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推句集 - 31]
白鷺千點雪이요 黃鶯一片金이라
백로는 천 점의 눈이요 누런 꾀꼬리는 한 조각 금이로구나.
桃李千機錦이요 江山一畫屛이라
복숭아꽃 오얏꽃은 일 천 베틀의 비단이요 강산은 한 폭의 그림 병풍이로다.
[推句集 - 32]
鳥宿池邊樹요 僧敲月下門이라
새는 못 가 나무에서 잠자고 스님은 달빛 아래 문 두드리네.
棹穿波底月이요 船壓水中天이라
노는 파도 아래 달을 뚫고 배는 물 속의 하늘을 누르네.
[推句集 - 33]
高山白雲起요 平原芳草綠이라
높은 산에는 흰 구름 일고 넓은 들에는 고운 풀이 푸르러!
水連天共碧이요 風與月雙淸이라
물은 하늘과 이어져 함께 푸르고 바람은 달과 함께 모두 맑아라!
[推句集 - 34]
山影推不出이요 月光掃還生이라
산 그림자는 밀어내도 나가지 않고 달빛은 쓸어도 다시 생기네.
水鳥浮還沒이요 山雲斷復連이라
물새는 떴다가 다시 잠기고 산 구름 끊겼다 다시 이어지는구나
[推句集 - 35]
月移山影改요 日下樓痕消라
달 옮겨가니 산 그림자 바뀌고 해 저무니 누대 흔적 사라지누나.
天長去無執이요 花老蝶不來라
하늘은 높아서 올라가도 잡을 수 없고 꽃이 시드니 나비조차 오지를 않네.
[推句集 - 36]
初月將軍弓이요 流星壯士矢라
초생달은 장군의 활이요 유성은 장사의 살이로다.
掃地黃金出이요 開門萬福來라
땅을 쓰니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여니 만복이 오도다.
[推句集 - 37]
鳥逐花間蝶이요 鷄爭草中蟲이라
새는 꽃사이의 나비를 쫓고 닭은 풀 속의 벌레를 다투도다.
鳥喧蛇登樹요 犬吠客到門이라
새 지저귀니 뱀이 나무에 오르는가 보고 개 짖어대니 길손이 문에 이르렀나 보다.
[推句集 - 38]
高峯撐天立이요 長江割地去라
높은 봉우리는 하늘을 버티고 서 있고 긴 강은 땅을 가르며 흘러가는구나.
碧海黃龍宅이요 靑松白鶴樓라
푸른 바다는 황룡의 집이요 푸른 소나무는 흰 학의 누대로다.
[推句集 - 39]
月到梧桐上이요 風來楊柳邊이라
달은 오동나무 위에 이르고 바람은 버드나무 가로 불어오누나.
群星陣碧天이요 落葉戰秋山이라
뭇별들은 푸른 하늘에 진을 치고 지는 잎은 가을 산에서 싸움하네.
[推句集 - 40]
潛魚躍淸波요 好鳥鳴高枝라
잠긴 물고기는 맑은 물결에서 뛰놀고 예쁜 새는 높은 가지에서 울고 있구나.
雨後澗生瑟이요 風前松奏琴이라
비 온 뒤 시냇물은 비파소리를 내고 바람 앞의 소나무는 거문고를 연주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