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미계곡. 사람의 발길이 닫지 않는 오지여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있다고 해서 오늘 다녀왔습니다. 민통선 너머에 있어서인지 벌써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계곡은 먼발치에선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그 시리도록 푸른 계곡 물 안에는 다녀간 사람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누군가 계곡 물 속에 버려두고 간 셔츠. 고기를 구워먹고 나서 그대로 두고 간 쓰레기들. 불에 그슬린 돌들. 나뒹구는 소주병과 병따개들.
절대고독, 절대자연의 세계라고 누군가가 극찬한 이 곳에서 정말 저는 어떤 고독감을 느꼈습니다. ‘내가, 우리가 저 다람쥐에게 저 계곡안의 물고기들에게 정말 참 못할 짓을 하고 있구나. 이제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들어서게 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설악산 정상으로 들어서게 되면 결국 설악산은 이런 모습이 되겠구나.’ 내가 이제까지 파괴해왔고 또 앞으로 파괴하게 될 세계에 대한 미안함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지나간 자리를 아무리 잘 치우고 간다 하더라도 사람이 남긴 발자국만으로도 자연은 상처를 입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다녀가고 난 다음의 세계에 올 우리의 아이들은, 이제 어디에 가서 이 가을을 느끼고 자연의 신비함을 느낄지... 우리는 그 아이들을 위한 세계를 얼마나 남겨뒀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설악산은 분명 제게 먼 존재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그 설악산의 소리가 제 가슴속에서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산의 목소리일 뿐만 아니라 우리 다음에 올 사람들, 우리 아이들이 제게 하는 호소이기도 했습니다. 산을 살려달라고.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제발 남겨달라는. (춘천방사능생활감시단 회원. 양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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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서도 [설악산 케이블카를 막아내는 춘천시민모임(가칭)]이 있습니다. 다음 주 목요일(10/15)에는 기자회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를 호소합니다.
1> 설악산 케이블카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문구를 들고 인증샷을 찍어주세요. 사진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의 모습을 현수막에 담을 계획입니다. 사진의 용량(혹은 화소)은 최대한 크게, 고용량으로 해서 아래 첨부한 샘플 사진처럼 찍어주세요. 가족들이 모두 참여해서 한분한분 사진을 찍으면 참 좋겠습니다^^. 찍은 사진은 10/11(일)까지 todoomill@hanmail.net 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보내주신 분들의 성함을 성명서에도 함께 실을 계획입니다.
2> 활동비를 모금합니다. 이번 기자회견 준비와 홍보활동을 위해 100만원 가량의 경비가 소요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후원 하시고 싶은 분은 [농협 351-0829-7426-13 예금주: 임혜선] 계좌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