데군데 둔다.(바닥 오래 앉기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음) 3. 무선조명을 군데군데 둔다.(전기가 없음) 4. 추우면 덮을 수 있는 담요를 쌓아둔다.(오래 앉아 있다 보면 쌀쌀함이 느껴지곤 함) 5. 메모나 글쓰기 시간에는 휴대폰을 삼각대에 꼽고 손전등 효과를 켠다. 천장 조명 같은 효과. 모자란 불은 각자의 휴대폰으로 보완해요.
준비물 돗자리 3개, 돗자리 위에 깔 담요, 덮을 담요, 엽서와 볼펜(혹은 편지지와 연필), 네임펜과 포스트잇, 무선조명, 카메라, 삼각대, 배너, 나무칠판 |
신기한 사람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
잘 됐으면 하는 사람이 있나요?
평소 우리에게 긍정적 감정을 이끌어내는 이들을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세 가지 카테고리를 사전에 안내하고, 떠오르는 사람을 소개하도록 했어요.
그 사람이 올 수 있다면 함께 오도록 안내하였습니다. 못친소처럼 당일에 전화해서 바로 오게 할만큼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을 수 있고, 아무도 못오면 씁쓸할 것 같아 미리 안내드리는 것으로 했습니다.
진행자의 경우는 제가 요즘 만나고 있는 사람들을 전체적으로 한 번씩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이 사람은? 저 사람은?’ 잘됐으면 하는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막상 소개하고 초대하려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연락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덕분에 오랜만에 몇몇 친구들과 연락을 하게 되었어요.
1. 그 사람과 어울리는 단어를 포스트잇에 적어 나무칠판에 붙이기 2. 포스트잇 뽑아서 돌아가며 한사람씩 소개하기, 듣고 느낀 감정 공유 3. 소개한 사람 중 와있는 사람 소개 4. 내가 소개한 사람에게 짧은 편지쓰기. 적은 편지를 돌아가며 낭독. 봉투에 넣기 5. 나는 어떤 사람이길 바라는지에 대한 이야기 |
나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해주는 사람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사람
좋아함을 오래토록 유지하는 사람
수용력, 포용력이 있는 사람
나를 제3 자처럼 대하는 사람
힘들 때 서로에게 힘이 되는 사람
조용하지만 담담히 해나가는 사람
등등
우리가 어떤 사람들을 만나며 살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신기하고, 동기부여가 되고, 잘됐으면 좋겠는 사람.
이 세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주의>
돗자리 토크에 이야기의 주인공이 오는 경우는 진행팀만 미리 안내받았어요. 전체적인 토크에서는 주인공들에 대해 온전히 상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요. 나중에 깜짝 발표하면 토크 때 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서였기도 하고요. 예상은 적중?! 내 이야기를 하는 줄 알면서도 서로 모른 척하는 재미가 있었고, ‘아 그 사람이 이사람이구나!’하는 새로움도 느꼈어요. 소개된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서로 놀라기도 했어요. “우리는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을까?” 궁금한 밤이었습니다. |
소개의 자리가 끝난 뒤, 각자 그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편지지에 담았어요. 그리고 편지를 읽었어요. 돗자리토크에 함께 온 ‘그 사람’에게는 직접 편지를 전하고, 그러지 못한 사람에게는 후에 전달하기로 하였어요.
마지막 순서는 “나는 타인에게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에 대해 엽서에 적고 공유하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있어주는 사람, 애쓰지만 유쾌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
우리의 그들이 오늘도 평안하길,
그들이 바라보는 우리가 바람과 같은 모습이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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