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밤

[이향희]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시월이면 생각나는 노래.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의 가사이다.
1982년 문화방송 최고 인기상, 한국방송공사 가요대상
작사 부문상, 카톨릭 가요대상을 휩쓸며 큰 인기를
끌었던 이 슬픈 노래 속 주인공은 가사를 쓴 박건호 씨.

그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어느 날 밤 한 여인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친한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날 박 씨의 감정은 평소 같지
않았다. 하지만 '혼자 하는 짝사랑인가" 싶어 자신이 없었
다. 그저 술만 자꾸 마셔댔다.

얼마 뒤 그녀는 취한 그를 집에 가는 버스에 태워 주었다.
버스에서 흔들리는 몸을 가누며 창밖을 보는데 문득 꼭 해
야 할 말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정거장에서 내린 그는 그녀가 있던 곳을 향해 내달렸
다. 거리엔 비가 내리고 옷은 흠뻑 젖었다.
한참을 달려 그녀를 만났고 "사랑해요!"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내 쑥스러워 도망치듯 뒤돌아오고 말았다.

'아 왜 그렇게 못난 모습으로 말했을까.' 그날이 마지막
이었다. 둘의 만남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취해서 나눴던
뜻 모를 이야기, 하지만 가슴에 담고 있던 뜨거운 사랑.
아마도 비 내리는 9월의 마지막 밤이 그의 감성을 건드렸
고 이루지 못한 사랑의 아픈 상처만 남긴 모양이다.

그렇다. 실제 그날은 9월이었다. 음반 발표 시기와 어감에
맞추느라 10월로 바뀐 것이다. 노래가 크게 사랑받은 뒤로
10월의 마지막 밤이 가을 타는 사람들에게 쓸쓸함을 안겨
주는 날로 인식되었다.


유명한 작사나 작곡을 한 사람들은 그 느낌을 다 경험한
것일까?...
특히 나훈아의 '영영' 이나 '갈무리'같은 노래의 가사.
특히 유행가 가사는 사랑을 해 본
많은 남,녀의 심금을 울리는 곡인데, 그러면 나훈아는
그런 사랑을 몽땅 경험했을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런 섬세한 감정을 표현할수 있었을까?
그래서 이런 말이 있다
'유행가 가사? 가장 유치하면서도 가장 인간적인 것'이다.

오늘은 9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느낌때문에 생각난 사연이예요.
친구들! 9월의 마지막 밤. 비도 내리고
진짜 분위기 좋은 밤이네요.
좋은 밤 되세요.

[박율서]

이종영인가 누군가가 불렀던 '너'라는 노래도 그렇지....그노래도 원래 작곡을한 사람이 가을에 동해바다에가서 사랑하는 사람을 심장마비로 잃고 가사를 썼다고 하더라..가을은 수확의 계절이 분명한데 사랑을 하던 사람들은 잃는것이 참 많은 아픈 계절도 되는가보다.

[尹 炳宇]

근데, 가수 '이용' 이친구는 이노래를 히트치면서 가사제목처럼 [그때까지 사귀던 애인을 이용?하고,,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채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돈떨어지니까 한국 TV에 얼굴이 다시보이기 시작 ㅠ.ㅠ / 내 경우는, 10월 말일을 장식하는 이노래를 들으려면 이친구 얼굴은 잊고 들어야했었다.

[이향희]

나도 그랬는데... 괜스리 미웠다.

[박율서]

난 아직도 "이용"이를 보고싶지가 않다...짜슥이의 불륜에 열받는다...내가하는짓은 모두가 예술인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