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적 없이 전해 들은 이야기지만
잠이 안와 뒤척뒤척 밤잠을 설칠 때면 가끔 그때 지하철 풍경이 떠오른다
회색톤 어두운 색의 옷을 입은 무수한 사람들이
웅성웅성 거리며 대합실을 천천히 걸어가는 모습이
허벅지 아래가 없는 바지에 똥을 싼 사람이 고약한 흔적을 남기며
화장실일지, 아니면 원래 가려고 하던 곳일지로 기다시피 걸어가는 모습이
그런 상상을 할 때면 나는 꼭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어깨 너머로 그 남자를 쳐다보고 있다.
도와 줄까? 그냥 갈까? 도와 줄까? 그만 갈까?
하고 고민, 고민, 고민. 생각 뿐이지만.
새벽녘의 상상일 뿐이지만, 그 상상 속에서도 나는 선듯 똥 싼 남자에게 다가서지 못한다는 사실을 떠올릴 때
고열과 오한이 겹친 독감에 걸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상하게도 자주 상상하면 상상 할 수록 그 어깨 너머로 보는 풍경에 익숙해지고
별로 가슴이 아프지 않게 된다.
이런 씨볼레이션, 하고 벌떡 일어나 담배 한 대 피고 나면 결국 내가 뭘 생각 한 건지 잘 기억도 안 나지만
옅은 꿈과 옅은 현실 사이에서 일어난 짧지만 긴 상상임에도
나는 결국 그 똥싼 남자에게 선듯 손을 내밀지 못 했다.
게바라였다면, 아마도 게바라가 살아 있다면 똥 싼 남자를 업어 화장실로 데리고가 씻기고
자비를 털버 깨끗한 옷을 사주었을 텐데.
대체 남자는 왜 똥을 싸고 왜 다리를 잃고 왜 하필 지하철에서 도와 달란 소리 한번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씨볼스럽게도 왜 나는 상상 속에서나마 손을 내밀지 못 했을까.
나는 씨볼스럽나보다.
첫댓글 ,,, 뭐 참... 괜히 말했나 왜 고민하고 그래. 씨볼스럽게 ㅜㅜ
내 소설은 지금 현재 안 쓰고 딴 거 쓸려고 하는 중이에요. 형. 그냥. 담 달 쯤에나 볼려나 싶어. 흐흐. 좀 더 잘 쓰고 싶어서, 지우고 쓰고 지우고 쓰고 하다 보니까 처음 쓰려고 하던 게 안 나와서 걍 다 지웠어요. 그리고 우리 자기는 현재 제주도의 푸른밤을 날아다니고 있는 중이요. 흐흐흐. 그리고 뭐 내가 워낙 궁상쟁이라서 그렇지 뭐. 그리고 어차피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면 내가 도와주었을 지 모르지. 그냥 내가 원래 그런 생각하면서 자학을 많이 해서 그렇지 뭐. 여튼 오랜 만에 2007 올해의 좋은 소설집 사서 보고 있는데, 거의 석 달 만에 보는 소설이라서 그런가 무지 재밌더라. 박민규는 소설이 나날이 날카로워지는 것 같아
이인성씨 소설은 이젠 소설이라기 보다는 철학책 같더라. 흐, 역시 내공이 쌓이면 뭐가 틀려도 틀려지나봐. 돌무덤이라고 있던데 완전 철학책이더라. 나머지 사람들은 별로 기억에 안 남네. 흠냐리. 여전히 소설 쓰기는 어렵군. 나도 잘 되긴 글러먹었나부다. 흠냐리.
꿈속에 똥이보이면 금전적인 횡재가 있다고 하는데 복권을 한번 사보심이.....
오호 +_+ 정말인가요?
"이미 말했으므로 무효. 시일이 유효 하지 않으므로 무효. 無無無無無無無 효ㅋㅋㅋㅋ"
췟. 그런 식으로 남의 횡재에 똥물을 들이 붙는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