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생활지원센터 프랜드케어(이사장 현성주, 용산구 갈월동)는 3월 26일 오후7시 용산구민회관 2층 소회의실에서 일본의 자립생활지원센터 파타파티의 사무국장인 가키쿠보 씨를 초청해 “활동보조에 임하는 마음가짐” 이라는 특강을 열었다.
늦은 7시였지만. 휠체어 장애인 10여명과 프랜드케어 케어아카데미 수강생 등 약 30여명이 강의실을 매웠으며. 통역은 일본에 머물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파티파티에서 일하며 파티파티와 프랜트케어 사이의 교류역활을 하고있는 변미양 씨가 해주었다.
활동보조에 매뉴얼은 없다
<파티파티>의 사무국장 가키쿠보 씨
이 날 강의는 활동보조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것이었고, 휠체어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서도 간략한 시범이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가키쿠보 씨는 ‘활동보조에 매뉴얼은 없다’는 말로 처음을 시작 하였다. 인간의 삶은 매뉴얼화 할 수 없다면서 대부분의 활동보조는 장애인 당사자인 이용자 본인의 의사를 잘 확인하면서 그 사람에 있어서 가장 마음이 놓이는 활동보조를 계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좋은 활동보조인을 만나는가 아닌가는 이용자인 장애인에게는 사활의 문제이고 활동보조인이 사용자의 상태를 보는 이상으로 이용자도 활동보조인을 본다고 했다. 수많은 활동보조인과 생활하는 이용자는 사람을 보는 프로라면서, 활동보조인의 목소리나 표정으로 그 사람의 기분을 짐작하고 예정하고 있던 일이나 외출을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있으며, 활동보조인의 체력이나 정신상태가 나쁘고, 그것이 표정이나 행동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날은 차라리 쉬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 했다.
하지만 안이하게 쉬는 것은 더욱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용자는 활동보조에 임하는 사람에 의해 그 날의 예정을 세우는데, 예정하고 있던 활동보조인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게 되면 이용자의 일정에 변경을 강요하는 것이 되고, 이용자에게 신뢰를 잃는 것이 된다고 했다.
활동보조인은 관리자가 아니다
통역을 하는 변미양 씨
의식적이든 무위식적이든 활동보조인은 관리자가 되어 간다고 했다. “이렇게 하는게 더 좋을 것 같은데요.” 라든가 “이게 더 좋아요.” 라는 식으로. 활동보조인은 이용자를 관리하는 관리자가 아니며 관리자가 되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이용자 본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방식, 의지를 이해하지 않고 활동보조에 임하는 사람들 편에서만 생각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행여 그것이 선행이라고 해도 이용자에게 있어서는 활동보조인들에 의한 관리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했다.
이용자에게 있어 활동보조인으로 오는게 반갑지 않은 사람은 프라이버시를 지켜주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활동보조인은 자신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이용자의 사생활이 시작되는 프라이버시 공간에 함께 하기 때문에. 활동보조 중에 알게 된 정보를 제3자에게 말하지 않는 것은 활동보조인이 가져야 할 가장 큰 의무이고 책임이라고 했다.
신체적 매카니즘을 이용해야
휠체어 교육 시범장면
인간의 자세나 동작 할 때의 골격, 근육, 내장 등 각 계통간의 역학적 상호관계를 나타내는 언어로 메카니즘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목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이용 하거나, 손을 뻗거나 발을 사용하면서 최소한의 힘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동작을 만들어 내는것이 여기에 해당되는 말이다. 활동보조의 장면에서는 체위변경이나 이동을 하거나 옷을 갈아 입힐 때와 같은 모든 활동보조에 이 신체적 메카니즘을 기본으로 해서 하고 있다. 효율적인 신체 사용법. 즉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고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올리는 것, 이것이 이용자나 활동보조인 모두에게즐거운 활동보조를 실현하게 해주는 것이 된다고 했다.
신체활동보조나 가사지원 이라고 하는, 즉 육체적인 활동보조 기술은 경험과 함께 어느 정도 향상하지만, 육체적인 기술보다도 심리적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심리적 기술은 생각해 주는것과 조금 다르다. 공감과 경청, 정보를 전하는 기술, 정보를 꺼내는 기술, 수용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기술등은 능숙하게 몸을 움직여 주는 기술 보다, 맛있는 요리는 해주는 일 보다 더 중요한 일이며 이러한 심리적 기술이 바탕에 없는 활동보조는 모래위에 성 쌓기와 같다고 말했다.
이용자와 눈높이를 맞추면
마지막으로 휠체어 교육을 하면서 가카쿠보 씨가 가장 강조한 말은 이용자와 눈높이를 같이 하라는 것이었다. 언제나 휠체어에 앉아 있는 이용자 장애인과 늘 서서 이용자를 내려다 보는 활동보조인 사이에는 신뢰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단 한번이라도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보라고 강조했고, 어떤 순간에도 휠체어에서 손을 때지 말라고 했다. 브레이크를 잠글 때도 오른쪽을 잠글 때는 왼손을, 왼쪽을 잠글 때는 오른손을 휠체어에서 때면 안된다고 했다.
이렇게 하는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용자를 지키겠다는 확고한 활동보조인의 의지를 이용자에게 심어주는 것이며. 이렇게 함으로써 활동보조인과 이용자 사이에 신뢰가 생간다고 했다.