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 금요일 모임 정리
모인 사람: 박범철, 이영자, 김경해, 박선미, 양정아, 변지운, 이다솜, 진민주, 이우근
오늘은 진민주, 변지운 선생님 교실 일기 두 편을 함께 읽었다. 이영자 선생님은 모두가 평화로운 반이 30년에 한 두 번 올까 말까라고 했다. 진민주 선생님이 요새 그렇다. 부러버라. 아이가 씩씩거리며 억울하다고 찾아와 하소연을 한다. 이럴 때 함께 마음이 불편해지고 화를 내기도 하는데 진민주 쌤은 아이한테 묻는다.
"니가 가장 예쁜 거는 뭐야?"
"예찬아 함께 그려볼까?"
"조금 있다가 얘기해 볼까"
선생이 힘을 빼고 아이한테 자꾸 물으니 아이와 사이도 좋아지고 오히려 일도 잘 풀린다. 아이도
'아, 우리 선생님은 문제가 생겼을 때 슬기롭게 좋은 쪽으로 해결하는구나.'
하고 아이도 선생을 믿고 더욱 따르게 되지 않을까. 선순환이다. 선생이 판단해서 잔소리처럼 가르치려들면 아이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잔소리도 결국 내 마음에 '아이들은 이러이러 해야 해.' 하는 그림이 있으니 자꾸 나오는 것. 양정아 선생님이 말했던 일기 이야기도 그렇다. 6학년을 하며 '그래도 이 정도는 해야지.' 하는 마음도 떨쳐버리기 쉽지는 않다. 김경해 선생님은 그럴 때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며 반에서 잘 안되는 것을 자꾸 고치고 다듬는 학급 세우기를 그 때 그 때 해보라고 권한다. 박선미 선생님은 학급회의 때 '선생님이 바라는 것, 내가 바라는 것,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 친구가 좀 노력해야 할 것.' 같은 것을 붙임딱지에 써서 붙이며 아이들과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을 떠올려 보았다고 했다. 조금씩 아이들과 하나씩 고쳐나가야지 너무 욕심을 내면 나만 괴롭다. 어차피 아이들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이들과 그 둘레보다 그나마 내 마음을 바꾸는 게 가장 쉬운 일이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진민주 쌤은 연애를 하며 하산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변지운 선생님 글 '선생님은 기도해.' 를 함께 읽었다. 글쓰기회에 처음 글을 써 오면 글을 내놓기 민망하기도 하고 떨린다. 아이들과 과학 공부를 하며 틈내어 쓴 글이다. 번데기를 날려보내며 그 때 그 마음 붙잡아 아이들도 글을 쓰고 선생님도 글을 썼다. 정성들여 키운 번데기가 나비 되어 날아갈 때 아이들 마음은 어땠을까? 이 글을 읽으니 아이들 글이 더 궁금해진다. 변지운 쌤도 진민주 쌤처럼 생각날 때마다 짧게라도 기록해두나 보다. 길게 쓰려면 지치고 만다. 두 번째 글을 읽고 김경해 선생님이 '기도 안 해요?' 하는데 나는 아이들을 떠올리며 기도를 한 적이 언제던가 싶었다. 더구나 이런 글을 쓴 적은 있었나? 과자를 더 많이 먹으려고 손으로 마구 집어넣는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이 안쓰러웠던 마음을 글로 적었다. 선생님의 기도로 이 아이들에게도 하느님의 사랑이 더욱 내리겠지. 변지운 쌤이 아이들에게 이 글을 읽어주면 좋겠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잘 지내고 싶으면 교실 일기를 써야한다. 글을 쓰며 내 모습을 들여다보아야겠다. 거기에 방법도 있고 용서도 있고 사랑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