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일보 ＞ 쉿! 세계 CEO는 명상 중

[돌하르방]

CEO는 '명상중'

구글·야후·도이치뱅크 임직원에 감정조절 교육

국내업체들도 너도나도 '템플스테이'…

 "명상은 이제 필수"

1.
 중견 전자업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A씨는 평소 화를 많이 낸다.

  직원들이 자신의 지시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면 무시당하는 것 같아 참을 수가 없는 것.
  이런 일이 잦아지자 직원들은 점점 A씨를 멀리하게 됐다.

  화를 누르는 방법은 없을까.
  A씨는 지인으로부터 명상을 소개 받았고,
  지난달부터는 매주 한 번 전문 코치로부터 명상을 통한 감정조절에 대한 상담을 받고 있다.

2.
  IT업체 대표 B씨는 하루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아이디어가 생명인 업종의 특성상 늘 새로운 정보를 담는 데만 급급할 것 같지만
  B씨는 오히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 직관과 창의성이 샘 솟는 것을 경험한 적이 많다.

  B씨는 “명상은 내면의 지혜와 에너지를 발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우 유용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CEO들 사이에 명상이 인기다.
스트레스 해소와 감정 조절 등을 위해 명상을 하거나,
명상 코칭을 받는 CEO가 늘고 있는 것.
해외에선 아예 임직원들에게 명상을 가르치는 회사들도 확산되고 있다.

국제코치연맹으로부터 한국 최초로 국제인증코치자격을 취득한 김범진 나우코칭 대표는
“최근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한 한 재벌 회장의 일탈행동이 엄청난 사회적 파문을 낳은 후
비슷한 고민을 하는 CEO들이 감정 조절 등을 위한 명상법과 코칭을 문의하는 일이 많다”며
“사실 우리나라 CEO 가운덴 자신이 젊었을 때 경험했던 권위적인 상사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다 낭패를 겪는 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제일기획의 50여명 팀장 전원은 충북 보은군 속리산 법주사에서
1박2일의 템플스테이(사찰체험) 행사를 갖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외국에선 이미 감정 조절과 창의력 개발을 위한 명상 리더십이 크게 각광 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성이 높은 경영자로 손꼽히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CEO의 경우,
내면의 목소리와 직관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동양사상과 선불교에 심취,
평소 꾸준한 명상과 수련을 통해서 직관력을 기르고 있다.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


세일즈포스닷컴의 마크 베니오프 CEO,


P&G의 A.G.래플리 회장 등도 명상을 중시하는 CEO로 분류된다.

구글, 야후, 도이치뱅크, 휴즈항공 등은 아예 임직원들에게 명상을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명상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CEO가 받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

실제로 경영실적과 전지전능한 CEO에 대한 기대, 리더십에 대한 부담 등이 스트레스와 화로
이어지며 감정 조절에 실패, 회사 이미지는 물론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예도 적지 않다.

점점 더 직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명상에 대한 재인식을 요구하고 있다.
다뤄야 할 정보와 지식의 양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때 명상을 통해 직관을 기르게 되면 아무리 복잡한 환경에 처해도
섬광처럼 본질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CEO의 경우 고민을 터 놓고 얘기할 만한 마땅한 상대가 없다는 점도
명상 코칭법이 각광받는 한 배경이다.
김 대표는
“명상을 통해 마음이 고요해지고 섬세해지면 지금까지 포착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보게 뿐 아니라 자신에 대한 자각이 다른 사람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이어지게 된다”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해해야 하는 CEO일수록 명상은 이제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는 상대방이 자신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 속에 내재했던 불만이
 상대방을 계기로 표출된 것일 때가 많다”며
 “화가 날 땐 무엇보다 호흡을 천천히 한 뒤 상황을 객관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

쉿 CEO는 명상 중

박기석·강선대·정세장·강중희·최현만씨
"맑은 기분으로 하루 시작" 새벽마다 수련

서울 역삼동 국선도 수련원에서
강선대 넥솔창투 회장,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
강중희 지시코 사장이 (왼쪽부터) 수련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24일 오전 7시 서울 역삼동 역삼봉강빌딩 1층 국선도 CEO (최고경영자) 수련원.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 CEO 등 7명이 푸른색 도복을 입고 몸을 굽히고
젖히며 팔과 다리를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조명을 줄인 상태에서 40분간 명상 호흡을 한 후 다시 몸을 풀고 수련장을 나왔다.

수련 CEO는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
강선대 넥솔창투 회장,
정세장 면사랑 사장,
강중희 지시코 회장 등 4명이었고,
지시코의 강신욱 이사와
컬쳐 파워의 디자이너 이명희씨 등도 참가했다.

이들 외에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사장,
김내동 코리언 모터스 사장,
나원배 GS칼텍스 부사장,
황을문 서린바이오사이언스 사장,
주경숙 상산 대표이사,
김&장 법률사무소의 정경택.정계성 변호사,
강보영 안동병원 이사장,
의학박사 이시형씨 등도 나오고 있다고 수련장 측은 밝혔다.

박기석 회장은
"CEO 는 매일 수십가지 판단을 하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다"며
"수련을 하고 나면 맑은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고 급한 상황에서도
여유를 가질 수 있어 새벽마다 1시간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국선도의 경우 몸을 풀어줄 뿐 아니라 명상 호흡을 통해 정신 건강도 함께
다스린다는 점에서 CEO에게 적합한 운동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세장 사장도
"육체적으로 건강하지 않으면 기업 활동을 할 수 없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며
"국선도 수련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디자이너 이명희씨는
"디자이너는 정신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많은 직업"이라며
"매일 스트레칭과 호흡 명상을 한다"고 말했다.

이 수련원은 삼풍사고 현장에서 기(氣)로써 생존자 위치를 찾아냈던
임경택 목포대 교수가 지난 10월 문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국선도 법사인 임 교수는
"CEO의 건강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건강 수련 문화를 형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수련원은 28일부터 12월 19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7시에 기력 증강.
골프 실력 향상.자연치유 원리.리더쉽 키우기를 주제로 강의도 할 예정이다. 

행복한 CEO는 명상을 한다 
김범진 (지은이)
한언출판사

'VJ특공대'같은 섹션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으면 가끔 기인들이 소개되어 흥미를 끌 때가 있습니다.
산 속에서 무예를 연마하거나 명상같은 선수행을 하거나 그저 자연이 좋아 혼자 자급자족하며
사는 사람들이 주로 나오더군요.

이 방송을 보신 분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일 것같네요.
'그래, 인생 뭐 있어.
 자기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행복하면 그만이지'

또는
'사회에 기여하는 바 없는 루저들'.
이런 반응들은 명상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선입견 같은 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는 것같습니다.
'명상, 하면 좋겠지 그런데 요즘 같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명상이나 하고 있으면
그게 제정신이야' 하지만 명상의 매력에 빠진 분들은 마틴 루터의 말을 살짝 비틀어서
이렇게 대꾸합니다.
'명상할 시간이 없다고 느낄 때가 바로 명상이 필요한 시간이야'라고 말이죠.

이 책 '행복한 CEO는 명상을 한다'는 리더십과 명상이 가지는 장점을 합치고,
단점을 보완해보자는 내용입니다.
리더십은 강력한 실행력이 요구되는 필수덕목이지만 그 와중에서 자신과 구성원들을
수용하지 못하면 지쳐서 행복하지 못하거나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반면 명상은 자신과 구성원들을 수용하여 충만한 자아,
하나된 조직을 만들 수 있겠지만 자칫 외적인 성과를 도출하는데 취약할 수 있구요.
저자는 명상을 하는 리더라면 두 마리 토끼를 잡아 행복하게 성공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현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리더들에게 명상의 중요성과
그로 인해 얻은 깨달음을 어떻게 조직 전체에 전파할 수 있을 것인지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통적인 명상서적에 비해 실용적인 부분을 많이 감안하여 쓴 것은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냉커피 마시듯이 술술 넘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천천히 의미를 따라가다 보면
명상에 전혀 문외한이라도 충분히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여러가지 명상법을 두루 경험한 저자답게 특정 수행법에 치우친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에 활용할 목적으로 명상에 입문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눈높이를 맞추어서 설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평소에 마인드콘트롤같은 마음수련이나 코칭같은 조직내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있으셨던 분이라면 명상이라는 좋은 안내자를 통해 그동안 다른 자기계발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통찰력을 느끼실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아쉬운 점은 있네요.
이 책의 구성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왜 CEO(리더)가 명상을 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고,
2부는 명상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깨닫고 수용하는 부분입니다.
3부는 그렇게 얻는 통찰력으로 조직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인지,
4부는 구체적인 명상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의 초고를 먼저 볼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지금과 같은 피드백 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는 쉬운 명상법을 앞부분부터 조금씩 소개하여 본문에 언급된 내용들을
실제 수행을 따라하는 과정을 체험하면서 배우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4부의 내용을 쪼개어서 2부와 3부 중간중간에 끼우자는 것인데 최종 편집과정에서
반영은 안 되었습니다.
명상과 출판편집에 대해서는 그 분들이 전문가이시니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셨을 것이라
이해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어쨌든 일단 책이 나왔으니 저는 이렇게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명상이라는 것도 자전거 타기 매뉴얼과 같아서 직접 몸으로 체험하면서 느껴보기 전에는
그 진가를 발견하시기가 힘드실 것이라 봅니다.

1부를 먼저 읽으시고 2부로 들어가기 전에 p235~p246을 일단 따라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런다음 다시 2부로 돌아와 읽으시면서 수시로 4부에 소개된 관련부분들을 찾아서
읽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래도 영 감이 안 오신다면 저자와 직접 상담해보시는 것이 좋겠네요.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니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서울 강남에 있는
저자의 사무실에서 매주 저자와의 만남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참고하시길.

ps. 이 책을 읽고나서 잠깐 명상을 따라해봤습니다.
아직은 익숙치 않아서인지 자세를 취하는 것도,
복식호흡을 하는 것도,
그리고 제 마음과 몸을 알아채는 것도 그리 쉬운 것은 아니네요.
그래도 오늘 중으로 해야 하는 다른 일들때문에 신경이 쓰여 조금 마음이 억눌린 것이나,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의무감의 속도전에서 발 하나 내려놓는 것으로도
일단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일 조금씩 하다보면 나아지겠죠.
명상음악을 틀어놓고 명상하는 것도 괜찮을까요?

북코치 권윤구

인상깊은 구절 :
희망은 두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
맹목적 희망은 우리의 생각과 에너지를 보다 현실적으로 만드는 것을 막기 때문에 위험하다.
플라톤이 사람들은 희망 때문에 길을 잃기 십상이라고 말했떤 것도 이 때문이다.
현실을 외면한 채 목표에만 집착한 변화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처럼 말이다.
진정한 희망은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야만 극복하고 살아남을 가능성이 생긴다.

리더는 팀원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그 희망을 주기 위해 현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희망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는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

명상의 가장 큰 목적은 지금-여기를 충분히 경험하는 것이다.
우리는 잘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 대부분의 시간을 과거 혹은 미래의 생각에 사로잡혀 보내고 있다.
명상을 통해 마음을 일깨워서 지금-여기에서 일어나는 감정, 느낌, 의지 등을 생생하게
알아차림으로써 지금 이 순간을 100% 살아가는 것이다.
명상에 대해 우리가 흔히 오해하는 것은 명상이 어떤 마음상태를
인위적으로 만들어간다는 생각이다.
명상은 지금 이 순간에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그것이 무엇이건 간에)에 대해
보다 명확함을 더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풍부하게느끼고 경험하게 되면 삶 자체가 풍성해진다.
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지냈던 많은 것들을 다시 재발견할 수 있다.

코칭을 처음 배우고 시작하는 리더들이 흔히 내게 하는 불만 가운데 하나는
팀원의 반응이 매우 불쾌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경청과 질문을 하고, 조언을 하는데도 별 반응이 없고,
때로는 뒤에서 팀장이 조금 이상해졌다고 수군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리더의 의도가 '코칭을 실습'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앞에 있는 팀원을 하나의 인간, 목적으로 존중해주지 않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의 도구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팀원을 대할 때는 항상 나의 의도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신의 의도가 무엇인지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